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현 주교가 주교품을 받고 제5대 마산교구장에 착좌, 사도들의 후계자로서 자신에게 맡겨진 양떼를 충실히 돌볼 것을 다짐했다.
마산교구는 6월 8일 오후 2시 경남 창원 마산체육관에서 한국 주교단과 교구 사제단, 수도자와 신자 등 5000여 명이 함께한 가운데 배기현 콘스탄틴 주교 서품·착좌식을 거행했다. 이로써 교구는 설립 50주년을 넘어 100주년을 향한 새로운 도약을 일궈낼 새 목자를 얻었다.
주교 서품예식과 착좌예식으로 거행된 이날 미사는 전 춘천교구장 장익 주교가 주례하고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광주대교구장) 등 주교단이 공동집전했다.
서품예식은 후보자 청원과 임명장 낭독, 주례자 강론, 수품자 서약, 성인호칭기도, 안수와 주교서품기도, 주교의 표지(반지, 모관, 지팡이) 수여, 주교단과 평화의 인사 순으로 진행됐다. 주교단은 서품예식의 핵심인 안수와 서품기도를 통해 배 주교가 ‘맡은 양떼를 잘 보살피며 밤낮으로 주님을 섬김으로써 대사제직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기도했다.
성찬의 전례 후 진행된 착좌예식에서 배 주교는 교구 사제단의 순명 서약을 받은 뒤 전임교구장 안명옥 주교와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의 안내로 주교좌에 착좌했다. 배 주교는 “훌륭해서 뽑힌 것이 아니라 불쌍해서 불러주셨다”며 “하느님께서 자비를 베풀어 주셨듯이 여러분도 저를 하느님 마음처럼 용서해주시고, 기도해주시길 간절히 청한다”고 말했다.
안 주교는 후임 배 주교에게 사목직의 표지인 주교 지팡이를 전달하고 교구장직에서 물러났다. 안 주교는 이임사를 통해 “새 교구장께서 자신에게 맡겨진 착한 목자로서의 소임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교구민과 사제단의 협력과 지지를 당부 드린다”면서 “여러분을 잊지 않고 끝까지 사랑하며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고 전했다.
예식을 주례한 장익 주교는 배 주교에게 “주교직은 영예를 누리는 직책이 아니라 봉사직”이라며 “주교는 지배하기보다 사람들의 선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훈시하고, “하느님께서 맡겨 주시는 모든 이들을 사랑으로 대해주길” 당부했다.
1953년 경남 진주 출생인 배 주교는 1985년 광주가톨릭대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해 1월 28일 사제품을 받았다. 남해본당 주임을 거쳐 1989~1994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대학교와 1994~1996년 독일 뮌헨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1996~1998년 부산가톨릭대학교 교수로 지내면서 후학 양성에 힘썼고, 미국 덴버·로스앤젤레스 교포사목, 사천·덕산본당 주임 등을 역임했다. 2005년 1월부터 마산교구 총대리 겸 사무처장을 맡아오다 지난 4월 19일 제5대 마산교구장에 임명됐다.
정정호 기자 piu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