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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북녘 본당] 서울대교구 곡산본당 송림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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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자의 체포·옥고 등 시련에도 신자 6배 증가

서울대교구 곡산본당

본당 설립 : 1928년

소재지 옛 지명 : 황해도 곡산군 곡산면 장림리

현 지명 : 황해북도 곡산군 곡산읍

마지막 주임 : 제4대 임충신 신부(1942.1∼1950.10)

곡산본당은 1928년 5월 황해도 동북쪽 곡산군 곡산면 장림리 일대를 사목구로 설립됐다.

곡산군은 1866년 병인박해 당시 황해도 서흥군 출신인 고 첨지 부부가 잡혀 와 처형된 순교지이다. 또 박해로 평양에서 이주해 온 황천일(요한) 가족과 사위 노성구(요한 노기남 대주교의 부친) 일가가 숨어 살며 신앙을 이어온 곳이다. 아울러 1878년 제6대 조선대목구장 리델 주교가 체포된 뒤 파리외방전교회 로베르 신부가 피신해 복음의 씨앗을 뿌린 역사의 땅이었다. 해발 1000m의 높은 산과 깊은 계곡이 얽힌 고을로 동ㆍ서ㆍ북 3면이 산맥으로 둘린 고원지대였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러면서도 군내에 백년광산과 기주광산 등 중석을 캐는 광산이 개발되고 있었고 일대의 잡곡이 집산하는 산간 도시였기에 본당 발전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했다.

이같은 신앙적ㆍ지리적 환경에 주목한 서울대교구는 한적한 시골 본당이던 사창본당을 곡산으로 이전해 성당을 지어 본당으로 설립 초대 주임으로 박정렬 신부를 파견했다. 2대 주임 구천우 신부는 소화유치원을 개설하고 명도회와 가톨릭 청년회 가톨릭 소년회 등을 조직해 본당 발전의 기틀을 다졌다.

곡산본당은 거문바위(은장)ㆍ신평ㆍ청룡공소를 관할하며 일제 강점기와 공산 치하에서도 지역 복음화를 주도했다.

서울대교구 송림본당

본당 설립 : 1939년

소재지 옛 지명 : 황해도 송림시 산서리

현 지명 : 황해북도 송림시 월봉동

마지막 주임 유재옥 신부(1939. 7∼1950. 6)

청ㆍ일전쟁과 노ㆍ일전쟁의 와중에 생겨난 도시가 ‘송림’이다. 황해도 서북쪽 항구로서의 입지 조건에 주목한 일본군 공병장교 와타나베 겐지(渡邊兼二)가 송림방 포구에 항구를 건설한 뒤 자신의 이름을 따 ‘겸이포’라고 부른 게 근대도시의 시초다. 이후 2만 명의 노동자가 일하는 대규모 제철소가 들어서면서 1930년대에 이미 읍으로 승격했고 1937년에 인구 5만 명의 도시로 성장한다. 시로 승격된 것은 1945년 해방 이후로 겸이포를 옛 명칭 ‘송림’으로 환원하면서부터다.

그랬기에 사리원본당에서 분가할 때 이름이 ‘겸이포본당’이었다. 이미 확보돼 있던 산서리 3만 3057㎡ 부지에 붉은 벽돌 성당과 사제관과 부속 건물을 신축 지역 복음화의 터전으로 삼았다. 프란치스코회 3회원이었던 주임 유재옥 신부는 청빈과 극기의 삶과 수도 정신을 본당 신자들에게 가르쳤으며 해마다 9월 복자성월(현 순교자성월)이 되면 저녁 기도 후 신자들에게 79위의 순교 사적을 해설해주며 순교 신심을 북돋웠다.

1941년 12월 태평양전쟁 발발 직후 유 신부는 미국인 선교사와 내통해 제철소 기밀을 제공했다는 혐의로 체포돼 5개월간 옥고를 치르고 이듬해 4월 18일 석방됐다. 이 와중에도 본당 신자들은 목자를 구하려 갖은 애를 쓰면서 10여 개 공소와 함께 전교활동에 몰두해 승격 당시 100여 명에 불과하던 신자 수가 1944년에는 677명으로 성장했다.

광복 직전인 1945년 7월 17일에는 조선총독부의 강압으로 성당 건물이 식민지 교육의 장으로 유린당하기도 했으나 서울대교구장 노기남 주교의 항의와 신자들의 적극적인 대처로 사흘 만에 성당을 되찾기도 했다.

해방 후 공산 치하에서 유 신부는 이계광ㆍ김창린 부제를 먼저 남하시킨 뒤 혼자 남아 신자들과 함께 성당을 지켰으나 전쟁 발발 직전인 1950년 6월 25일 새벽에 피랍돼 송림시 정치보위부 토굴 감옥에 갇혔다. 이어 해주 교화소(교도소)로 이송된 뒤 유엔군 북진을 눈앞에 둔 그해 10월 4일 해주 바닷가 모래밭에서 생매장을 당했다.

유재옥 신부는 하느님의 종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 중 한 분으로 시복 대상자이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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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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