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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기경 뵌다는 설렘에 잠 설쳤어요”

영신공소 한센인 신자 20여 명, 염수정 추기경 초청으로 서울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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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수정 추기경이 영신공소 한센인 신자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남정률 기자

5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신관 3층 회의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을 기다리는 한센인 공소 신자 20여 명의 얼굴에는 긴장과 설렘이 가득했다. 회의실에 들어선 염 추기경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손을 잡으며 따스한 눈빛으로 인사를 건네자 신자들은 조금씩 화색을 되찾기 시작했다.

“추기경님을 직접 뵙는다는 생각에 들떠서 어젯밤 모두 한숨도 못 잤다”는 한 신자의 말에 염 추기경이 “그럼, 나만 잘 잔 거네”라고 웃으며 답하자 회의실은 웃음바다가 됐다.

염 추기경의 초청으로 서울 나들이에 나선 이들은 경남 하동의 한센인 공동체 영신원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영신공소 신자들. 지난 9월 교구청 신관이 완공된 이후 염 추기경이 초대한 첫 외부 손님이었다.

이날 초청은 염 추기경과 마리아의 작은 자매 수녀회와의 오랜 만남이 계기가 됐다. 염 추기경이 1980년대 중반 서울 영등포동본당 주임으로 사목할 때 성당 인근에서 어려운 이들과 미혼모를 돌보던 수녀회와 도움을 주고받으며 인연을 이어왔는데, 영신공소에 수녀를 파견하고 있는 수녀회가 바로 이 수녀회였던 것.

새벽 5시 공소를 출발한 신자들은 이날 명동대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성당을 둘러본 뒤 염 추기경을 만나 이야기꽃을 피우고 점심을 함께했다. 이어 당고개 순교성지를 순례한 후 공소로 돌아갔다.

염 추기경은 신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여러분이 이 집(신관)의 첫 손님으로, 여러분과 같은 분들을 위해 이 집을 지었다”며 “어떤 장소와 상황에서든 하느님과 함께하는 우리는 모두 한 형제”라고 격려했다.

신자들은 고마움과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원용(시몬)씨는 “며칠 전부터 아무것도 못 하고 잠도 못 잤는데, 추기경님을 직접 뵈니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면서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심에 정말 감사드린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영신공소 조홍제(안셀모) 회장은 “공소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죽기 전에 명동대성당에 가서 미사를 봉헌하고 추기경님을 만나는 것이 소원’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며 “추기경님께서 이렇게 직접 초대해주시니 기쁠 따름”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신자들은 염 추기경에게 직접 수확한 연시를 선물했고, 염 추기경은 신자들에게 묵주와 추기경 문장이 새겨진 보온병, 그리고 평화방송 TV가 제작한 프로그램을 모은 DVD를 전달했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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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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