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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심도직물 노조 결성에 큰 기여한 송옥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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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사당하는 노동자 외면할 수 없어”

▲ “강화 심도직물 노동조합 사건은 교회와 사회 언론에서 다양한 반향을 불러 일으킨 데 그치지 않고 가톨릭 교회가 사회사목에 투신하는 토대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회고하는 송옥자씨. 오세택 기자

“강화 심도직물 노동조합 사건은 제 인생을 바꿨습니다. 가톨릭노동청년회(JOC) 회원으로서 노동 현실과 문제를 복음에 비춰 관찰하고 판단하고 실천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입니다.”

당시 JOC 서울대교구 회장으로 활동하던 송옥자(마리아 고레티 74)씨는 “강화의 여성 노동자들과 팀 모임을 함께하면서 노동자들이 겪는 문제에 어떻게 응답할지 성찰하는 기회가 됐다”고 말문을 뗐다.

“딸 셋만 있으면 부자 된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어린 여성 노동자들이 많았던 강화도에서 그는 어떻게 하면 연약한 여성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도록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이들이 일하는 직물업체들의 열악하고 가혹한 노동 환경과 조건을 보고 듣고 판단하면서 여성 노동자들이 이 같은 여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 데 함께 연대했고 2년여 노력 끝에 노조를 결성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래서 그는 노조의 ‘배후 조종자’로 지목돼 한동안 강화성당 밖으로 나설 엄두조차 내지 못하기도 했다.

“1965년 말만 해도 강화도는 다리가 없어 배를 타고 들어가야 했는데 참 힘들게 다니며 여성 노동자들과 팀 모임을 하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네요. 그때는 숱한 노동자들이 해고당하고 경찰에 연행되며 부당행위를 당했어요. 지독한 가난 때문에 먹지도 못하고 혹사당하는 여성 노동자들을 모른 척할 수 없었지요. 그럼에도 교회의 관심과 배려 속에서 연약한 여성 노동자들과 함께하며 노동운동에 동반할 수 있었다는 데 지금까지도 보람과 긍지를 갖고 있습니다.”

그는 특히 “심도직물 노동조합 사건은 우리나라에서 노동 문제를 사회화하는 데 크게 이바지한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을 뿐 아니라 교회가 사회정의를 위해 구체적으로 행동하는 계기가 된 사건이었으며 한국 천주교회 사회사목의 토대이자 기반이 된 사건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를 계기로 국제가톨릭형제회(AFI)에 들어간 그는 강화 여성노동자들과 팀 모임을 계속하다가 사회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주목해 사회복지를 하게 됐다며 “심도직물 노동조합 사건을 시작으로 이후 20여 년간 매 맞는 여성이나 성매매 여성 에이즈 환우 장애인 등 소외된 형제자매들을 돕는 사회복지에 투신할 수 있었던 것도 강화의 어린 여성 노동자들과 함께했던 연대 덕분이었다”고 회고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에서 퇴직한 뒤 카자흐스탄과 캄보디아 등지에서 선교하기도 한 그는 “지난 5월 인천교구에서 강화 심도직물 노조 사건을 기념하는 조형물과 표석을 세우는 걸 보며 교회가 그 정도로 강화사건을 중요시하고 있구나 싶어 내심 무척 기뻤다”고 덧붙였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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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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