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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수천만 원 빚더미에 어머니는 말기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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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기 암에 시달리는 어머니와 생활고를 오랫동안 홀로 책임지고 있는 임재일씨가 가족의 밝은 앞날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 후견인 / 김태용 미카엘 대전교구 온양용화동본당 빈첸시오회장



“어머니가 기적적으로 완치되셔서 어릴 때처럼 온 가족이 행복하게 지내는 게 소원이에요.”

임재일(루카, 26)씨는 말기 암으로 병고에 시달리는 어머니 유경숙(데레사, 48)씨를 천안에서 간호하며 살고 있다. 직장에 다니며 어머니 병원비와 생활비를 홀로 감당해온 임씨는 12일 만난 자리에서 줄곧 어머니와 집안 사정을 걱정했다.

단란했던 세 식구에게 처음 시련이 닥친 것은 임씨가 고등학생 때인 10여 년 전. 사업을 하던 임씨 아버지가 부도를 맞으면서부터다. 어릴 때 어머니와 손잡고 성당을 다니며 복사도 하면서 신앙생활 속에 남부럽지 않게 살았지만, 가족의 삶은 하루아침에 180도 변했다. 아버지는 수천만 원에 달하는 빚을 남기고 집을 나가 따로 살았다. 무거운 빚을 고스란히 감당하게 된 어린 아들은 학교가 끝나면 곧장 고깃집으로 향해 밤늦도록 일했다.

임씨는 “어릴 때 닥친 어려움 때문에 일찍이 빚 갚는 일을 해오고 있다”며 “지긋지긋한 돈 걱정에서 조금 벗어나고 싶다”고 호소했다.

집안의 가장으로서 공부의 끈을 놓지 않고 대학에 진학한 임씨에게 시련이 또 닥쳤다. 지난해 어머니가 담도암 말기 선고를 받은 것이다. 암세포는 이미 난소와 폐로 전이된 상황. 이후 주치의에게 “어머니 여생이 길지 않다”는 얘기를 들은 아들은 매일 밤을 눈물로 지새웠다.

임씨는 휴학하고 일하다가 다행히 직장에 취직했다. 200만 원 남짓한 월급을 받고 있지만, 2주에 한 번꼴로 입·퇴원을 반복하는 어머니 병원비와 약값, 보증금 없이 80만 원에 달하는 월세, 대출금 등을 내면 남는 돈이 없다. 임씨는 다니던 학교도 자퇴할 생각이다.

임씨는 “어머니가 한 번 입원하시면 병원비로 60~70만 원이 들고, 은행과 대부업체에서 빌린 대출금은 4000~5000만 원 정도 된다”며 “은인 같은 친구들과 성당 교우분들의 도움을 몇 차례 얻었지만, 생활고는 이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임씨는 출장이 잦은 일을 하면서도 바깥출입이 거의 불가능한 어머니를 위해 병간호와 모든 집안일을 해오고 있다. 항암치료 후유증과 구토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야윈 어머니는 하루에 두 번씩 복수를 빼는 고통의 시간을 감내하고 있다. 월세가 수개월 치 밀리자 집주인은 집을 비워달라고 마지막 통보를 해왔다. 임씨는 당장 아픈 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집에서 나가야 할 처지다.

임씨는 “기적 같은 일이겠지만, 어머니가 꼭 완치되셔서 보통 가정처럼 단란하게 지내면 좋겠다”면서 “재기하면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일하는 게 저의 작은 꿈”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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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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