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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회칙] 생명을 살리는 교회 - 교구별 생명환경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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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적 삶을 사는 실천으로 지구 환경 위기 극복해야

이제는 ‘실천’이다. 지난 6월 18일 반포된 회칙 「찬미를 받으소서」(Laudate Si’)는 생태적 회심을 통한 새로운 삶을 촉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 세대에 물려줄 지구를 위해 교회는 또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이번에 발표된 새 회칙뿐 아니라 그간 교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여러 회칙과 권고 교서 메시지 연설 등을 통해 환경 오염과 생태계 파괴 문제를 짚고 피조물에 대한 존중과 보존을 역설해 왔다.

그랬기에 한국 교회도 그간 ‘생명을 살리는 교회’를 지향하며 다양하고도 구체적인 실천 운동을 전개해왔다. 교구마다 본당마다 그 양상이나 정도는 달랐지만 모든 창조물은 바로 ‘성령의 감실’이고 하느님께서는 피조물 안에서 피조물을 통해 피조물과 함께하신다는 영성적 자각을 토대로 ‘생태적 삶을 사는 교회공동체’를 이루고자 노력해왔다.

문순덕(로사 66 서울 동작동본당)씨는 음식물 쓰레기도 허투루 버리는 법이 없다. 식탁에서 나오는 남은 밥이나 반찬 과일 껍질 등은 EM(유용 미생물군) 액에 발효시켜 6.61㎡ 남짓한 공동주택 1층 텃밭 비료로 쓴다. 쌀뜨물로 EM 액을 만들어 텃밭에 키우는 상추나 아욱 부추 호박 고추 등에 뿌려준다. 가족들이 입다가 낡은 중고의류도 꼭 재활용품 판매장에 넘긴다. 먹거리는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매장에서 친환경농산물을 소비하는 게 철칙이 되다시피 했다. 10여 년 전 본당에서 우리농 활동을 하게 되면서 ‘즐거운 불편’ 운동에 맛 들인 게 계기였다.

소박하고 검소한 삶 지향

‘즐거운 불편’ 운동은 서울대교구가 2003년 교구 시노드에서 나온 환경에 대한 성찰이 담긴 대표적 실천 운동이다. 2006년 6월 당시 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이 사목 서한 「생태적 삶을 사는 교회공동체」를 발표하고 그 실천 운동으로 ‘즐거운 불편’을 제시하면서 대표 브랜드와도 같은 환경 실천 운동으로 떠올랐다.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위원장 조해붕 신부)에서 추진하는 ‘즐거운 불편’은 한마디로 소박하고 검소한 삶을 뜻한다. 불편한 것이 힘든 오늘의 사회에서 조금 불편해도 즐거운 여러 가지 과제들을 신자 개개인에서부터 본당 단위의 실천으로까지 다양하게 엮어내고 있다.

가톨릭 생태 유아교육 역시 ‘즐거운 불편’을 유아 교육에 적용한 사례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가 수탁 운영하는 쌍문2동 구립어린이집 역시 이 교육을 받고 생태 교육 현장으로 바뀌었다. 해마다 2∼4명씩 교사가 연수에 참가 생태 교육을 받으면서 이를 유아 교육에 접목 어린이들이 먹거리와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이끌었고 이 같은 실천은 부모 교육을 통해 가정에까지 퍼졌다. 나아가 ‘탄소 발자국 줄이기 운동’을 도입 이산화탄소 줄이기를 삶 속에서 실천하도록 했다.

유소정(클라라 46) 쌍문2동 어린이집 원장은 “된장이나 간장 김치도 저희가 직접 담가 아이들 교육에 활용하고 아이들이 바른 먹거리를 선택하도록 영양교육에 집중하며 부모교육을 통해 생태 영성을 가정에서까지 실천하도록 함으로써 생태 영성을 생활화했다”고 전했다.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는 또 2004년 생명이신 하느님의 초대에 대한 응답으로 그리스도인들이 창조물을 존중하고 보살피기 위한 지침을 열 가지 계명 형식으로 모아 생활실천운동을 확산시키고자 했다. 그 계명은 △어머니이신 땅을 공경하라(땅) △생명의 물을 사랑하라(물) △자연에 부담을 주지 말라(에너지) △생명의 밥상을 차려라(먹거리) △우리 몸을 존중하라(건강) △하늘을 더럽히지 말라(교통) △단순하고 소박하라(주거) △흔적을 남기지 말라(쓰레기) △더불어 살아라(공동체) △함께 가르치고 배워라(교육과 문화) 등으로 이뤄져 있다.

교육 환경탐사 등 다양한 활동들

수원교구 환경위원회(위원장 양기석 신부)는 해마다 환경 축제를 통해 초등학생과 학부모들이 가족 단위 환경 체험을 통해 환경 의식을 높이고 있다. 올해는 특히 탈핵 학교를 열어 에너지에 대한 교회의 관심을 환기한다. 아울러 핵발전의 위험성을 알리고자 지역 단체들과 탈핵 캠페인에도 함께하고 있다.

생태적 실천을 지향하는 지역 공동체 운동도 교구 환경위원회에서 함께하고 있는데 수원 화서동본당 신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지역공동체 ‘마중물’(회장 최순영)이 대표적이다.

인천교구 환경사목위원회(위원장 김윤석 신부)도 환경 교리를 중심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본당이나 지역아동센터 관련 단체에 대한 환경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교구 환경사목위원회와는 별개 단체지만 교구 인준단체인 인천가톨릭환경연대(선임대표 박흥렬)도 교육과 동아리 지역 현안 연대 등에 열심이다. 환경탐사단으로 초등학생 대상의 ‘민들레’나 중고생 대상의 ‘푸르미’를 결성 매달 한 차례씩 환경탐사를 하고 있는데 올해는 ‘습지’를 주제로 강화 매화마름이나 태안 신두리 두웅 습지 순천만 갈대밭 등을 다녀왔다. 또한 올해 처음으로 생물군집 서식 공간을 지칭하는 비오톱(biotope) 해설사 양성과정을 개설해 교육한 뒤 습지 보호와 모니터링 활동을 시도하고 있다. 인근 계양산 골프장이나 아라뱃길 경인운하 등 지역 환경현안 연대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10여 년 전부터 전개해온 ‘아나바다 가정 만들기 운동’도 특기할 만하다.

박흥렬(바오로 52) 인천교구 환경사목위원회 위원은 “이번에 발표된 교황님의 회칙 번역이 마무리되면 신자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는 모임을 만들어 공부하겠다”며 “회칙이 회칙으로만 끝날 게 아니라 교회가 친환경적으로 변화되는 계기가 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부산교구 생명환경위원회(위원장 김인한 신부)도 생태교육에 주력하고 있고 교구 생명환경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유영일 신부가 주관하는 밀양의 감물생태학습관은 공동체 회복과 자연과의 조화를 배우는 생태신학의 기초 과정을 비롯해 생태학교 체험 과정 청소년 수련과정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 생태질서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이 밖에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신종호 신부)는 위원회 내에 생태분과를 둬 생태보전 활동과 탈핵 운동에 전념하고 있다.

창조보전연대

이같은 교구별 지역별 창조보전운동은 ‘창조보전연대’라는 네트워크로 묶여 전국적인 생태 사도직의 장을 형성해가고 있다.

창조보전연대 대표 양기석 신부는 “생태적 회개를 통해 생명 가치로 모든 창조물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생태 사도직”이라며 “여러 환경지표를 보면 생태계 보전은 늦어도 너무 늦었지만 이제라도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느님 앞에 창조보전 실천을 해나가야만 일종의 나비 효과처럼 세상에 커다란 환경적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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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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