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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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방한으로 본 한국교회 쇄신 과제

몸소 보여준 ‘쇄신’ 메시지 ‘실천’으로 응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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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의 각 계층별로 가진 만남의 자리에서 발표한 메시지들을 통해 ▲성직자 중심주의에서 평신도의 소명으로, ▲세속적 가치에서 복음적 가치로, ▲물질주의와 부유함을 떠나서 가난한 교회로, 그리고 ▲자비롭고, 위로를 주는 교회로의 변화를 강조했다.

가톨릭신문은 교황 방한이 공식 발표된 지난 6월, ‘교황 방한, 응답하라 2014 한국교회’라는 이름으로 설문 조사와 연재기획을 마련했다. 이 기획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 개혁으로 몸소 보여준 교회 쇄신의 메시지에 한국교회가 적극 응답하는 것이 교황 방한 준비의 최우선적인 과제임을 천명했다. 314명의 여론주도층과 일반 신자 등 총 734명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는 한국교회 신자들이 현재 교회의 모습이 쇄신을 절실하게 필요로 한다고 생각함을 분명하게 밝혔고, 한국교회 안의 뿌리 깊은 쇄신과 척결의 영역과 그 긴급성을 증명했다.

조사를 통해 나타난 한국교회의 우선적인 쇄신 과제는 ▲성직자들의 권위주의와 성직중심주의 ▲사목이 아니라 관리가 강조되는 교회 운영 ▲교회 안의 세속주의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의 문제 ▲사회교리에 대한 무관심 ▲신앙과 삶의 유리 ▲평신도들의 미성숙하고 개인주의적인 신앙 등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회의 자기 성찰과 관련된 언급은 교회의 각 계층별로 가진 만남의 자리에서 발표한 메시지들에 집중돼 있다. 교황은 14일 한국 주교단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16일 수도자와 평신도 대표들을 각각 만났다. 15일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통해 일반 신자들과 만났고, 시복식을 통해서 수십만 명의 신자, 비신자들과 만남을 가졌다.

이 메시지들을 통해 나타난 교회의 쇄신에 대한 촉구는 네 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성직자 중심주의에서 평신도의 소명으로, ▲세속적 가치에서 복음적 가치로, ▲물질주의와 부유함을 떠나서 가난한 교회로, 그리고 ▲자비롭고, 위로를 주는 교회로의 변화가 교황이 전하는 핵심적인 메시지들로 요약된다.



성직자 중심주의에서 평신도 소명으로

교황 방한의 가장 큰 목적 중의 하나인 124위 시복식에서 교황은 애덕에 바탕을 둔 한국 천주교 초대교회의 공동체적 삶은 “평신도 소명의 중요성, 그 존엄함과 아름다움에 대하여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강조했다. 평신도들에게 한 연설(16일)에서는 한국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교회의 친교 안에서 대대로 보존해 온 평신도들의 신앙”을 물려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교회의 미래는 “친교와 참여, 은사를 함께 나누는 영성에 기초를 둔 교회관의 발전에 전폭적으로 좌우될 것”이라며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친교의 교회론’을 강조하면서 교회는 평신도들의 “공헌이 근본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느님의 교회가 지닌 ‘유일한 사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세례 받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하도록 하기 위해서, 교황은 사제들이 성직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할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16일 서강대를 ‘깜짝’ 방문, 예수회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 성직자들의 태도는 너무나 자주 교회에 해를 끼치는 성직주의에 빠진다”며 사목자로서의 모습을 잃지 않기를 당부했다. 교황은 심지어 “교회는 많은 상처를 안고 있는데, 종종 사제들이 그 상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날 교황과 함께 있던 예수회 잡지 ‘라 치빌타 카톨리카’ 편집장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는 바로 이 점을 교황은 한국교회에 충고로 주고 싶어한다 단언했다.

교황은 시복된 124명 순교자들 중 주문모 신부 한 명을 제외한 모두가 평신도였음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교황은 주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러분들은 평신도들에게서 시작되어 여러 세대에 걸친 그들의 충실성과 끊임없는 노고로 크게 자라난, 매우 비범한 전통의 상속자들”이라고 말했다.

세속적 가치에서 복음적 가치로

교회 안에 만연한 세속적 가치에 대한 경고는 교황 프란치스코가 일관되게 강조하는 것이다. 교황은 주교들에게 한 연설에서 매우 단호한 어조로 말한다. 한국교회는 경제적으로 발전했지만, “매우 세속화되고 물질주의적인 사회의 한가운데에서 살고 일하기 때문”에 사목자들은 “성공과 권력이라는 세속적 기준을 따르는 생활 양식과 사고방식까지도 복음서에서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기준보다 우선하여 취하려 하는 유혹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그래서 분명하게 경고한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형제 사제들에게 권고합니다. 그러한 온갖 유혹을 물리치십시오.”

교황은 이미 첫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 93~97항을 할애해 이러한 ‘영적 세속성’은 “신앙심의 외양 뒤에, 심지어 교회에 대한 사랑의 겉모습 뒤에 숨어서 주님의 영광이 아니라 인간적인 영광과 개인의 안녕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교황은 특히 “영적인 세속성이 교회 안에 스며들면 ‘단순히 도덕적인 다른 모든 세속성보다 더 엄청난 재앙이 될 것’”이라고 크게 경계하고 “껍데기뿐인 영성과 사목으로 치장한 세속적인 교회에서 저희를 구하소서”라고 기도한 바 있다.

물질주의와 부유함 떠나 가난한 교회로

가난한 교회,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라는 주제는 방한 기간 내내 교황의 모든 연설에서 단 한 번도 빠짐없이 되풀이됐다. 주교들을 향해서는 한국교회의 예언자적 소명 실천은 ‘가난한 사람들과의 연대’를 통해 나타나야 한다고 강조했고, 평신도들에게는 “가난한 이들과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다가가는 일에 직접 참여하는 여러 단체의 활동을 높이 치하한다”고 말했다. 특히 수도자들을 향해서는 “청빈 서원을 하지만 부자로 살아가는 봉헌된 사람들의 위선이 신자들의 영혼에 상처를 입히고 교회를 해친다”고까지 신랄한 표현을 했다.

교황은 그러나 이러한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단지 자선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교회가 그것을 사업적인 차원으로 축소시켜서는 안 되며 “인간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나아가 ‘교회의 풍요한 유산인 사회 교리’를 바탕으로 한 강론과 교리 교육을 통해 ‘가난한 사람들과의 연대’ 정신이 ‘그리스도인 생활의 필수요소’로 여겨지고, “신자들의 마음과 정신에 스며들어야 하며, 교회 생활의 모든 측면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비롭고, 위로를 주는 교회로

하느님의 ‘자비’는 교황 프란치스코를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열쇳말의 하나이다. 서강대에서 교황은 사제들에게 “하느님의 백성을 비난하지 말라”며 “그들을 위로하라”고 말했다. 교회를 ‘야전병원’으로 표현해 온 교황은 이 자리에서 “하느님의 사랑으로 위로받지 못하는 상처는 없다”며 “바로



가톨릭신문  201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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