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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검은 나자렛’ 행렬에 630만 명 참가... 아시아 최대 종교 행사…매년 1월 9일 7㎞ ‘장엄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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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의 ‘검은 나자렛’(Black Nazarene) 행렬이 현지 시각으로 10일 새벽 ‘무사히’ 끝났다.

별 탈 없이 끝난 것을 먼저 언급하는 이유는 평균 600만 명이 참가하는 아시아 최대 종교 행사이기 때문이다. 9일 하루 동안 마닐라가 인해(人海)로 변하는 행사이다 보니 경찰 당국과 마닐라대교구에는 참가자 안전 문제 때문에 초비상이 걸린다.

이 연례 행렬은 9일 아침 루네타 공원에서 검은 나자렛상을 모시고 출발해 7㎞ 떨어진 퀴아포의 검은 나자렛 소성전에 도착한다. 현지 경찰 발표로는 올해 약 630만 명이 참가했으며, 22시간 걸렸다. 산술적으로 따져 메트로 마닐라 시민 1200만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줄지어 ‘달팽이 걸음’으로 7㎞를 걸은 것이다.

검은 나자렛상은 스페인 식민 통치 시절인 1607년, 성 아우구스티노회 수사들이 멕시코에서 실어온 실물 크기의 예수상이다. 나무로 만든 이 예수상이 검은 이유는 기도 촛불 그을음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사람들은 운송 도중 배에서 발생한 화재 때문이라는 설을 더 믿는다.

필리핀인들의 못 말리는 행렬 참가 열기는 이 예수상을 통해 많은 기적이 일어났다고 믿는 데 기인한다. 예수상에 손을 대고 기도한 뒤 병이 낫거나 소원을 성취한 사람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유명해졌다.

요즘도 행렬이 시작되면 젊은이들은 거치대까지 올라가 예수상을 직접 만져보려고 난리다. 이 광경은 사람들 어깨를 밟고 올라서서 인간 탑을 쌓는 스페인 카탈루냐 전통 축제를 방불케 한다. 여성이나 노약자들은 거치대에서 길게 늘어뜨린 동아줄을 잡고 기도하면서 걷는 것으로 만족한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동아줄에 손도 대보지 못하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이 행렬은 1787년 1월 9일 예수상을 성 니콜라스 경당에서 현재의 퀴아포 소성전으로 옮긴 것을 재현하는 행사다. 현지인들은 이를 ‘장엄한 이동’이라고 부른다. 새로 부임한 주 필리핀 교황 대사는 9일 이 어마어마한 인파를 직접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마닐라대교구장 타글레 추기경이 전했다.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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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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