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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칼럼]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 머리에서 가슴까지

하지원 레지나(주교회의 생태환경위 위원, (사)에코맘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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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물론 지구촌 곳곳의 환경문제가 언론에 끊임없이 보도된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찬미받으소서」를 통해 “우리가 사는 공동의 집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요?”라는 물음을 던지면서 기후변화, 에너지, 쓰레기, 물, 소비 등 다양한 환경 이슈를 강조하신다.

환경문제를 생각하면 언제나 김수환 추기경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이 어디인지 아십니까. 그것은 머리에서 가슴까지입니다. 그리고 그다음으로 먼 여행은 가슴에서 발까지”라고 말씀하셨다. 우선 머리로, 지식으로 아는 것을 마음으로 느끼고 깨우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며, 그다음으로 그것을 실천으로 이어가는 발까지의 여행을 강조하신다.

지구 온난화, 기후변화 등 이미 지구가 이상한 것은 거의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 그런데 왜 행동하지 못하는 것일까? 어찌하면 그 긴 여행을 이번 생에서 더 당길 수 있을까?

얼마 전 중국에서 쓰레기 수입을 제한하면서 쓰레기 대란을 겪은 일이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분리수거를 일찍 시작했고, 쓰레기 종량제까지 시행하며 쓰레기 발생을 줄이려 노력하는 국가이다. 쓰레기들이 재활용되면 문제가 없을 텐데 왜 쓰레기를 수출하는 문제까지 발생한 걸까.

우리가 너무 많은 쓰레기를 만드는 것이 첫 번째 문제다. 우리나라의 연간 쓰레기 발생량은 생활폐기물만 해도 하루 약 1만 6000t이 발생한다. 1인당 하루 1.01kg. 연간 약 369kg 배출되는 양이다. 그리고 OECD 국가 중 플라스틱 1인당 생산량 및 원료 소비량도 1위다.

두 번째 문제는 재활용에 대한 오해와 기대이다. 우리나라의 재활용률은 국가통계포탈(KOSIS)에 의하면 2013년 86.1, 2014년 93.6, 2015년 88.5에 이른다. 이렇게 통계처럼 재활용된다면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통계는 재활용시설로 반입되는 양을 재활용량으로 계산하고 있다. 이는 분리수거율을 재활용률로 통계를 내는 오류다. 폐플라스틱만 보더라도 실제 재활용률은 14에 그친다. 그러니 쓰레기 자체를 줄이지 않으면 답이 없다.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인 과다한 쓰레기 발생을 머리로 알았으니 가슴으로 걸어가 보자. 아름다운 지구가 당장 멸망하는 것이 아니니 환경을 위한 나의 실천은 그리 급하지 않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런데 이미 우리가 버린 플라스틱은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생선 또는 어패류를 비롯해 생수 및 플라스틱제품 등 거의 모든 곳에 침투해 있다. 고래의 배 속은 물론 우리나라에서 잡힌 아귀 배 속에도 비닐을 포함한 플라스틱류가 가득했다. 지금 우리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도 환경문제는 큰 노력을 필요로 한다. 물론 생산단계의 과대 포장을 비롯해 유통 및 관련법 등 풀어야 할 것도 많지만 내 인식이 바뀌면 기업도 소비자의 욕구에 맞춰서 바뀌기 마련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생각해 보자. 천주교에서 한참 동안 진행되었던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를 기억하자. 태안 바다에 기름이 유출되어 10년 안에 해결이 어렵다 했는데도, 국민은 수건 들고 한 손 한 손 보태어 일 년 만에 기름을 닦아내었다. 날마다 가방 한편에 장바구니를 소지하고 텀블러를 챙기고 일회용품을 안 쓰는 일. 적게 사고, 덜 버리는 에코라이프를 실천하자. 하느님이 주신 지구에서 우리의 후손들도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그 긴 여행을 떠날 때가 지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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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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