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7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홍보 주일 특집] 소통하는 가정 문화 위해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매주 O요일은 가족과 식사하며 대화하는 날로

가정에서 대화가 사라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 절반 이상이 하루에 부모님과 채 1시간도 얘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아버지와 1시간도 얘기하지 않는 학생은 63.8였고 어머니와 1시간도 얘기하지 않는 학생은 49.2였다.

게다가 최근 스마트폰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가족 간 대화는 더욱 줄어드는 추세다. 식당에 가더라도 부모와 자녀가 아무런 얘기 없이 각자의 스마트폰을 보며 음식을 기다리는 모습이 낯설지 않은 현실이다. 이건 아니다 싶어 부모 중 누구라도 자녀와 대화를 시도해 보지만 막상 할 얘기가 없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요즘 학교생활은 어떠니 공부는 잘되니?”(부모)

“몰라.”(자녀)

“친구들이랑은 잘 지내니?”

“몰라.”

대화는 더 이어지지 않는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나눌 수 있는 공통된 화제가 없다. 함께 시간을 보내며 부대끼다 보면 할 이야기도 생기지만 아빠는 아빠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자녀는 자녀대로 시간을 보내는 현대 한국 사회 가정 문화에선 가족이 함께 모이는 것은 그야말로 특별한 ‘이벤트’ 가 됐다.

직장을 다니는 부모는 이른 출근과 잦은 야근 회식으로 자녀들 얼굴 볼 틈이 없고 자녀들 역시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학교와 학원을 오가느라 부모와 제대로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없는 것이다.

고2 아들을 둔 김명현(사무엘 48)씨는 “어쩌다 일찍 퇴근하는 날이면 아들은 학원 가느라 집에 없고 아내도 약속이 있다고 늦으면 집에 혼자 있게 된다”면서 “사실 평일엔 아들과 마주치는 날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부부 사이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 부부 3쌍 중 1쌍은 하루에 30분도 채 얘기하지 않는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13년 기혼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부부의 29.8가 하루 평균 10~30분 대화한다고 했다. 8.6는 10분 미만이라고 답했다. 또한 자녀가 태어나 클수록 부부 사이 대화는 더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13개월 된 딸을 키우는 신송현(34)씨는 “남편에게 육아의 고충을 토로해도 남편이 내 말을 온전히 이해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인터넷 육아 카페 회원들과 대화하면서 위로를 받는다”고 말했다

가족이 서로 대화하지 않으면 어느새 대화하는 법마저 잊어버리게 된다. 어떤 말을 건네야 하는지 어떻게 이야기를 들어줘야 하는지 오히려 가족이기에 더 어렵게 느껴지는 역설적 상황에 놓인다. 또 부모와 자녀 부부 사이기에 무심코 던진 한 마디가 더 큰 상처로 남기도 한다. ‘가정은 소통을 배우는 첫 자리’(프란치스코 교황 2015년 홍보 주일 담화 중에서)라지만 정작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다.

중고등학생 자녀들은 “고민이 있으면 친구들한테 털어놓지 엄마 아빠한테 말하진 않는다”면서 “무슨 말을 꺼내도 언제나 ‘공부나 열심히 하라’는 말로 끝나기에 집에선 별로 입을 열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가정에선 대화와 소통이 이뤄져야 함은 명백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정에서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법 존중하며 말하는 법 다른 이의 관점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자기 관점을 표현하는 법을 배운 아이는 사회에서 대화와 화해를 증진하는 사람이 된다”고 했다.

그러려면 부모 역할이 중요하다. 아이들은 부모에게서 가장 먼저 말을 배우기 때문이다. 한국비폭력대화센터 이윤정(요안나) 부대표는 “부모는 어른으로서 자녀에게 대화하는 모범이 돼야 한다”면서 “평가하지 않고 구체적이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표 참조)

이와 함께 스마트폰 시대의 역기능으로 가족 간 대화가 줄었다면 이를 소통의 도구로 활용해 순기능을 극대화하면 된다. 가족 카톡방 밴드 등 가족만이 쓸 수 있는 SNS 서비스를 활용해 자연스럽게 대화 물꼬를 트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고 가정의 가치를 공감하는 데 있다. 수원교구 가정사목연구소 소장 송영오 신부는 “가족이 함께 모여 밥을 먹는 시간을 만들고 공통된 화제를 찾으려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가족이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며 가정이 귀하다는 것을 먼저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5-05-17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17

시편 97장 6절
하늘은 그분의 의로움을 알리고, 모든 백성은 주님의 영광을 보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