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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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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성추문 위기, 교황 공동체적 대응과 단식 요청

‘하느님의 모든 백성에게’ 보내는 서한에 무슨 내용 담겼나

▲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국 교회의 성추문 위기를 공동체적 대응과 단식으로 헤쳐나가자고 호소했다. 사진은 성 베드로 광장에서 일반 알현을 마치고 계단을 내려가는 교황 모습. 【CNS 자료사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검찰의 가톨릭 성직자 성폭력 조사 보고서 발표 엿새 만에 나온 프란치스코 교황 서한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한 지체가 고통을 겪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겪습니다"(1코린 12,26)라는 바오로 사도의 말이다. 단식 권유도 서한의 핵심 내용이다.

서한은 A4 용지 4장 분량이다. 수신인은 하느님의 모든 백성이다. 교황은 서한에서 그리스도인들이 느끼는 슬픔과 비통함을 똑같이 드러내면서도, 한발 더 나아가 공동체적 대응을 주문했다. 보고서에 적시된 성폭력은 멀게는 1940년대, 아무리 가까워도 25년 전에 일어난 과거 사건들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비극의 재발을 막으려면 '모든 지체의 고통'으로 받아들이는 연대의식이 필요하다는 게 교황 생각이다.

교황은 사태 이면에 성직자 중심주의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것을) 성직자 자신들이 강화했건, 평신도들이 배양했건 지금 우리가 비난하는 악이 자행되는 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가장 큰 책임은 성직자들에게 있지만, 교회 구성원들이 그들의 악행에 침묵하거나 태만하게 대응한 점을 고려하면 누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교황은 "성추행에 '안 돼요(No)'라고 말하는 것이 곧 모든 형태의 성직주의에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의 고통은 우리의 슬픔이기도 하다"며 피해자들을 보호하는 데 함께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교황은 공동 보속 차원에서 단식을 세 번이나 언급했다.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 전체를 기도와 단식의 보속으로 초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것(마귀)은 기도와 단식이 아니면 나가지 않는다"(마태 17,21)고 한 주님 말씀을 상기시켰다. 이는 일부 수사본에 남아 있는 구절이다. 한국어 성경에는 빠져 있다.

교황은 단식에 내포된 영성적 의미를 여러 차례 확장한 바 있다. 지난 사순 시기 담화에서 "단식은 우리를 깨어 있게 하고, 하느님께 순종하고자 하는 열망을 다시 불러일으킨다"고 했다. 이번 서한에서도 "하느님 백성으로서 주님 대전과 상처받은 형제자매들에게 나아가는 데" 뿐만 아니라 "죄인으로서 용서를 청하고, 부끄러움을 느낄 줄 아는 은총을 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며 단식을 권했다.

단식의 의미는 극기와 절제에 한정되지 않는다. 이스라엘 백성은 주님을 모욕하고, 주님의 법을 어긴 잘못을 자각했을 때 단식을 선포하곤 했다. 속죄와 내적 정화의 상징적 행위가 단식이었다. 하느님의 뜻을 거스른 잘못을 깨달은 이스라엘 자손들은 "자루옷을 입고 흙을 뒤집어쓴 채, 단식하러 모여들었다. 이스라엘의 후예들은 모든 이방인과 갈라선 뒤, 제자리에 서서 자기들의 잘못과 조상들의 죄를 고백했다."(느헤 9,1-2)

신약으로 넘어오면서 단식은 용서의 기다림과 하느님 나라의 도래에 대한 희망으로 그 의미가 확장된다. 예수 그리스도는 "네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지 말고,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마태 6,17-18)라고 일렀다. 단식은 수많은 악의 유혹에 노출된 신앙인들에게 그것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용기도 준다. 그리스도의 광야 40일 단식이 그 모범이다.

교황은 우리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르게' 만드는 단식은 "진리에 전념케 해서 모든 형태의 권력 남용과 성적 학대, 양심의 남용에 맞서 싸우도록 이끌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기사원문 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8.08.29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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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말씀
<사람의 아들은 넘겨질 것이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30-37 그때에 예수님과 제자들은 30 갈릴래아를 가로질러 갔는데, 예수님께서는 누구에게도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다. 31 그분께서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그들 손에 죽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하시면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계셨기 때문이다. 32 그러나 제자들은 그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분께 묻는 것도 두려워하였다. 33 그들은 카파르나움에 이르렀다. 예수님께서는 집 안에 계실 때에 제자들에게, “너희는 길에서 무슨 일로 논쟁하였느냐?” 하고 물으셨다. 34 그러나 그들은 입을 열지 않았다.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 하는 문제로 길에서 논쟁하였기 때문이다. 35 예수님께서는 자리에 앉으셔서 열두 제자를 불러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36 그러고 나서 어린이 하나를 데려다가 그들 가운데에 세우신 다음, 그를 껴안으시며 그들에게 이르셨다. 37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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