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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편견과 싸우는 학교 밖 청소년들

전은지 헬레나(신문취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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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패배자가 아녜요.”

‘학교 밖 청소년’들은 매일 편견과 싸운다. 패배자, 문제아, 낙오자. 그들에게 붙는 꼬리표다.

학교를 그만두는 청소년이 모두 비행을 저지른 건 아니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학교 밖 청소년 실태 조사’ 결과가 말하듯 청소년들은 꿈을 찾고 싶어서, 자기 자신이 원하는 걸 공부하고자 학교를 그만뒀다. 개인적인 상처와 아픔을 치료하고자 학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런 학교 밖 청소년이 서울에서만 해마다 1만 명 안팎으로 쏟아져 나온다. 분명 적은 수가 아니다. 사회와 어른들은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손가락질을 멈추고 이들이 학교 밖에서 이루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들여다봐야 한다.

살레시오 미래교육원이 운영하는 학교 밖 배움터 ‘바라지’의 교육목표는 ‘배워서 남 주자’다. 목공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은 실용적인 수업을 듣는다. 정성으로 만든 책상과 책장은 동네 어린이공부방과 이주노동자 가정에 전달한다. 청소년들은 이밖에도 도예, 3D 프린팅, 영상 제작을 배우며 자유롭게 꿈꾼다. 스스로 발걸음 했든, 친구 따라 머물게 됐든 너나 할 것 없이 편견의 상처를 사랑의 숨결로 바꾸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3월부터 학교 밖 청소년에게 매달 20만 원씩 ‘교육참여수당’을 지급한다. 나라가 비행청소년들에게 용돈을 준다는 비난이 벌써 쇄도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청이 지급하는 수당은 학업중단학생지원센터에 등록한 학생들에게만 돌아간다.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이제야 마련됐을 뿐이다.

청소년이 학교 밖으로 이탈하지 못하도록 선진국형 교육을 도입하자는 거창한 꿈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학교를 떠난 청소년들도 건강한 사회인으로 자랄 기회를 줘야 한다는 말이다. 이들은 사랑받아야 마땅할 미래의 희망이다. 우리는 햇빛을 비춰 그림자를 걷어내고 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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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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