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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 유물 안전관리 매뉴얼 절실

오래된 성당·교회 문화유산 화재에 취약… 사람·성당·유물 보호 방안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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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재로 첨탑과 지붕이 소실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화재 진압 매뉴얼이 있어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었다. 15일 성당 지붕 쪽이 화염에 휩싸인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파리=CNS】



세계인의 문화유산인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재로 큰 피해가 났다. 소방 전문가들은 화재 대비 지침이 제 몫을 해냈기에 그나마 손실이 적었다고 한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1789년 프랑스 대혁명 때와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 230여 년 전부터 화재 진압 지침을 마련했고 소방대원들은 그 지침대로 화재에 대처했다고 전해진다.

그렇다면 한국의 사적이나 시도 유형문화재 등으로 지정된 성당들은 화재 발생 시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을까? 사적으로 지정된 성당을 중심으로 파악한 결과 성당별로 큰 편차를 보였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교회 문화유산을 재난으로부터 보호할 표준 지침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

대구 계산동주교좌성당(사적 제290호) 은 화재에 대비해 성당 지붕과 안쪽 단열재, 나무 등이 들어간 곳에 불꽃 감지기가 설치돼 있다. 또 지붕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동판 지붕을 뜯고 불을 진압하도록 소방 지침을 마련해 놓고 있다. 성당에는 지붕 외에도 내부 곳곳에 불꽃 감지기가 설치돼 있고 13개의 소화기, 옥외 소화전 등이 마련돼 있다.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소방차가 와서 화재에 대비한 훈련도 시행 중이다.

인천교구 주교좌 답동성당(사적 제287호)도 인천 중부소방서 중앙 119안전센터에서 매년 소방안전 훈련을 시행하고 있다. 실제 화재 상황을 설정해 소방차가 출동한 화재 진압 훈련도 비정기적으로 진행 중이다. 답동성당 측은 “직원들이 가까이서 소화기 사용법을 보고 심폐소생술을 직접 배울 기회가 있어 응급 재난 시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성당에서는 관계자들이 화재 발생 시 진압 지침의 존재를 모르거나, 있어도 숙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화재 진압 지침을 묻는 말에 소도시의 한 사적 등록 성당 관계자는 “사적을 관리하는 시나 소방서에서 주기적으로 화재 예방 점검하고 있고 그 사람들이 더 전문가가 아니냐”며 “화재 발생 시 대응책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적 성당을 관리하는 한 대도시의 한 지자체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복수의 사적 성당을 담당하는 서울 중구청 담당 부서 직원은 “화재대비 발생 시 비상 연락망은 있지만, 사적으로 등록된 성당에 대한 화재 진압 지침은 담당 소방서에 물어보라”고 말했다. 담당 소방서 측은 “관내 건물이 많아 건물 특성에 맞게 대응하기가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시 사적 성당에 전화하자 “교구에 문의하라”란 답변이, 교구는 “특별한 지침이 따로 없는 걸로 안다”고 답답함을 내비쳤다.

문제는 보호 가치가 있는 건물에 대해 성당 측이나 사적을 관리하는 지자체가 화재 진압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없다면, 급한 불만 먼저 끄는 화재 진압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성당 화재로 가장 큰 손실을 보는 건 결국 교회다.

주교회의 문화예술위원회 총무 정웅모 신부는 “오래된 성당과 교회 문화유산을 화재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소방 안전 체제가 대단히 취약하다”며 “노트르담 성당 화재를 거울삼아 화재 발생 시 사람과 성당, 유물 등을 보호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화재 대비 지침을 마련하는 일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어 “화재는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는 만큼 일반 성당에 대한 점검도 절실하다”며 “좁은 터에 성당을 4, 5층 높이로 짓는 경우가 많아 화재 등 비상사태에 대비한 대피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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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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