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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땅에 평화] 교회는 왜 현실 문제에 침묵할 수 없나

교회는 세상 안에서 ‘혼’이고 진리·정의·선의 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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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었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은 현대인의 기쁨과 희망, 슬픔과 고뇌가 바로 그리스도 제자들의 기쁨과 희망이며 슬픔과 고뇌라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가르침과 맞닿아 있다. 이는 또한 교회의 현실 문제 참여의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8월 16일 시복미사 전 광화문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 김영오씨에게서 편지를 건네받고 있다. 평화신문 자료사진

용산 참사, 4대강 사업, 세월호 특별법, 밀양 송전탑 건설, 제주 해군기지 건설, 쌍용차 노동자 해고 사태,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삼척 핵발전소 반대 운동….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사회를 뜨겁게 달군 사안들이다.

이 사안들은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국민들 사이에 찬성과 반대가 뚜렷하게 나뉘어 갈등을 빚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교회가 이 사안들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는 것이다. 교회는 주교단 입장 표명,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성명서, 사제ㆍ수도자ㆍ평신도들의 참여 등으로 입장을 표명했다.

때로는 아파하는 이들(용산 참사 피해자, 세월호 참사 유가족, 쌍용차 해고 노동자 등)과 함께하고 때로는 국가에서 추진하는 정책(4대강 사업,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비판하기도 했다. 부정(不正)한 일(국정원 대선 개입)이라고 판단되면 바로잡기를 요구하며 시국선언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교회의 움직임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컸지만 반대하는 목소리도 그에 못지않았다. 신자들 사이에서도 사안마다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자신과 생각이 다른 신자나 사제, 수도자를 비난하는 일까지 일어났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우려’, ‘탈핵’ 등 주교단이 공식 의견을 낸 사안도 마찬가지였다. ‘일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회 안에서 ‘분열’이 일어나는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찬성’ 신자들은 교회가 현실 문제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 ‘반대’ 신자들은 “사제가 왜 거리로 나가서 정부 정책에 반대하느냐?”고 비판한다.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 단체는 국정원 선거 개입 사태를 비판하는 사제들을 ‘종북(북한을 추종) 사제’로 규정하며 주요 신문에 사제들을 비난하는 광고를 싣기에 이르렀다.

20~30년 전만 해도 ‘주교님, 신부님 말은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신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이제는 교회 가르침도 자기 생각과 맞지 않으면 비판하고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신자들이 적지 않다. 날로 심해지는 한국사회의 보혁(保革) 갈등이 교회 안에도 비슷한 형태로 재현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모든 사안을 이분법적으로 재단하고 찬성과 반대가 나뉘는 모습이다.

교회는 세상 안에서 ‘혼’이 돼야 한다. 교회는 어떠한 정치 체제에도 얽매이지 않고 정치적 메시아가 되기를 바라지도 않지만, 진리와 정의와 선의 보루여야 하기에 정의와 평화 그리고 공동선 증진을 위해 사회 현실 문제에 무관심하지 않은 것이다.

‘커버 스토리-이땅에 평화’가 이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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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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