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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진단]서울과 평양, 그 짧은 거리

유혜숙 안나 대구가톨릭대 인성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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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제3차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북한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 내외와 수행원단을 태운 대통령 전세기는 오전 8시 55분 성남 서울공항을 출발해 9시 50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서울과 평양은 지난 70년간의 단절이 무색하리만큼 짧은 단 1시간이면 충분한 거리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비핵화, 남북관계 개선,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군사 분야 합의가 담긴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 ‘9.19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하였고,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백두산 정상 장군봉에 올라 천지에서 담소를 나누고 손 하트를 그리며 기념 촬영도 했다.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 관계자들이 함께 가진 식사, 특히 옥류관 평양냉면을 함께 들던 순간과 제주의 물이 담긴 생수병에 백두의 물을 담는 순간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 추석 명절, 한 방송사에서 ‘서울ㆍ평양 두 도시 이야기’를 방영하면서, 평양의 4대 음식인 평양냉면, 녹두지짐, 평양온반, 대동강숭어국을 소개했고, 북한의 김치와 맥주, 피자와 퐁듀 등의 음식도 소개했다. 한강이 서울을 강남과 강북으로 나누는 데 비해 대동강은 평양을 동평양과 서평양으로 나누고 있는데, 그 전경이 참으로 비슷했다. 어려서부터 반공교육을 받았고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를 들으며 성장한 나로서는 TV 화면 속에서 펼쳐지고 있는 풍경이 상상조차 못 해보던 그런 일이었기에, 한편으로는 참으로 낯설고 생경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만큼 감격스럽고 벅차기도 했다.

우리가 늘 말하는 ‘일한다’, ‘돈 번다’는 표현 대신 ‘봉사한다’는 표현을 쓰는 북한 노동자들의 인터뷰도 참으로 신선했다. 곰곰이 생각할수록 곱씹을 거리가 많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쩡하다’로 표현되는 북한의 김치 맛도 보고 싶었고, 대동강 선상에서 시원한 맥주도 마셔보고 싶었다. 기차를 타고 북한 이곳저곳을 여행해보고 싶었고, 한라에서 백두까지, 더 나아가 대한민국에서 저 멀리 유럽까지도 여행해보고 싶었다. 실제로 ‘9.19 평양공동선언’에 ‘동ㆍ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 조성’이 담겨 있으니 이런 상상이 그저 꿈만은 아닐 것이다. 더구나 이 소식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전해졌다. 서울과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취재한 내외신 기자단만 수천 명이었고, 최근 UN 총회에서 남북한 문제가 공식적으로 제기되기도 했다.

제3차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이 시점에서 두 정상이 백두산 천지에서 두 손을 들고 서로 맞잡을 때 빛나던 하트가 우리 민족의 화해와 일치의 상징이 되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의 실마리가 되길 간절히 기원해본다. 아울러 들을 때마다 눈물이 나는 “잘 있으라 다시 만나요. 잘 가시라 다시 만나요. 목메어 소리칩니다. 안녕히 다시 만나요”라는 노랫말처럼, 우리 민족이 다시 만날 그날을 손꼽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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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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