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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그들이 아닌 우리, 외국인 선교사

이학주 요한 크리소스토모(보도제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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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름은 두봉입니다. 두견새 할 때 두(杜)자에 봉우리 할 때 봉(峰)자를 씁니다. 그러니까 저는 산봉우리에서 우는 두견새죠.”

지난 17일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 선교센터에서 만난 두봉 주교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한국가톨릭해외선교사 교육협의회가 예비 선교사 교육을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그는 한국에서 지낸 60년 선교 인생을 털어놓으며 후배 선교사에게 진솔한 조언을 건넸다.

두봉 주교는 가장 먼저 파견된 나라 언어와 문화를 익힐 것을 당부했다. 이해와 소통 없이는 마음을 움직일 수 없기에. 두봉 주교는 ‘그들’이 아닌 ‘우리’가 되는 것이 바로 선교사의 삶이라고 강조했다.

두봉 주교는 진정 ‘우리’였다. 1954년, 26살 나이로 한국에 온 순간부터 쭉 그랬다. 프랑스 성(姓) 뒤퐁을 버리고 두봉으로 다시 태어났다. 안동교구장으로 지내는 22년 동안에도 가난하고 억압받는 사람들과 함께했다. 그는 늘 오를레앙 출신 ‘뒤퐁’이 아닌 안동 사람 ‘두봉’이었다.

한국 나이로 아흔이 넘은 두봉 주교는 그러나 아직도 자신을 ‘이방인’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고 토로했다. 단지 서양인이라는 이유로 신자들이 기본적인 예절조차 갖추지 않을 때 섭섭함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세배하러 와서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멀뚱멀뚱 쳐다만 본다든가, 다 비우지도 않은 잔에 포도주를 따라 제사 때나 볼 법한 첨잔을 한다든지.

외국인 선교사도 이 땅에 교회를 세운 주역이다. 지난 2016년, 병인순교 150주년을 맞아 한국을 찾은 성 다블뤼 주교의 후손인 한 신부는 감격해 했다. “숙부가 순교한 한국은 가족의 땅”이라고.

하지만 과연 우리는 이들을 진정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있을까. 우리 자신에게 던져야 할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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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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