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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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땅에 평화] 교회는 왜 현실 문제에 소리를 내는가

세상에 있는 교회, 세상 문제에 무관심해서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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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도인이 사회문제에 참여하는 것은 마땅하고 옳은 일이다. 지난 6월 전국 각 교구 주교들이 새만금 현장을 방문해 현지 주민과 환경전문가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평화신문 자료사진

▲ 지난 4월 세월호 참사가 발생 후 마련된 진도 체육관 천주교 부스에서 미사에 참례한 한 수도자가 실종자의 생환을 기원하며 두 손을 꼭 잡은 채 간절히 기도하고 있는 모습. 평화신문 자료사진
 
교회가 가난한 이들을 우선적으로 돌보며 공동선과 사회정의 실천에 노력하는 이유는 삶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방한 귀국길에서 “인간의 고통 앞에 서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게 된다”며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을 지킬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교회가 야전병원이 되어 세상 사람과의 참다운 형제애를 통해 구원의 메시지를 선포하기 위함이다.

예수께서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그리스도인은 형제애와 정의의 복음적 삶을 살아가려는 열정을 잃어서는 안 된다.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을 실천할 때 많은 사목자들이 인용하는 성경 말씀이 바로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다. “그런데 여행을 하던 어떤 사마리아인은 그가 있는 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서는,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에게 다가가 상처에 기름과 포도주를 붓고 싸맨 다음, 자기 노새에 그를 태워 여관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주었다. … 너는 이 세 사람 가운데에서 누가 강도를 만난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하느냐?…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루카 10,30-37).


교회의 현실 참여 모델은 예수 그리스도

가톨릭교회는 세상과 아무 상관 없이 하느님 나라만을 추구하는 피안의 종교가 아니다. 가톨릭교회는 인간 구원사의 무대인 세상에 뿌리를 둔 종교이다. 이 세상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사랑으로 창조되고 보존되기 때문이다.

이를 가장 잘 드러내시는 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분은 참 하느님이시며 참 인간이시다.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셨다는 육화의 강생 신비가 바로 교회가 세상을 등한시 할 수 없는 당위성을 제시하고 있다.

세상의 주관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그분의 지체인 교회는 온 인류 사회를 그리스도의 빛으로 밝게 비추고, 정의의 규범에 부합해 세상에 평화가 퍼져나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선포한다(「교회헌장」 36항 참조).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파견된 이들인 모든 그리스도인은 행동으로써 진리를 증언하고, 사람들의 기쁨과 희망, 슬픔과 고뇌에 동참해 악을 거슬러 싸워야 한다.

이러한 그리스도인의 삶의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신자들 사이에서 “교회가 왜 사회 문제에 관여하느냐!”며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도 있지만 사실 ‘신앙’ 때문에 교회는 인간 삶의 기반인 사회 문제에 깊숙이 관여하는 것이다. 교회가 신앙을 부정하는 경우는 절대로 없으므로, 교회의 사회 문제 참여는 당연한 일이자 의무라는 뜻이다.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박동호 신부는 “하느님께서 인간을 사랑하셔서 세상을 창조하신 것처럼, 그분 아들 예수를 보내 교회를 세우셨다”며 “하느님의 교회가 세상에 관심을 두는 것은 당연하고 마땅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도 내외신 언론 인터뷰에서 “역대 교황의 일관된 가르침 역시 사회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어떠한 정치ㆍ사회적 활동도 망설이지 말라는 것이었다”며 “정치ㆍ사회 문제에 대해 침묵하면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복음의 기쁨」에서 “정의가 모든 정치의 목적이며 고유한 판단 기준이라면, 교회는 정의를 위한 투쟁에서 비켜서 있을 수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고 역설했다. 또 “모든 그리스도인은, 또 사목자들은 더 나은 세계의 건설에 진력하라는 부르심을 받고 있다”며 현실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  

교회는 “단지 영적 차원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과 역사의 구체적 상황 안에 있다. 그 안에서 인간은 하느님의 사랑을 만나고 하느님 계획에 협력하도록 부름 받는다”(간추린 사회교리 60항). 교회가 현실 문제에 무관심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교회는 현실 문제를 복음의 빛으로 해석하고 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 이것이 사회교리다.

사회교리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가는 데 반드시 따라야 할 성찰 원리와 판단 기준, 행동 지침을 담고 있다.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행동을 사회교리 가르침에 일치시켜야 한다. 쉽지 않지만 해야 하는 일이다.

사회교리의 기본 원리는 인간 존엄성의 원리ㆍ공동선의 원리ㆍ보조성의 원리ㆍ연대성의 원리ㆍ재화의 보편적 가치 등이다. 이 원리들을 바탕으로 사회교리는 사회의 기본 세포인 가정과 인간 노동의 문제를 비롯해 경지 경제 문화 국제 공동체에 이르기까지 사회생활에 전반에서 그리스도인이 지켜야 할 지침들을 제시한다. 이 모든 것의 바탕은 언제나 ‘하느님의 사랑’이다 .

교황청에서는 사회교리 전반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간추린 사회교리」를 이미 10년 전에 펴냈고, 우리말 번역본도 2006년에 나와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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