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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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칼럼] 장애인에 대한 민감성 훈련이 요구되는 이유

홍진 클라라(사회복지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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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권유린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장애인들의 인권을 무시하는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건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장애인 시설에서는 생활재활 교사가 지적 장애인들에게 폭행을 지시하고, 이를 촬영하는 충격적인 일도 발생했다. 장애인에 대한 물리적 정서적 학대는 딱히 어제오늘 일만은 아니지만, 장애인의 인권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봐야 하는 ‘교사’가 폭행의 당사자라는 점에서 사회적 공분을 더 한다.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따르면 장애인 학대 신고는 지난해에만 무려 3600여 건이 넘었다. 하루에도 10건 이상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측은 장애인의 탈시설 권리 인정을 골자로 하는 장애인 탈시설 정책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장애인 학대의 온상이 되고 있는 장애인 시설을 아예 없애자는 주장이다.

한국에서 본격적인 탈시설 논쟁은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되었는데, 탈시설화는 인간이 최소한의 규제적 환경에서 살아가며, 가능한 정상적이고 독립적인 삶을 영위할 권리가 있다는 정상화 원리(Normalization)에 근거한다. 사회복지 역사에서는 일찍이 등장했던 용어다.

시설이나 기관의 한계성을 인지하고 좀 더 인간다운 삶을 배려하며, 지역사회 안에서 가족적인 삶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구조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장애인 시설이 대형화된 때문에 가족적인 삶을 영위하기는 요원하다. 서로의 관계성이 가능한 소규모 시설에서는 장애인들의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줄 수 있는 데다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라는 얘기다.

이미 영국 등 유럽에서는 지난 1950년대부터 장애인 학대·방임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장애인들의 탈시설화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장애인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한편 탈시설화에도 적극적이었다. 복지국가로 불리는 스웨덴에서는 이미 정부 주도로 장애인 시설을 폐쇄했다.

스웨덴 정부에서는 한 발 더 나가 시설에서 지내고 있는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시설 퇴소를 위해 개개인의 계획을 수립하도록 장려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자체는 시설에서 나온 장애인이 살아가기 위한 ‘가정집’과 같은 단체주택을 제공한다. 이런 과정에서 시설 직원들은 장애인에 대한 다양한 서비스와 문화 여가 활동을 지원한다. 함께 고민하고 연대하여 협업에서 이루어진 결과이다.

복지 선진국에서 시행해온 이 같은 시설화나 시설 폐쇄를 우리가 당장 따라 하자는 건 아니다. 다만, 충분한 시간과 토론을 거쳐 어떤 것이 진정 장애인들을 위하는 일인지 정부와 지자체가 제대로 된 정책을 찾아야만 하는 시점이다. 장애인들을 의료지원이나 보호해야 할 대상, 또 동등한 시민으로서의 권리, 자유가 보장되는 개인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고통받는 이들의 필요성에 항상 열려 있어야 하고 즉각적으로 반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황이 미사를 마치고 복귀하던 중 주행하던 차를 세우고 장애인 이마에 ‘축복’을 해 준 일화는 그의 장애인에 대한 민감성을 보여준 예다. 교황은 장애에 눈을 감고, 그들을 ‘격리’ 대상으로 여기는 이기주의적 세태를 질타했다. “장애인을 배척하는 사람은 생명의 참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채 환영(幻影) 속에서 사는 것”이라는 그의 지적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의미를 던진다.

보건복지부는 지역사회 돌봄 서비스를 의미하는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 정책을 내놨다. 생활에서 제약을 받는 장애인들에게는 시설보다는 지역사회의 돌봄을 통해 스스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는 게 포인트다. 물론 장애인의무고용 이행률을 높여 장애인들의 복지서비스를 높이는 내용도 포함된다. 장애인들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장애인 입장에서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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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5-15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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