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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들 위해 교리서 꼼꼼히 정리 중”

금경축 맞은 전주교구 박진량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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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금경축을 맞은 전주교구 박진량 신부는 2011년 은퇴 후 “신학교를 한 번 더 다녔다”고 말한다. 지난 6년 동안 신학생이 된 것처럼 다시 공부에 열중했다는 뜻이다. 박 신부는 매일 아침 「가톨릭교회 교리서」 라틴어 원본과 한국어판을 펴놓고 3~4시간 공부했다.

“은퇴 후 죽음만을 기다리는 입장에서 주님을 만나면 무엇을 물어보실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동안 사제로 지내며 신자들에게 ‘믿으라’는 말은 많이 하면서도 스스로는 얼마나 믿는지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내 믿음을 가다듬자는 생각으로 교리서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일흔을 훌쩍 넘긴 신부를 다시 책상에 앉힌 건 신자 재교육을 향한 열정 때문이기도 했다. 박 신부는 나름대로 책을 연구하며 원문과 비교해 정리를 거듭했고 이른바 박 신부표 「가톨릭교회 교리서」 정리본을 만들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은 세계 교회에 큰 반향을 가져온 중요한 내용인데도 불구하고 언어가 달라 한국 교회에 동시에 전달되지 않았고 문장이 길고 초점을 잡기 힘들어 제대로 아는 신자들이 없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30년을 맞아 반포된 「가톨릭교회 교리서」와 그 요약본조차 우리나라에서 널리 읽히지 않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사제의 역할은 신자들에게 오른쪽으로 가라 왼쪽으로 가라 말하는 게 아니고 믿음의 이치를 깨우쳐주는 거니까 내 말로, 내 식대로 신자들 눈높이에서 책을 정리했습니다.”

박 신부는 “아는 만큼 믿는다”는 말을 강조했다. “‘믿는다’는 행위에는 내용이 따라야 합니다. 무작정 믿는 사람도 있지만, 내용이 빈약하면 행위가 임시적이고 가공적입니다. 무엇을 믿는지 모르고 좋아하다 보면 신앙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믿음이 변치 않으려면 내용을 알아야 합니다.”

1968년 사제품을 받은 박 신부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1세대 사제로 꼽힌다. 1965년 교황청립 우르바노대 신학과에 편입한 박 신부는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공의회 마지막 회기 현장을 경험했다.

“60여 년 전 제가 신학교에 들어갔던 시절만 해도 가톨릭교회를 ‘종이호랑이’라 했습니다. 거창한데 아무런 힘이 없고 사회적 영향력이 떨어진 채 자가당착에 걸린 상태라는 비판이 컸습니다. 교회 스스로 혁신하고 쇄신한 건 지금 생각해도 기적 같은 일입니다.”

교회의 변화 속에서 이제는 원로 사제가 된 박 신부는 신자들에게 “자신감을 가지자”고 마지막 당부를 했다.

“평신도 희년입니다. 신자들에게 ‘자신감을 가지자, 고분고분하지 말자, 적극적으로 나서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평신도들도 이미 성령을 받은 사람들이니까 성직자는 그들을 도울 따름입니다.”

1940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난 박 신부는 1965년 가톨릭대학교를 졸업하고 1968년 교황청립 우르바노대 교의신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68년 사제 수품 후 오스트리아 브레겐츠 성 골롬반본당 사목을 시작으로 덕진ㆍ팔마ㆍ영등동본당 주임과 광주가톨릭대 교수 등을 지냈다.

유은재 기자 you@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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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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