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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반성”…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사죄

일본 주교단, 제20회 한일 주교 교류 모임 앞서 ‘나눔의 집’ 위로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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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사카대교구 마쓰우라 고로(왼쪽) 주교가 10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생활 시설인 나눔의 집에서 일본 주교단 대표로 할머니들에게 사죄하고 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치유하지 못할 상처를 안겨드려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이미 돌아가신 분들께도 사죄합니다. 일본 국민 모두가 잘못 알고 있는 역사를 올바로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저희 방문이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면 좋겠습니다.”

10일 경기 광주 퇴촌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보금자리인 나눔의 집. 마쓰우라 고로(오사카대교구 보좌) 주교가 일본 주교단 대표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사죄한 뒤 고개를 깊이 숙이자 잠시 정적이 흘렀다.

제20회 한일 주교 교류 모임의 사전 일정으로 이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난 20여 명의 한일 양국 주교들의 얼굴에는 비장함이 감돌았다. 일본 주교들이 일본군 피해 할머니들에게 용서를 청하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강우일(제주교구장) 주교도 한국 주교단을 대표한 인사말을 통해 “너무 늦게 찾아뵙고, 또 고통 속에 살게 내버려 뒀다는 죄책감이 앞선다”며 사과하고, “여러분의 아픔이 헛되이 사라지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함께할 것을 약속했다.

김군자(요안나, 89) 할머니는 이 자리에서 지난 8월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날 수 있게 해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전했다. 김 할머니는 “일본에서 이렇게 주교님들이 직접 찾아와 주시니 한이 풀리는 것 같다”면서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많은 문제가 잘 해결되도록 힘써달라”고 부탁했다.

할머니들과의 만남에 앞서 나눔의 집에 도착한 양국 주교들은 인사를 나누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현황과 증언 활동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관람했다. 이어 세상을 떠난 할머니들의 납골묘에 헌화한 후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을 둘러보며 위안부 문제의 실상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눔의 집 부원장 호련 스님은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때 할머니들을 초청해 보듬어준 것에 대해 사의를 표하고, 한일 주교들의 방문이 할머니들에게 큰 위안과 힘이 되기를 기원했다.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광주대교구장) 대주교는 “역사는 큰 틀에서 발전과 퇴보를 반복한다”면서 “과거에 발목 잡히지 않고 나쁜 역사를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한다면 역사는 반드시 발전해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방문에는 염수정(서울대교구장) 추기경을 비롯한 이기헌(의정부교구장)ㆍ최기산(인천교구장)ㆍ이용훈(수원교구장) 주교 등 한국 주교 10여 명과 마에다 만요(오사카대교구장) 대주교, 가쓰야 다이지(삿포로교구장) 주교 등 일본 주교 10여 명이 함께했다.

한편 한일 주교들은 11일부터 사흘간 서울대교구청에서 ‘국가주의를 뛰어넘는 복음적 삶’을 주제로 20차 교류 모임을 이어갔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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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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