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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어떻게 바쳐야 할지 모르겠어요

[교회상식 교리상식] 겸손·믿음 갖고 하느님과 일치하도록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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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기도해야 하나요?

 

기도가 중요하다는 것, 기도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를 몰라서 기도를 못한다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어떻게 기도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만, 바람직한 기도 자세에 대해 「가톨릭교회교리서」를 중심으로 알아봅니다.

 

◇기도 자세

기도할 때에 우선적으로 요청되는 자세는 겸손입니다. 겸손한 마음은 하느님을 하느님으로 받아들이며 자신은 피조물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오만한 사람은 자신의 원의를 하느님의 뜻보다 위에 두지만 겸손한 사람은 자신의 뜻보다 하느님의 뜻을 더 위에 둡니다. 자신의 뜻을 하느님 뜻에 맞추고자 합니다.

또 자신의 뜻을 하느님 뜻에 맞추지 못한 것을 가슴 아파하고 뉘우칩니다. 그래서 겸손한 마음은 회개하는 마음입니다. 회개는 잘못을 뉘우치는 것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회개하는 마음은 용서하고 화해하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회개는 마음을 깨끗이 하여 하느님 앞에 나아가게 합니다.

겸손한 자세와 관련해 성경에는 바리사이와 세리의 비유(루카 18,9-14)가 나옵니다. 가슴을 치며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주십시오"(루카 18,13)하고 바치는 세리의 기도는 겸손한 마음, 회개하는 마음의 좋은 본보기입니다.

「가톨릭교회교리서」는 "겸손은 기도의 초석"이며 "기도의 선물을 무상으로 받기 위한 마음 가짐"이라고 가르칩니다(2559항).

기도할 때에 요청되는 또 한 가지 기본 자세는 신뢰, 곧 믿음입니다. 신뢰 역시 하느님을 하느님으로 받아들인다는 또 다른 표현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참으로 아버지 하느님으로 믿고 고백한다면 하느님께 자녀다운 신뢰심을 지닐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기도하며 청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이미 받은 줄로 믿어라. 그러면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마르 11,18).

그러나 "주님, 주님" 하고 부른다고 믿음의 기도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뜻을 실천할 마음을 가져야 믿음의 기도가 됩니다. 그러면 모든 것을 다 알고 계시는 하느님 아버지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실 것입니다(마태 6,32-33 참조).

기도할 때에 믿음과 함께 요구되는 것은 간절함과 끈기입니다. 루카 복음에 나오는 친구의 청을 들어 주는 사람의 비유(11,5-8)와 과부와 재판관의 비유(18,1-8)는 기도에서 간절함과 끈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줍니다 비유의 끝에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밤낮으로 부르짖는데 그들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주지 않으신 채 그들을 두고 미적거리시겠느냐?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지체없이 올바른 판결을 내려주실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

 

◇한 가지 더

「가톨릭교회교리서」는 기도의 모범을 보여주신 예수님께서 공생활 중에 드리신 두 편의 기도에 관해 언급합니다. 첫째 기도는 하느님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제목으로 나오는 기도(마태 11,25-27; 루카 10,21-22)이고, 둘째 기도는 라자로를 다시 살리실 때에 바친 기도(요한 11,41-42)입니다.

이 두 편의 기도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두 기도 모두 감사로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첫째 기도에서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하고 감사를 드리신 예수님은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하고 고백하십니다. 이것은 예수님의 모든 기도가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전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2603항).

둘째 기도에서 예수님은 감사를 드리신 후에 "언제나 제 말씀을 들어주신다는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가톨릭교회교리서」는 "이 말씀에는 예수님께서도 끊임없이 청하고 계신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며 이렇게 "감사로 시작하는 예수님의 기도는 우리에게 어떻게 청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고 제시합니다. 곧 "선물을 받으시기 전에, 예수님께서는 선물을 주시고 그선물과 함께 당신 자신도 주시는 분(하느님 아버지)과 일치하신다"는 사실입니다. 달리 말하자면, "베풀어진 선물보다도 그 선물을 주시는 분이 더욱 소중하다"는 것입니다. "선물은 곁들여 주어지는 것"이라는 점입니다(2604항).

따라서 기도할 때는 언제나 감사로 시작하면서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도록 노력하고, 얻고자 하는 기도의 선물을 구하기에 앞서, 먼저 하느님 아버지와 일치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수님께서 공생활 중에 바치신 두 편의 기도가 보여주고 있는 것이 이 점입니다.

 

이창훈 기자 changhl@cpbc.co.kr

▲ 한 신자가 성당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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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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