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
교구/주교회의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배기현 주교 마산교구장 착좌] 교구 50주년에 착한 목자 맞아… 아, 행복하여라

마산교구장 착좌식 현장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마산교구장 착좌식 현장

▲ 배기현 주교가 마산교구장좌에 착좌하자 전임 교구장 안명옥 주교가 배 주교의 주교관을 매만져 주고 있다.

▲ 배기현 주교의 큰누나 배성자씨가 서품식을 지켜보다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배기현 주교 서품식과 제5대 마산교구장 착좌식이 거행된

8일 마산 실내체육관은

기쁨을 나누기 위해 찾은 신자 6000여 명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좁은 틈에 몸을 구겨 앉거나 초여름 더위에 땀이 흘러도

하나같이 행복한 표정이었다.

교구 설정 50주년에 새 교구장을 맞이한 사제단과 신자들 눈빛엔

기대와 설렘이 가득했다.



○…“배기현 콘스탄틴 사제를 주교직에 올려주시기를 청원합니다.”

조명래(산청본당 주임) 신부의 주교 서품 청원으로 주교 서품 예식이 시작됐다. 이어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내린 임명장을 높이 들어 올려 보였다. 계속해서 주례자인 장익 주교가 훈시를 통해 교회의 봉사자로서 맡겨진 양 떼를 잘 돌봐달라며 당부했다.

배 주교가 제단 앞에 엎드리자, 모든 신자가 성인 호칭 기도를 바치며 하느님의 은총을 청했다. 그리고 주교단은 안수를 통해 성령께서 배 주교를 사도들의 후계자로 세워주시도록 기도했다.

장익 주교는 배 주교 머리에 대사제직에 참여함을 상징하는 크리스마 성유를 발라주고 주케토(정수리에 쓰는 둥근 모양의 주교 모자)를 씌웠다. 이어서 배 주교가 신의의 표지인 반지와 성덕을 의미하는 주교관, 사목직을 상징하는 주교 지팡이를 받아들자 신자석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예식 내내 긴장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던 배 주교는 주교단과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서야 미소를 찾았다.

주교 서품 미사 직후 제5대 마산교구장 착좌 예식이 거행됐다. 배 주교가 교구장좌에 앉자 체육관이 다시 박수소리로 가득 찼다. 전임 교구장 안명옥 주교는 배 주교의 비뚤어진 주교관을 바로 잡아주는 등 곁에서 세심하게 후임 교구장을 챙겼다.

교구 사제단 순명 서약에 이어 교구민과의 평화의 인사가 이어졌다. 각 지구ㆍ지역장 사제들, 수도회 대표 유덕현(야고보) 올리베따노 성베네딕도 수도회 원장, 교구 수녀연합회장 최은숙(레지나,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수녀, 장애인 황건평(요한)씨, 전임 교구 평협회장 김철(베네딕토)씨, 다문화 가정 부부, 어린이 등이 배 주교와 인사를 나눴다.



○…제3대 마산교구장 박정일 주교는 미사 내내 두 번째 후임 교구장인 배 주교를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박 주교는 “교구 설정 50주년이라는 특별하고 중요한 해에 교구장을 맡아 배 주교가 수고가 많을 것 같다”며 “건강해야 무슨 일이든 잘 해낼 수 있으니 서품 예식 동안 배 주교의 건강을 위해 기도했다”고 전했다.

멀리 외국에서 배 주교를 축하하러 온 손님들도 있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사는 누나 배성자(가타리나)ㆍ성옥(크리스티나)씨와 배 주교가 사목했던 LA성삼한인본당 신자 13명이 방문해 서품 미사와 착좌식을 지켜봤다.

서품식 내내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친 큰누나 배성자씨는 “주교님이 되시기까지 모든 밑거름을 마련하신 어머니께서 이 모습을 보지 못하셔서 아쉽다”면서 “가슴 속에 사랑이 많은 분이니 교구민들과 사랑하며 잘 지내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배성옥씨도 “어머니께서 살아 계셨으면 많이 기뻐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LA에 사는 큰형 배기엽(클레멘스)씨는 건강이 좋지 않아 참석하지 못했다.

마산교구의 자매 교구인 오스트리아 그라츠교구장 윌헬름 크라우트봐슬 주교와 사제들도 착좌식에 함께했다. 크라우트봐슬 주교는 “하느님 축복 안에서 교구장직을 잘 수행하시길 바란다”면서 “가을에 마산교구 50주년 행사를 할 때 또 방문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사제 수품 동기이자 주교 서품 복사를 선 박창균 신부는 “미사 동안 주교님으로, 교구장으로 잘 살아 달라고 기도했다”며 “모든 사람과 화합하는 분인 만큼 외적인 성장보다 교구의 내실을 다지는 데 큰 도움을 주시리라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배 주교와 오랫동안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배 주교가 ‘인생의 은사’로 여기는 정달용(대구대교구 원로사목자) 신부는 맨 앞자리에 앉아 제자의 주교 수품을 지켜봤다. 정 신부는 “축하한다. 교구장직을 잘해 달라”고 짧은 당부를 전했다.

소록도 신자 30여 명도 서품식장을 찾았다. 의사였던 배 주교의 어머니는 1976년 소록도에 들어가 한센인들을 치료해 줬다. 1981년에는 ‘용신봉사상’을 받기도 했다. 신학교 방학 때마다 소록도에서 생활하며 한센인들과 함께했던 배 주교는 소록도를 ‘마음의 고향’으로 여기고 있다.

착좌식 후 배 주교와 손을 꼭 잡고 인사를 나눈 이경래(보르네오, 광주대교구 소록도본당)씨는 “주교님은 신학생 때부터 소록도를 찾아와 성가를 불러주시며 위로해 주셨다”고 기억하면서 “영광스러운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기쁘고, 건강하게 목자로서 사명 다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시절 배 주교의 담배 심부름을 종종 했다는 사촌 동생 배기홍(루카)씨는 “어린 시절부터 사촌 동생들과 친구들을 정말 잘 챙겨 주셨다”면서 “교구민들을 챙겨 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목자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이고! 아니 이게 누구야! 반가운 사람 여기 다 있네!”

착좌식 후 체육관 밖으로 나온 배 주교는 마주치는 신자들과 악수하고 포옹하며 일일이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 신자가 무릎을 꿇고 기도를 청하자 선뜻 안수해 주기도 했다.

덕산본당 재임 시절(2005~2008)부터 알고 지낸 박기영(아니타)ㆍ박기현(리노)씨 남매가 “오늘 너무 멋지셨다”고 하자 배 주교는 “멋지긴, 더워 죽을 뻔했다”며 농담을 건넸다. 박기현씨는 “어린 시절 본당 주임신부님이시던 분이 교구장 주교님이 되셔서 너무 감격스럽다”며 기뻐했다.

안숙연(마리아, 사천본당)씨는 “사천본당 주임 신부님으로 계실 때 신자 한 명 한 명을 따뜻하게 감싸주시고 사랑해 주셨다”면서 배 주교의 건강을 기원했다.

배 주교의 인사는 축하연 자리에서도 계속됐다. 배 주교는 모든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신자들과 인사하고, 대화하며 오랜 시간을 보냈다. 배 주교 사목 당시(2008~2014) LA성삼한인본당 총회장을 지낸 윤해진(안드레아)씨는 “배 주교님은 가난한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질 못하셔서 항상 주머니에 돈이 남아 있지 않으셨다”면서 “지금까지 그러셨던 것처럼 소박하게 사시면서 신자들을 사랑해 주실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힘 lensman@pbc.co.kr 임영선 기자 hellomrlim@ 백슬기 기자 jdarc@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6-06-14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4

창세 43장 29절
하느님께서 너를 어여삐 여겨 주시기를 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