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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위기 온 인류가 머리 맞대고 공동 숙제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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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환경 회칙- 찬미를 받으소서 해설] 2. 서론과 1장 ②

지난 호에서 프란치스코 교종은 불편함을 무릅쓰고 우리의 ‘누이와 어머니의 절규’를 듣고 응답한다는 요지의 글을 실었다. 응답에는 단순히 듣는 것만 포함되지 않는다. 아픈 사람과 의사 사이의 관계를 생각해보자. 고통을 겪고 있는 아픈 사람에게 의사는 그냥 “아프시군요!” “어떻게 하지요?” “그냥 꾹 참으세요” 하지 않는다. 어디가 아픈지 어떻게 아픈지 묻고 필요하다면 첨단의료장비를 동원해 검사하고 그래서 증세와 함께 그 원인을 찾아내어 그에 맞게 치료한다. 대개 병이 중할수록 혼자 하지 않고 협진을 한다.

회칙 1장에서 소개하고 있는 오염과 기후 변화 물 빈곤 생물 다양성 상실 인간 삶의 질 저하와 사회의 붕괴 지구의 불평등 따위는 병의 증세들이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은 그래서 간단히 ‘환경’ 문제로 보려 할지 모르겠다. 실제로 언론에서는 ‘최초의 환경’ 회칙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한다.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는 ‘오해’를 살 위험이 있다. 우선 이른바 ‘환경’ 문제는 전임 교종들도 끊임없이 그것도 시급하게 응답을 촉구하며 호소했다.

둘째로 ‘자연 환경’으로 축소(환원)시킬 수도 있다. 그렇지만 회칙은 ‘생태’를 대체로 인간 환경(human environment) 자연 환경(natural environment) 그리고 사회 환경(social environment)의 종합으로 그것들 사이의 분리시킬 수 없는 관계로 더 나아가 ‘하느님의 창조’라는 ‘실재’의 관점에서 보고 있다.

비유하자면 프란치스코 교종의 회칙 「찬미를 받으소서」는 ‘협진’하자는 초대라 할 수 있다. 그것도 중병으로 온몸 곳곳에서 견디기 어려운 통증을 느끼는 어머니와 누이가 하느님의 삼라만상이 살아있는 이 지구라는 행성이 지금 우리에게 울부짖고 있으므로 형제와 자녀들이 모두가 하루빨리 모여서 증세의 원인을 찾아내서 치료하자고 다급하게 초대한다. 협진하지 않으면 결국 “하느님의 기대”(61항)를 저버려 “자기 파괴”(55항)가 될 것이므로.

게다가 우리는 “주님을 찬미하는” 하느님 백성이다. 주님 제대에 모여 그리스도와 합하여 하느님께 “주님을 찬미한 삶”을 제물로 봉헌한다. 그래서 자꾸 서로 다짐한다. “주님을 찬미합시다!”

그런데 주님을 찬미하려는 우리 삶이 너무나 강력하게 광범위하게 그러면서도 피할 수 없이 도전을 받고 있다. 하느님께 봉헌할 제물을 마련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하느님 사랑의 무수한 역작이 전시되어 그 존재 자체로 하느님을 찬미하고 있는 ‘이 행성’의 미래가 걸린 문제들이 ‘급속도’로 밀려들고 있다.

그래서 교종은 다음과 같이 밝힌다. “‘우리 행성의 미래를 [지금] 어떤 식으로 꾸릴 것인가’에 관한 새로운 대화를 긴급하게 호소합니다. 우리에게는 모든 사람을 포함하는 대화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겪고 있는 환경의 도전과 그 인간적 뿌리들은 우리 모두에게 중요하며 악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찬미를 받으소서」 14항).

교종은 도전을 피하거나 감추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도전에 용감히 맞서고 극복하며 새로운 과정에로 그 도전을 편입시키는 길이 참된 평화 참된 발전에 이르는 길이라 믿는다(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 227항 참조). 또 우리 모두 실재주의자가 되자고 권고한다(「복음의 기쁨」 108항 참조).

물론 교종의 이 신념은 인류와 하느님께 대한 흔들림 없는 신뢰에 토대를 두고 있다. “창조주께서는 우리를 결코 버리지 않으십니다. 그분께서는 결코 당신의 사랑의 계획을 돌보지 않으시거나 우리를 창조하신 것을 뉘우치지 않으십니다. 인류는 여전히 우리의 공동 가정을 건설하는 데 함께 일할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찬미를 받으소서」 13항).

우리는 어머니와 누이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공동 가정’에서 ‘인류 가족’으로 살 수 있다. 그래서 공동 숙제를 풀기 위해 가족이 ‘다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대화’를 하자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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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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