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사람과사회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현장 돋보기] ‘위험의 외주화’ 사회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지난 9월 경주 지진이 발생한 날. 이 여파로 운행이 지연된 KTX의 김천구미역 부근에서 선로작업을 하던 노동자 2명이 열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은 지연 운행 사실을 모르고 작업하다 변을 당했다.

앞서 5월에는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에서 홀로 보수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달려오던 열차에 치여 숨졌다. 이들은 모두 비정규직 하청업체 노동자들이다. 통계를 보면 지난해 산재로 사망한 근로자의 95가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다.

4일 열린 사회교리 주간 세미나에서 김혜진(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는 “대기업과 원청 기업의 비용 절감을 위해 위험한 업무는 모두 하청업체에 떠맡기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이 우리 사회에 고질적으로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 ‘환경’, ‘남북 문제’를 다룬 세미나에서 특히나 눈에 들어온 것은 비정규직 노동자 인권 문제. 김 상임활동가는 KTX 사고로 숨진 두 노동자는 정규직 노동자들은 제때에 받았다는 열차 지연 통보를 받지 못했고, 심지어 더 큰 사고를 막기 위해 작업 중이던 육중한 자갈 수레를 마지막 순간까지 옮기다 숨졌다고 비화를 전했다. 좌중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중대재해 사망자 중 하청 노동자 비율은 지난해 40.2로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원청 기업들은 사고 때마다 발뺌하기 바쁘다. 거기에 생명 존중은 없는 것이다.

‘외주→비용 절감→책임 회피’의 악순환은 하청 노동자들을 지금도 위험천만한 현장으로 내몰고 있다. 이런 사회 시스템은 결국 시민들에게도 위험 요소가 된다.

사회교리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국가와 사회에 몸 담고 있는 우리가 좀더 그리스도 이념에 맞게 살고, 각종 사회 문제를 ‘내 일’로 여기고 일치해 가는 정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든 이의 평화를 갈망했던 비오 12세 교황은 이렇게 말했다. “평화는 정의의 열매이다.” 다수의 정의가 평화를 가져오리란 진리의 말씀이 언제쯤 이뤄질까.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이정훈 필립보네리 교계사회부 기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6-12-07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0

지혜 3장 9절
주님을 신뢰하는 이들은 진리를 깨닫고 그분을 믿는 이들은 그분과 함께 사랑 속에 살 것이다. 은총과 자비가 주님의 거룩한 이들에게 주어지고 그분께서는 선택하신 이들을 돌보시기 때문이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