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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속으로] 능력과 소신 보여 줘야 진정한 장관

이상도 요한 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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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에서 10부작으로 방송된 미드(미국 드라마) 한 편을 재미있고 흥미롭게 봤다. 독일에서 태어나 미국인으로 죽은 세계적 물리학자 아이슈타인의 일대기를 그린 ‘지니어스(GENIUS)’다.

어릴 적부터 우주와 관련된 질문을 쏟아 내고 고교시절 상대성 이론을 구상하는 등 천재성이 돋보이는 장면도 많았지만 인간 아이슈타인의 부족함도 그대로 그린 프로그램이었다. 인간적 측면에서 아이슈타인은 결코 모범생이 아니었고 가정에서도 좋은 남편, 다정한 아버지가 아니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수학 문제를 풀다 선생님에게 툭하면 대들어 결국 자퇴했고 스위스 취리히대학에서도 수학과 과학에 뛰어난 학생이었지만 간신히 졸업시험을 통과할 정도로 문제가 많았다. 가정사는 더 복잡했다. 대학 동기생인 세르비아 출신 물리학자 밀레바와 결혼했지만 아들 둘을 두고 이혼한 후 사촌누나 엘자와 재혼했고 엘자가 사망한 후에는 헬렌이라는 여성과 살았다.

특히 아이슈타인이 첫째 부인 밀레바에게 이혼하지 않을 경우 지킬 것을 요구한 ‘아내의 조건’은 상당히 충격적이고 여성 입장에서는 모욕적이다. 9가지 중 3가지만 소개하면 ‘나에게 어떤 친밀감도 요구하지 말 것이며 어떤 이유에서든 질책하지 않는다’, ‘내가 요구하면 언제라도 아무 말 없이 내 방이나 내 서재에서 나간다’, ‘하루 세끼 나의 식사를 시간에 맞추어 내 방으로 가져온다’ 등이다. 아이슈타인의 둘째 아들 에드아두르는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충격 등으로 평생 정신병에 시달리는 비참한 삶을 살았다.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2년, 이명박 정부에서 3년간 청와대를 맡아 취재한 적이 있다. 당시 대통령의 형 두 사람이 비리 사건으로 구속됐고 청와대 행정관이 살인을 저지르는 끔찍한 사건까지 있을 정도로 비리와 각종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 사건을 보면서 진보정권이라고 더 깨끗하지도, 보수정권이라고 더 더럽지도 않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최근 국회에서는 공직 후보자 청문회가 진행 중이다. 이낙연 총리,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김상곤 교육부 장관은 논란 속에 청문보고서가 채택돼 임명됐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야당의 반대 속에 대통령이 임명했다. 문제가 된 위장 전입과 세금 탈루, 논문 표절, 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 음주운전 비리가 있는지 없는지는 그동안의 취재 경험으로 보면 정권 자체보다는 개인적 일탈의 성격이 더 짙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다소 문제가 있더라도 한국 사회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인물이라면 장관이 돼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잣대와 능력이다. 먼저 잣대는 공정해야 한다. 잣대를 고칠 필요가 있다면 국민의 동의를 얻어 고치고 그 전까지는 잣대를 지켜야 한다. 하물며 대선에서 온 국민 앞에서 약속했던 것을 바꾸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는 게 마땅하다. 더 중요한 것은 능력이다. 아이슈타인은 가정사로 보면 좋은 아버지, 도덕적인 아버지는 아니었지만 독일 황제 빌헤름2세의 전쟁을 유일하게 공개적으로 반대한 프로이센과학아카데미의 소신 있는 과학자였고 ‘상대성 이론과 광전 효과’로 인류에게 소중한 과학 유산을 남긴 유능한 과학자였다. 장관들이 자신의 생각과 다른데도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거나 장관에 걸맞은 능력을 보이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코드 인사, 보은 인사로 한 자리 차지한 사람에 불과하다. 그런 사람일수록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힘들게 했다는 것이 역사의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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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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