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흥5동본당(주임 정동훈 신부)과 대한불교조계종 호압사(주지 우봉 스님)는 13일 서울 시흥동 탑동초등학교에서 ‘좋기도 좋을시고, 사랑은 더하고 기쁨은 나누자!’를 주제로 제1회 한마음 체육대회를 열었다.
두 종교의 인연은 지난해 시흥5동본당이 부처님 오신 날에 축하 현수막을 호압사에 선물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호압사는 답례로 성탄절에 축하 현수막과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했다. 이것을 계기로 정동훈 신부와 우봉 스님은 종교를 넘어서 화합할 수 있는 체육대회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날 시흥5동본당 신자 300여 명은 은총팀이 되고, 호압사 신자 300여 명은 자비팀이 돼 족구와 투호, 단체 줄넘기, 이인삼각, 피구, 줄다리기, 계주 등 다양한 경기를 벌였다.
각 종교의 신부와 스님은 적극적으로 경기에 참여해 종교화합의 모범을 몸소 보였다. 특히 계주 마지막 주자로 달린 정 신부와 우봉 스님은 마지막 지점에서 손을 잡고 함께 골인해 참가자들의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각 종교 신자들 또한 승패에 상관없이 대회를 즐겼다. 큰 목소리로 응원하던 초등학교 3학년 정세빈(안나)과 김해인(마리아), 신예원(이니스)양은 “스님이 함께 경기에 참여하는 모습이 신기했다”며 “함께 겨룬 경기들이 모두 흥미진진했다”고 입을 모았다.
호압사 신자 이양환(52)씨는 “다른 종교와 화합할 수 있다는 것이 뜻깊다”면서 “한 지역 사회 구성원으로서 앞으로도 어려운 일을 합심해서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 개회 축사에서 정 신부는 “불교와 천주교가 서로 존중하며 마련한 이 자리를 통해 앞으로도 좋은 만남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봉 스님 또한 “체육대회가 두 종교의 화합을 뛰어넘어 지역 사회 화합에 이바지할 수 있는 거룩한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백슬기 기자 jdarc@pb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