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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칼럼] 환경교육은 하느님이 기뻐하시는 일

하지원 레지나(주교회의 생태환경위 위원, (사)에코맘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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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그렇게 아름답던 노트르담 대성당이 불에 타는 것을 보면서, 지금처럼 똑같이 살아간다면 우리가 사는 지구도 처참하게 변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소름이 돋는다. 우리는 모두 자연의 일부이고, 지구라는 집에 살고 있다. 이 집을 미세먼지와 쓰레기가 가득한 집으로 만들지, 아름답고 상쾌한 공간으로 만들지는 우리의 몫이다. 이를 위해서 우린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2007년 UN 기후변화회의에 참석하며 큰 의문이 생겼다. 대한민국 국민은 기후 변화, 지구 온난화 등 환경문제를 인지하고 있는데도 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일까. 오랜 시간 고민하며 얻은 결론은 청소년기에 환경교육을 통한 가치관의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머리로는 알지만, 이미 나의 생활 습관은 다음 세대를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고, 그저 편리한 것을 쉽게 사고 쓰고 버린다.

미세먼지나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지만 내가 가해자라는 생각을 우리는 하고 있을까. 우리는 전 세계 11위 경제 대국이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를 보면 환경부문은 최하위권이다. 현재 우리는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돈은 돈대로 쓰지만, 거꾸로 하는 행동에 결국 건강에도 악영향을 받고 있다. 어릴 때부터 아이들이 자연을 많이 접할 수 있도록 하고, 교육으로 환경 감수성을 높여 친환경적인 가치관과 태도를 키우는 일은 더 늦출 수 없는 실정이다.

환경에 관한 인식 수준이 높은 일본이나 유럽 등은 환경교육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는 것으로도 이름이 높다. 일본은 과거 공업화 때 심각한 환경오염을 겪게 된 후 환경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자체마다 시민, 기업, 학교의 협업으로 지역 고유의 환경문제를 담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가정, 지역, 학교가 협력하여 친환경적인 인식을 만들어야 한다. 독일은 수업의 약 5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독일연방교육연구부, 공익재단, 기업이 긴밀한 네트워크로 환경교육에 매년 수백만 유로를 투자한다. 핀란드는 지속 가능한 환경교육 시행을 위한 국가적 계획을 수립해 문화적 환경교육, 지속 가능한 개발 교육 등으로 환경교육과 인식의 균형을 잡고 있다.

국회는 2018년 5월 환경교육진흥법을 개정해 학교 환경교육의 활성화 기반을 마련했지만, 재원이 확보되지 않아 현장의 환경교육은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환경부의 지원을 받는 전국 16개 환경교육 시범학교에 지원되는 환경 예산이 연간 1억 3000만 원에 불과하니 겨우 면피만 하는 셈이다.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후 대응보다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 그래서 모든 정책의 패러다임에서도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 환경문제는 문제 해결을 위한 비용도 엄청나지만, 한번 망가지면 회복 자체가 어렵다. 어릴 때부터 지구의 가치를 아는 교육이 절실하다. 물론 어른들도 함께해야 한다. 숨 쉴 수 있는 지구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려면 근본을 바꾸는 환경교육이 필요하다. 세상은 사람이 바꾸고 사람은 교육이 바꾼다. 지속 가능한 내일을 여는 환경교육은 하느님이 기뻐하시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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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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