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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세이] 나는 큰 아이 입양 엄마입니다 (1) / 황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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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제 나이 29살, 결혼 1년 6개월 만에 첫아이를 신생아가 아닌 25개월(3살)이 된 사내아이를 입양한 젊은 엄마. 고로 낳은 걸로 치자면 26살이란 나이에 입양이란 바닥(?)에 첫 발을 내딛은 저는 젊디 젊은 큰 아이 입양 엄마였습니다.

그리고 첫 아이의 입양 이후 8년 만에 5살 된 둘째 사내아이를 입양해 지금은 두 아들의 엄마로 살고 있는 이젠 조금 나이 있는 엄마가 됐습니다.

남들은 자아가 다 형성된 큰 아이를 입양해 어떻게 키우냐고 묻습니다. 남들은 큰 아이를 입양해 아이가 잘 적응하겠냐고, 힘들지 않냐고 제게 종종 물어옵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전 그냥 남들처럼 아이들이 잘 커주고 있고, 연장아(만 1세 이상 입양아동)지만 전혀 힘들지 않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처음부터 이 두 아이에게 연장아란 전제 조건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입양은 제 남편의 버킷리스트 3호 목록이었습니다.

전 장애인들이 생활하는 그룹홈 봉사자였고, 남편은 그 그룹홈을 관리하던 팀장(부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으로 만난 것이 우리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장애인들과 허물없이 즐겁게 함께하는 모습의 절 보자마자 첫눈에 반했다고 하더군요.

그와 연애를 시작하고 두 번째 만나던 날, 그가 제게 뜬금없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전 결혼하면 꼭 입양을 할 거에요.”

누가 물어 본 것도 아니었고 딱 두 번째 만남이었을 뿐인데 그가 제게 건넨 말이었죠. 뒤늦게 서야 안 사실이지만, 남편은 결혼 전 다른 여자 친구들을 만났을 때도 그런 말을 던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모두들 하나 같이 그 소리를 듣자마자 줄행랑을 쳤다고….

그런데 유일하게 도망가지 않은 여자. 사실은 그 말을 귓등으로 듣고 흘렸던 건데…. 그 여자가 바로 저였다는 겁니다. 그렇게 우린 결혼을 하면 꼭 입양을 하리라 마음먹은 남자와 유일하게 그 말을 듣고 도망가지 않은 여자로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부부가 되었습니다.


황보현(빈첸시아·41·가톨릭생명사랑가족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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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8-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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