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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전 승리 후 “자연스레 성호 긋게 되더라고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수비수로 활약한 고요한(요한)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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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까지 왔는데 못 뛰면 서운해요’ 하면서 속으로 묵주기도 1단을 바쳤어요. 그순간 곧바로 신태용 감독님이 절 호출하더군요.”



묵주기도가 통했던 것 같아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축구 국가대표 수비수로 출전한 고요한(요한, 30, FC서울) 선수가 지난 6월 27일 열렸던 F조 3차전인 독일과의 마지막 경기에 대해 회고했다. 지난 12일 FC서울의 연습구장이 있는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고 선수는 “신기하게도 묵주기도가 끝나자마자 황희찬 선수와 교체 투입돼 추가시간까지 20여 분 정도 뛰었다”고 말했다.

독일과의 경기에서 승리할 것이란 느낌이 들었느냐는 질문에 고 선수는 “왠지 사고를 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면서 “전반을 우리 계획대로 0대 0으로 잘 버텨줬고, 무엇보다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가 끝나고도 우리가 2대 0으로 승리한 덕분에 당연히 16강에 진출한 줄 알았다면서 멕시코가 도와주지 못해 16강 진출이 좌절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털어놨다. 고 선수는 독일전 승리 세레모니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십자성호를 그었다. 이것이 카메라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에게 전해졌다.

그는 “외국 선수나 다른 종교를 가진 선수들은 골 세러모니로 기도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면서 “자연스럽게 신앙을 드러내는 것은 그리스도이라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TV로 경기를 시청하신 어머니도 제가 십자성호를 긋는 것을 보시고 “잘했다”고 하셨어요. 독실한 신앙인이신 저희 부모님은 “항상 천주교 신자임을 드러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날은 독일전 출전과 승리에 대한 감사의 마음 때문에 저도 모르게 십자성호를 그었습니다.”

그는 몸에 새긴 문신으로도 신앙을 드러내고 있다. 뒷목에는 ‘주님 뜻대로 이루어지소서’라는 글귀가 영어로 새겨져 있다. 왼팔에는 천사 날개와 예수님, 성모님,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 십자가 등을 새겨넣었다. 거의 전부가 ‘성화(聖畵) 문신’이다.

초등학교 때 육상선수로 운동을 시작한 고 선수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축구로 전향했다. 육상대회에 나갔다가 축구부 감독 눈에 든 것이다. 중학교를 마치고는 곧바로 FC서울에 입단해 14년째 주전 선수이자 주장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인터뷰 하루 전인 11일 열린 포항스틸러스와의 원정경기에선 전반 15분에 선제골을 넣어 3대 0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FC서울의 올 시즌 첫 원정 승리 경기였다.



수입의 10는 어려운 이웃 위해

고 선수는 10년 넘게 수입의 10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부모님 손에 이끌려 간 자리에서 이태석(요한, 1962~2010) 신부를 만나면서부터다.

“이태석 신부님은 “수단 사람들이 우물이 없어서 물을 못 마시고 있다”고 하셨지요. 그래서 저는 “그러면 제가 우물 10개를 파드리겠습니다” 하고 약속했습니다. 하나둘 우물을 파가고 있었는데, 신부님 건강이 점점 안 좋아지셨어요. 우물 10개를 다 못 보고 돌아가셨습니다.”

이태석 신부와의 만남을 계기로 나눔에 눈을 뜬 고 선수는 십일조 생활을 하면서 부모님을 통해 열심히 나눔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십일조 나눔의 생활을 하니까 더 좋은 일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고 웃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국가 대표팀 선발과 독일전 출전, 큰 부상 없이 FC서울에서 주전 선수로 활약하는 것, 자녀 출산 등 모두 주님께 감사드릴 일이라고 했다.

고요한 선수는 “은퇴할 때까지 오래도록 기억되는 선수로 남고 싶다”면서 “문신으로 새긴 것처럼 하루하루 주님 뜻대로 살려 열심히 노력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살겠다”고 다짐했다.

글·사진=이힘 기자 lensman@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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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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