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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청년 10명 중 6~7명 “미사, 왜 가요!”

‘유럽의 젊은이와 종교’ 설문조사 발표, 프랑스 청년 64% ‘무교’라고 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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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문채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2003년 유럽 교회에 의미심장한 질문을 하나 던졌다.

“사람의 아들이 오랜 그리스도교 전통을 가진 유럽 여러 나라에서 신앙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유럽 주교대의원회의 후속 권고 「유럽 교회」 47항)

그리스도교 신앙의 찬란한 기억과 유산을 잃어가는 유럽의 현실을 가슴 아파하면서 한 질문이다.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루카 18,8)는 성경 구절에 빗댄 이 장탄식 조의 질문은 15년이 지난 지금 더욱더 유효하다.

최근 발표된 ‘유럽의 젊은이와 종교’ 설문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젊은이의 70, 프랑스 젊은이의 64가 ‘종교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체코는 그 비율이 91로 가장 높았다. 또 체코ㆍ스페인ㆍ독일ㆍ영국ㆍ벨기에 젊은이의 60~70는 미사(예배)에 ‘절대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럽을 여전히 그리스도교 대륙이라고 칭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종교에 대한 소속감과 미사 참여율이 형편없다.

이 보고서는 영국 성 마리아 대학과 파리 가톨릭대 부설 베네딕토 16세 연구소가 공동 발표했다. ‘젊은이, 신앙과 성소 식별’이라는 주제로 10월 바티칸에서 개최되는 주교대의원회의(주교시노드)에 참석하는 주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 결과는 2014~2016년 유럽 특별조사 연구 보고서에서 종교와 신앙생활 영역을 분석해 뽑은 것이다. 설문 대상은 22개국 16~29세 연령층이다.

이 조사는 서쪽으로는 아일랜드부터 동쪽으로는 폴란드까지 대상으로 하고, 특별히 러시아와 이스라엘을 포함했기 때문에 지역적 편차가 크다. 또 조사분석 도구가 정교하지 않은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유럽 젊은이의 신앙 현주소, 나아가 유럽 교회의 미래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 최신 데이터로서의 가치는 인정된다.

‘나는 종교가 없다’는 대답이 높은 비율은 체코(91)ㆍ에스토니아ㆍ스웨덴ㆍ네덜란드ㆍ영국ㆍ헝가리ㆍ벨기에ㆍ프랑스(64) 순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이스라엘 젊은이는 1, 폴란드 젊은이는 17만이 그렇게 대답했다.

가톨릭 신자라고 밝힌 젊은이의 주일 미사 참여율은 벨기에 2, 오스트리아 3, 독일 6로 나타났다. 가톨릭 신앙을 비교적 잘 이어가고 있다고 인정받는 폴란드와 포르투갈은 47와 27로 각각 집계됐다. 조사 대상국에서 젊은이의 주 1회 종교행사(미사, 예배 등) 참여율이 10를 넘는 나라는 폴란드ㆍ이스라엘ㆍ포르투갈ㆍ아일랜드 4개국밖에 없다.

한때 ‘가톨릭교회의 맏딸’이라고 불린 프랑스는 젊은이 100명 중 64명이 무교라고 대답했다. 가톨릭 신자라는 젊은이는 23명밖에 안 된다. 눈에 띄는 점은 이슬람을 믿는다는 젊은이가 10명에 달하는 점이다. 무슬림들의 종교적 정체성이 강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프랑스에서 ‘23:10’이라는 비율은 충격적이다. 영국은 그 비율이 70(무교):10(가톨릭):7(성공회):이슬람(6)으로 조사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소집한 10월 주교 시노드는 이 같은 현실과 고민에서 출발한다. 교황은 무엇보다 먼저 젊은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누누이 말했다. 시노드 사무국이 온라인 설문조사(약 1만 5000명 참가)를 벌이고, 각국 젊은이 300명을 바티칸으로 초대해 ‘솔직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토록 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교황은 이번 시노드는 “젊은이 특유의 활력을 재발견하기 위한 교회의 호소”이고, 젊은이가 주인공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3월 19일 시노드 준비 모임에서는 “우리는 젊은이들의 생각을 묻지도 않은 채 너무나 자주 그들에 관해 얘기한다”며 “젊은이들 의견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했다.

시노드 정기총회는 10월 3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 이어 내년 1월 중미 파나마에서 젊은이들의 신앙 축제인 세계청년대회가 예정돼 있다. 교황은 두 행사를 연결해 사목 쇄신책을 마련하고, 젊은이들에게 신앙의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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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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