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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 뇌병변 장애 3급 정재형씨 (요셉 대전교구 홍보국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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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또다른 이름은 ‘대전교구 홍보국 만능 재주꾼’

▲ 뇌병변 장애 3급인 정재형 주임이 영상편집을 하던 중 활짝 웃고 있다.

▲ 정재형(가운데) 주임이 교구 홍보국장 한광석(오른쪽) 신부 주보 봉사자 등과 함께 대전주보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대전교구 행사에 가면 늘 현장에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교구 홍보국 정재형(요셉 45 대전 대화동본당) 주임이다.

디지털카메라에 삼각대를 갖추고 캠코더 같은 영상 장비까지 양손에 들고 있다. 게다가 취재까지 해야 하니 1인 3역이다. 현장에서 돌아왔다고 해서 일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자료를 저장하고 체계적으로 분류 정리해야 한다. 이어 여러 매체에 보도자료를 넣다 보면 야근이 다반사다. 이 일이 끝나도 교구 누리집을 관리하는 일이 남아 있다.

그는 장애인이다. 뇌병변 장애 3급이다. 쓰러질 듯한 몸동작이 무척 위태로워 보인다. 실은 걷는 일조차 힘겹다. 백일 때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뇌성마비 장애를 안고 평생을 산다.

하지만 그는 장애를 극복했다. 교구청에서 전기나 PC에 문제가 생기면 그를 찾는다. “요셉씨를 통하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찬사가 나올 정도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초ㆍ중ㆍ고 과정을 특수학교 기숙사에서만 보냈던 그는 사회로 나오자마자 고립됐다. 돌아온 집에서조차 적응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가출’(?)을 단행했다. 재수하겠다고 선언한 뒤 자취를 했다. 아이들과 부대끼며 성격을 바꿨다. 세상도 배워나갔다. ‘자기만 아는’ 때로는 ‘답답한’ 장애인 특유의 성격도 고쳤다.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나서야 문제가 뭔지를 깨우쳤고 극복하는 길도 열렸다.

재수를 거쳐 대학 전산학과에 들어간 그는 장애인 야학에서 교사로 봉사하면서 공부했다.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르는’ 아이들을 가르쳐 초등 검정을 통과시켰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지만 학교를 나오니 막상 갈 데가 없었다.

그래서 3∼4년간 PC를 조립해 팔다가 1998년 직장에 들어갔다. 알루미늄 업체의 전산 업무도 했고 전기기계 회사에도 전기 일도 했다. 교회와 인연을 맺은 건 2000년 봄이었다. 교구 누리집 서버 1호를 구축한 것이 계기였다. 7∼8개월 동안 날밤을 새워 가며 주말을 가리지 않고 일한 덕이었다. 그렇지만 외부업체에 맡긴 서버 운영은 어려움이 컸다. 이에 교구의 요청으로 2006년 교구 전산 담당으로 들어오게 됐다.

교구로 취업하는 와중에도 어려움이 없지 않았다. ‘장애인이 뭘 할 수 있겠냐?’는 편견이었다. 그런데 당시 유흥식 주교와 홍보국장 한광석 신부의 적극 추천으로 교구에 들어올 수 있었다.

교구에 들어온 그는 교구 누리집 개편부터 시작했다. 일방적 공지 위주이던 교구 누리집을 교구 공동체 소통의 도구이자 허브로 기능하도록 했다.

“특히 속도와 소통에 초점을 맞췄어요. 교구 누리집에 접속하면 3초 이내에 페이지가 뜨도록 했어요. 이를 위해 첫 화면에 그림이나 이미지를 배제했어요. 그래야 빨라지니까요. 이미지를 못 보는 시각장애인들을 배려하는 차원도 있었지요. 또 청각장애인들도 교구장 주교님의 메시지를 쉽게 접하도록 영상 메시지도 만들고 자막을 넣었어요.”

이같은 노력 덕에 대전교구 누리집은 소식이 충실하고 빠른 것으로 정평이 났다.

그가 교구에서 일하는 데 결정적 도움을 준 유 주교는 “장애라는 핸디캡을 안고 있지만 정재형 요셉 주임은 전문성이나 신앙심 교회에 대한 사랑과 열정에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면서 “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과 똑같이 일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해 주었기에 저도 무척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글·사진=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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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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