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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헬조선’ 논란 속 역할 모색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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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흙수저’ 논란과 ‘헬조선’(hell 朝鮮)으로 대변되는 우리 사회 난맥상이 갈수록 맹위를 떨치면서 교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이 교회 안으로 깊숙이 파고들면서 사목적 대안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교회 안팎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 같은 위기의식을 반영하듯 ‘헬조선’을 주제로 한 학술행사가 잇따라 열렸다.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위원장 유경촌 주교)가 6월 19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헬(hell)조선 현상을 통해 보는 한국의 청년 문화’를 주제로 마련한 문화의 복음화 포럼은 교회 안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확인한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서 패널로 나선 이들은 ‘비정상’을 ‘정상’으로 받아들이는 우리 사회 밑바닥에 깔려있는 의식구조에서 문제의 뿌리를 찾았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압축적 근대화 과정’을 경험한 세대의 의식과 ‘저성장·고실업’이 고착화된 오늘날을 살아가는 청년들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이 수많은 갈등을 빚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학자 엄기호(미카엘·46·덕성여대 문화인류학과 강사) 박사는 “개인이든 공동체든 성장이 이뤄지려면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한계를 인정하고 공감을 넓혀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런 과정이 없다는 게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문제의 뿌리”라고 진단했다. 성찰과 이를 바탕으로 한 소통과 연대가 부재한 현실이 문제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디지털화’(Digitization)로 대변되는 오늘날, 경험치가 다른 세대가 공존하면서 빚어진 의식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데서 사회적 문제가 파생되고 있다는 데 공감대를 이뤄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생활양식(life style)과 이를 추구하는 움직임이 이뤄지고 공동체 안에서 조정되는 과정이 있어야 함에도 그런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아 문제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은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회장 황진선)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금수저·흙수저론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주제로 연 가톨릭포럼에서도 드러났다.

이날 행사에서 정의당 미래정치센터 조성주 소장은 “오늘날 청년들이 안고 있는 문제는 청년시기를 잠시 버티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 주거, 노후 등 사회 전반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와 시민사회운동 영역에서 미래에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본질적 문제를 대안으로 보여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진단에 대해 이동화 신부(부산가톨릭대 신학대학 교수)는 “‘금수저·흙수저’로 대변되는 경제적 불평등은 단순히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비롯한 사회 전체를 파괴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엄기호 박사는 “하느님나라를 앞서 살아가고 있는 교회가 세상과는 다른 삶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면서 “교회가 믿음과 상호호혜를 바탕으로 한 비시장적 관계를 만들고 보여줄 때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상덕 기자 sang@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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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6-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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