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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지에서 온 편지-남수단] 이상권 신부님 부임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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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8일 금요일, 드디어 이상권 미카엘 신부님이 남수단에 선교사제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쉐벳-아강그리알 신부들과 봉사자들과 선교지 신자들은 한 달 전부터 이날을 기다려 왔습니다.

남수단 수도 주바에서 우리의 선교지까지는 UN비행기를 한 번 타고 내려도 차로 험한 길을 4시간 이상 가야 하는 힘든 여정입니다. 이상권 신부님과 교구 신학생(나광선·김영철) 일행은 원래는 7일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사정이 생겨 8일 오후에나 주바에서 비행기를 탈 수 있게 됐습니다.

더구나 이날은 남수단 독립기념일 하루 전 날로서, 수도 주바에서는 남수단 대통령과 부통령이 함께 모여 기념 성명을 발표하려던 중 경호부대들의 우발적 충돌이 유혈총격사태로 번져 현지 방송에 따르면 270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한 날이기도 합니다.

불과 몇 시간 차이로 큰 소요를 겪지 않은 채 무사히 선교지로 오는 비행기를 탈 수 있게 되어 다행스러웠지만, 어쨌든 이상권 신부님은 선교지로 부임한 첫 날부터 폭력과 무질서가 만연한 남수단의 실상을 체험하게 된 셈입니다.

정지용 신부님이 룸벡공항으로 이상권 신부님 일행을 마중 나갔습니다. 룸벡교구와 계약서를 교환하고 외국인 등록을 마치고, 쉐벳으로 돌아오니 벌써 시간은 저녁 6시가 됐습니다. 그러나 쉐벳본당은 최종 목적지가 아닙니다. 이제 부임지인 아강그리알을 향해 숲길을 한시간 가량 더 차를 타고 들어가야 합니다.

이상권 신부님을 아강으로 데리고 가기 위해 쉐벳에는 제가 미리 마중 나갔습니다.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할 무렵에야 아강그리알에 도착했습니다.

이상권 신부님은 5년 전에 부제 실습으로 아강그리알에 왔었고, 2년 전에도 한 달 가량을 선교실습으로 이곳에서 살기도 했었지만, 이번에 들어오는 기분은 감회도 새롭고 너무도 설레였다고 합니다. 신부님을 기억하는 신자들도 마을 입구 5㎞ 지점까지 미리 나와 기다리며 춤과 노래로 신부님을 반겼습니다.

“아부나 마이클”을 연호하며 열렬히 신부님을 반기는 아이들과 신자들에게 이 신부님은 다가가 그들의 손을 잡으며, 함께 살게 되어 기쁘다고 대답해주었습니다. 이날 저녁 비가 내려 다소 쌀쌀한 날씨였지만, 아강그리알 본당 신자들은 해가 지고도 한참동안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이날을 기념했습니다. 유혈 총격전으로 남수단 수도 주바에서는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던 이날, 남수단 다른 한편 숲속에서는 사람들이 기쁨으로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선교사제는 두려움과 공포를 몰아내고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과 참 사랑을 전하기 위해 파견되었습니다. 축복된 이날의 기쁨과 감동이 이상권 신부님의 선교사제로서의 삶에 큰 힘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 후원금은 수원교구 해외선교지를 위해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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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선교지 신부님들과 교우들을 위한 묵주기도, 주모경 등을 봉헌한 뒤 해외선교후원회로 알려주시면 영적꽃다발을 만들어 해외선교지에 전달해 드립니다.
※ 문의 031-268-2310 해외선교후원회(cafe.daum.net/casuwonsudan)

이상협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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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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