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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중 대주교 "대통령 탄핵, 이제 대화합 이뤄야 할 때"


"국민이 선택해서 선출한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파면하는 것 자체가 마음이 무겁습니다. 하지만 이제 대립과 갈등을 거두고 대화합을 통해 안정된 나라를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가 3월 10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결정된 직후 긴급 기자단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 탄핵이 결정된 만큼 이제는 국민 대통합을 이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터뷰는 이날 오후 2시 광주대교구청에서 열렸다.

김 대주교는 기자단을 만난 자리에서 "우선 우리나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1년 가까이 노력한 국민들에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폭력적인 사태 없이 평화로운 촛불시위가 벌어질 수 있었던 것도 시민들의 성숙한 민주주의 의식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탄핵 결정이 있기 전까지 교회는 물론 사회 전반에서 생겨났던 각종 대립과 갈등은 '대화 문화'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대주교는 "헌법 가치라는 테두리 안에서, 서로 다름을 존중하고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따라서 현재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개헌'도 이런 측면에서 차분히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다음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민 화합과 일치를 위해 찬성과 반대로 나뉘었던 대립 구도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탄핵을 찬성한 분들도, 탄핵을 반대한 분들도 모두 같은 국민"이라며 "탄핵이라는 결과는 국민 모두가 승리한 것으로 봐야 하며 이제 결과가 나왔으니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함께 나가자"고 당부했다.

차기 대통령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정치인과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도 일침을 잊지 않았다. 김 대주교는 "전 국토 균형발전을 이루려는 의지, 지역별 인사를 골고루 등용하는 정책, 남북관계를 평화체제로 이끌려는 의지가 있어야만 대통령으로서 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치권도 당리당략을 떠나 무엇이 나라를 위하고 민족을 위한 길인지 생각하라"며 "사사로운 개인 이익을 좇아 서투른 판단을 한다면 국민들이 심판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차기 정부에서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남북이 자주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무엇이 국익을 위한 것인지 잘 선택해 남북문제 정책을 이끌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날 인터뷰에 앞서 주교회의는 대통령 탄핵이 결정된 직후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에 관한 입장' 제목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오늘 선고는 국민이 선출해 권력을 위임받은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민주주의와 헌법 수호에 예외일 수 없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오늘 선고를 아프고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굳건히 뿌리내려야 할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 모두가 우리나라 민주화와 평화 건설을 위해 힘과 지혜를 모아줄 것을 주문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3월 10일 우리나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됐다. 헌법재판소는 3월 10일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선고 재판에서 재판관 8명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박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대통령 탄핵심판은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이며, 현직 대통령이 파면되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결정은 선고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해 직무정지 상태의 박 대통령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대통령직에서 내려왔다.


방준식 기자 bjs@catimes.kr
[기사원문 보기]
[가톨릭신문  2017.03.10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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