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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주일] ‘전 신자 1인 1예비신자 인도’ 펼친 수원교구 산본본당

열심히 잘 사는 당신, ‘선교의 씨’ 뿌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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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산본성당을 찾은 한 예비신자가 봉사자와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주일미사를 봉헌하고 나오는 김 바오로(30)씨 머리에 사제의 말이 맴돈다. ‘내가 밖에 나가서 주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나?’ 하고 자신에게 물어본다.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평소 신앙생활을 열심히 한다고 자부하는 편이지만 지금까지 전교해 본 적이 없다. 다른 사람에게 신앙을 권유하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박 아녜스(55)씨는 전교가 너무 어렵다고 말한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신자들에게 신앙을 가져보라고 권유하는 편이에요. 가끔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은 있지만, 입교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죠.” 박씨는 전교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다가도 정작 입교로 이어지지 않을 때는 허무하다고 털어놓았다.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는 믿음을 누군가에게 전해주는 것이 무척 어렵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의정부교구 선교사목국장 강신모 신부는 전교란 자신의 삶의 모습에서 전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자들이 전교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전교의 진정한 의미를 알지 못하는 데서 옵니다. 이웃에게 관심과 정성을 쏟는 삶의 모습을 전해주는 것이 바로 전교인데 말이죠.”

전교가 어렵다고 여기는 신자들을 위해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전교하는 이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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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을 모아 이마에서부터 가슴, 그리고 왼 어깨에서 오른쪽 어깨 순으로 십자가를 긋는 것을 ‘십자성호’라 합니다. 다 같이 한 번 해볼까요?”

12일 경기도 군포시 산본성당(주임 이병문 신부). 옹기종기 모여앉은 예비신자들이 서툰 손짓으로 십자성호를 긋는다.

“생각보다 어렵네….” “왼쪽이 먼저에요, 오른쪽이 먼저에요?”

어색해 하는 예비신자들 곁에 본당 신자들이 한 명씩 자리를 함께한다. 성당이 처음인 이들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밝게 잘 사는 것, 마음 여는 열쇠

산본본당이 새 가족 찾기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3~4년 전. 그동안 꾸준히 전교해왔지만 ‘교황님 방한의 결실을 선교로 맺어보자’는 주임신부의 사목 방침에 따라 9월 초부터 ‘전 신자 1인 1예비신자 인도’ 활동을 펼쳤다.

전교주일을 앞두고 신자들의 전교 방법이 궁금해 산본본당을 찾았다. 평소 어떻게 전교를 하느냐는 질문에 의외의 대답이 쏟아졌다.

“엘리베이터에서 이웃을 만날 때마다 밝게 인사하고 안부를 물어요. 처음에는 시큰둥하던 분들도 차츰 마음을 열더라고요.” (윤선희 베로니카)

“다 먹은 자장면 그릇을 내놓을 때 깨끗이 씻어서 둡니다. 문에 붙어있는 교패(敎牌)를 보면서 ‘천주교인들은 상대방을 배려하며 사는구나’라고 느끼길 바라는 마음에서요.” (강나미 요안나)

대단한 활동이 아니었다. ‘이웃에게 관심을 가지며 밝게 사는 것.’ 산본본당 신자들이 한결같이 말한 전교 방법이었다. 이렇게 씨를 뿌리다 보면 언젠가 싹이 트고 열매가 맺는다는 것을 그들은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다.

전교의 밑거름인 기도도 빠질 수 없었다. 이날 성당에 처음 왔다는 정나래(31)씨는 “엄마를 통해서 저를 위해 기도해주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신앙을 가진 사람들의 모습이 좋아 보여 천주교 신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고 입교 계기를 밝혔다. 산본본당은 신자 개인뿐 아니라 각 구역과 반에서 새 신자와 냉담 교우를 찾기 위한 기도를 바치고 있다.



다른 이들에게 시선 돌리기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혼자만의 신앙생활에 만족하고 멈춰버리기 쉽습니다. 내 안으로 맞춰진 시선을 밖으로 돌리기 위해 신자분들에게 전교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병문 신부는 입교자나 세례자의 수가 아니라, 그리스도인으로서 다른 사람을 향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교중미사에는 예비신자 환영식이 진행됐다. 예비신자 35명이 신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성전으로 입당했다. 예비신자들 옆에는 흐뭇한 표정으로 이들을 바라보는 ‘씨 뿌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김유리 기자

lucia@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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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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