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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상징 JSA, 희망과 화해의 장소 되길 바라

교황청 외무장관 폴 리차드 갤러거 대주교 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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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황청 외무장관 갤러거 대주교가 한국 주교단과 함께 7일 저녁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 교황청 외무장관 폴 리차드 갤러거 대주교.



문 대통령 바티칸 방문 초청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 정부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추진하는 많은 노력을 함께 이해하고 그런 프로그램이 한국민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할 수 있도록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문재인(티모테오) 대통령에게 오는 10월 바티칸을 공식 방문해 달라고 초청했다.

교황청 외무장관 폴 리차드 갤러거 대주교는 5일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해 이같이 교황의 메시지를 전하고 “교황께서 문 대통령의 국제적 노력과 앞으로 마주할 외교 노력이 중단이나 어려움 없이 이뤄지도록 기도하신다”고 밝혔다.

갤러거 대주교는 “지난 몇 달 동안 진행된 회담과 만남에 세계의 많은 사람이 놀라고 희망을 갖게 됐다”며 “한 세기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좋은 기회를 만드신 만큼 대통령의 노력이 꺾이지 않고 지속하도록 국제사회와 동참하고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갤러거 대주교는 이어 “교황께서는 2014년 방한 때 문 대통령을 만났던 기억을 갖고 있다”며 “교황의 안부와 인사를 대통령과 한국민께 전하며 10월 로마에서 만나 뵙길 바라면서 날짜와 시간을 조정하길 원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교황 성하께서는 지난 방한 때 세월호 참사로 슬픔을 겪는 한국민에게 아주 따뜻한 위로를 주셨고, 이후에도 평창 동계올림픽ㆍ남북 정상회담ㆍ북미 정상회담 등 중요 계기마다 남북 평화와 화합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내주셨고 우리 정부의 노력을 지속해서 격려해 주셨다”며 “남북 회담과 북미 회담 성공에 큰 힘이 되어 주셨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번 기회에 교황 성하께 특별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교황께서 항상 낮은 자세로 소외된 사람들을 따뜻하게 안아주시고 세계 평화와 화합을 위해 진력하시는 모습은 한국민은 물론 인류 전체에 새로운 희망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핵 문제가 진전되면 고통받는 북한의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활성화하도록 교황께서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교황청과 한국의 수교 55주년을 맞는 시기의 방문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교황청과 한국 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한 차원 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갤러거 대주교의 방한을 환영했다.

이날 문 대통령 예방에는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 주한 교황대사관 1등 참사관 스프리치 몬시뇰, 교황청 외무부 한국 담당 로베르토 루키니 몬시뇰 등이 배석했다.

한편, 청와대는 문 대통령에게 10월 중 교황청을 방문해 달라는 갤러거 대주교의 요청과 관련, 외교 경로를 통해 일정 등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JSA 찾아 화해와 평화 기도

갤러거 대주교는 5일 문재인 대통령 예방을 마친 후 한국 주교단과 함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방문했다.

JSA성당 건축 현장과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던 평화의 집, 돌아오지 않는 다리, 제3 땅굴 등을 둘러본 그는 “과거 분단의 상징이 미래에는 희망과 화해의 장소가 되길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이름으로 기도한다”며 방명록에 평화의 메시지를 남겼다. 북한 주민들에게도 “인류는 늘 난관과 마주하며 전진해 왔다”며 “한반도와 그 주변 지역 전반에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이 선의로써 이뤄질 것”이라고 희망을 전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판문점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미래를 다질 수 있는 장소가 되기 바란다”며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한국인들이 미래를 결정함에 있어 늘 보여줬던 결단으로 미루어 볼 때 앞으로 다가올 몇 달 동안 많은 좋은 일이 이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판문점 군사정전위 회의실 T2를 찾아 북측 구역에 해당하는 공간으로 넘어가기도 한 갤러거 대주교는 “남북 종전 협상과 조인을 여기서 할 수도 있겠지만, 바티칸에 와서 해도 기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해 일행에게 웃음을 안겼다.

갤러거 대주교의 판문점 방문에는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와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와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 등 한국 정부 인사들이 동행했다.



한반도 평화 위한 한국 정부 노력 적극 지지

교황청 외무장관 폴 리차드 갤러거 대주교는 6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장관과 ‘한ㆍ교황청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지지를 거듭 천명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모두 발언에서 “지금 같은 한반도의 까다로운 상황 속에서 비핵화와 통일, 평화를 촉진하기 위한 노력이 매우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강 장관은 “교황께서 보내주신 한반도의 상황 진전에 대한 응원과 지지의 메시지에 감사드린다”며 “교황청과 한국의 수교 55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많은 활동을 진행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제20대 가톨릭 신자 국회의원들과 만나 복음에 비추어 의정 활동을 펼쳐 달라고 당부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기조 강연을 통해 “정치는 정의를 위한 노력이어야 하고, 평화를 위한 기본 전제 조건들을 수립하는 것이어야 한다”며 “개인의 성공이나 물질 이득에 연연하지 말고 사회 전체의 선익을 위해 의로운 일을 행하라”고 요청했다.

이어 “선악을 분별하는 법을 아는 것, 생명 존중과 평화, 온전한 인간 발전과 같은 드높은 이상들을 촉진하는 법을 아는 것은 지적 통찰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실 하느님께서 직접 위로부터 주시는 은총”이라며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청은 한국 국민을 위해 날마다 봉사하는 여러분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격려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난민과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 “난민은 전 지구의 문제로 모두가 함께 대응해야 하며 북한에 지나친 요구를 하지 않는 것이 정치 전략에 맞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만남에는 제20대 국회 가톨릭신도의원회 회장 오제세(요셉) 의원을 비롯한 여야 의원 50여 명이 참석했다.

오제세 의원은 “한반도 평화를 둘러싼 남북 북미 관계에 대한 교황청의 생각을 듣고 신자 정치인으로서 필요한 이야기를 듣게 돼 큰 기쁨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주교단과의 만남, 사회 현안 논의

갤러거 대주교는 7일 오후 서울대교구청 대회의실에서 한국 주교단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비공개로 열린 이 날 간담회에는 한국 주교단 20여 명이 참석, 한국 교회와 우리 사회의 현황, 그리고 북한 문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갤러거 대주교는 주교 간담회에 이어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늘푸른 청년 미사를 주례했다. 한국 주교단과 공동으로 미사를 집전한 갤러거 대주교는 강론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남과 북의 진정한 화해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여러분을 초대했다”며 “한국의 모든 형제자매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민족 화해를 하느님께서 이루어 주시게끔 모든 신뢰와 희망을 그분께 두자”고 당부했다. 또 “교황께서는 지난 수개월 동안 한반도에 일어난 사건들을 예의주시하면서 긍정적인 발걸음을 지켜보고 희망을 북돋워주셨다”며 “이것들이 발전해 주님의 은총 가운데 한민족과 세계 평화의 열매를 맺어갈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요청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명동대성당이 인권과 사회 정의를 위해 몸 바친 많은 이들에게 피난처가 된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한국 교회가 복음 정신에 따라 대한민국 국민의 선익을 위해 기울인 모든 노력에 감사드리며 주교들이 한국 사회에 인권과 정의 문제에 합당한 관심을 계속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미사에 참여한 청년들은 갤러거 대주교와 주한 교황대사 슈에레브 대주교 등에게 부채를 선물했다. 미사 후 갤러거 대주교는 성당 마당에서 부모와 함께 온 아기들과 신혼부부를 축복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8일 오전 대전교구 솔뫼성지 순례에 앞서 서울대교구 용인 천주교 묘역에 있는 고 김수환 추기경 묘소를 방문, 참배했다. 개인적으로 김수환 추기경과 친분을 맺어 왔던 갤러거 대주교는 1997년과 1998년 두 차례 방북할 때 김 추기경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글·사진=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글·사진=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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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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