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성소 주일]신학생 10명, 예비신학생 20명… 비결은 기도·관심·지원

풍부한 성소 자랑하는 서울대교구 양천본당을 찾아서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풍부한 성소 자랑하는 서울대교구 양천본당을 찾아서

[[그림2]]



“오늘도 믿음직한 젊은이들을 많이 부르시어 주님의 제자로 삼으시고, 주님의 일꾼으로 삼으소서….”

6일 서울대교구 양천본당 소성당은 기도 소리로 가득했다. 제단 앞에 켜 둔 촛불 두 개만 기도 소리에 맞춰 일렁였다. 평일 오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30여 명이 소성당에 모였다. 사람들은 기도책을 펴고 묵주를 굴렸다. 목마른 이를 위해 준비한 음료도 있었지만, 하나같이 기도에만 열중할 뿐이었다.

각자의 목소리는 달랐지만 마치 한 사람이 외우는 듯 하나의 지향을 향해 기도를 이어갔다. 그들의 지향은 ‘본당의 성소자 발굴’. 신학생 10명과 예비신학생 20여 명을 양성 중인 양천본당(주임 윤일선 신부) 성소후원회 기도 모임이었다.



기도, 성소의 샘을 터뜨리다


“본당 예비신학생이 신학교에 입학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하느님께서 우리 기도를 들어주신다는 것을 크게 체험해요. 이런 참된 보람이 계속해서 기도를 열심히 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어요.”

양천본당 성소후원회 김영옥(마르타) 회장은 본당이 성소의 못자리로 거듭나게 된 비결을 ‘기도’에서 찾았다. 성소후원회 회원은 420여 명. 이웃 본당 성소후원회와 비교했을 때 2배가 넘는 수다. 이들은 매주 수요일 미사 봉헌과 기도 모임을 통해 성소자와 아직 주님의 부르심을 깨닫지 못한 이들을 위해 기도한다. 그뿐만 아니라 전체 회원을 25개 조로 나눠 매일 밤 10시 묵주기도 1단씩, 고리기도를 바친다. 본당 성소자 양성을 위한 기도가 성당 안팎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이유로 양천본당 성소후원회는 항상 다른 본당 성소후원회의 부러움을 산다. 전향숙(안토니아) 회원은 “교구 성소국에서 주관하는 성소후원회 모임에 가면 다른 본당 후원회원들이 비결을 자주 묻는다”면서 “그때마다 뿌듯함을 느낀다”고 자랑했다.

양천본당에는 한 가지 전통이 있다. 성소후원회 회원들이 본당 출신 신학생들의 등록금을 십시일반 모은 후원금으로 해결하는 것.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한결같이 후원해 온 결과, 지난해 처음으로 본당 출신 사제가 탄생했다. 후원회 10년 활동의 결실이었다.

본당 출신 첫 사제 박민호(도봉산본당 보좌) 신부는 “신학교 생활 중 힘들 때마다 기도해 주는 후원회 회원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며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면서 “어머니처럼 관심과 사랑을 주신 회원분들을 위해 항상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본당 지원 팍팍, 성소자는 쑥쑥

시작할 때부터 지금처럼 활성화된 것은 아니었다. 2005년 설립 당시 성소후원회 회원은 50명. 후원회가 발전할 수 있던 데에는 ‘본당 사제의 관심’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입을 모았다.

후원회 회원 송혜정(안젤라)씨는 “관심 두기 전에는 성소후원회라는 것이 있는지조차 몰랐다”면서 “미사 중 성소자 발굴과 양성은 본당의 일이기에 신자들의 후원이 필요하다는 신부님의 설명을 듣고 후원회에 가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본당은 성소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많은 복사단과 성소후원회가 협력할 수 있도록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았다. 김 회장은 “학생들도 우리 본당이 신학생 많기로 유명하다는 것을 알고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복사단 단원 수가 50명이다. 복사단이 활성화되면서 성소자도 풍성해지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 양천본당은 신학생들이 방학이나 휴학 중 공동생활을 할 수 있는 기숙사를 마련했다. 본당 출신 신학생이 10명이나 되는 만큼 서로를 보다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였다. 교구 성소국도 이런 취지에 공감해 본당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성당 4층에 설치된 기숙사에는 개인 침대와 책상부터 세탁기, 샤워실까지 마련해 놨다. 신학생들이 기숙사를 부르는 이름은 ‘양천 신학원’. 거울 한쪽 편에는 신학생들이 정한 내부 규칙 12개 항이 적혀 있었다. 영성ㆍ생활ㆍ외출 등에 대한 것들이었지만, 본당의 관심에 부응해 열심히 살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규칙들이었다. ‘오전 시간에는 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 소침묵 가운데 개인 학업이나 기도에 전념한다.’

양천본당 출신 백종원(마르코, 6학년) 신학생은 “기숙사에서 신학생들과 함께 지내며 훨씬 가까워질 수 있었다”며 “성소자들을 위해 기도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 본당 신부님과 신자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백슬기 기자 jdarc@pbc.co.kr





주임 윤일선 신부 인터뷰





“성소후원회가 열심히 기도해 온 덕에 오늘에 이르러 성소자가 이만큼 풍성해질 수 있었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꾸준히 성소자 양성을 위해 기도해 주시길 부탁합니다.”



후원회 등 연계된 조직의 협력 덕분

양천본당 주임 윤일선 신부는 “내가 잘해서가 아니다”라며 끊임없이 노력해 온 성소후원회 회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 “복사단부터 예비신학생, 성소후원회까지 연계된 조직들이 잘 협력하면서 본당 자체적으로 성소자 발굴이 활성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신학생 기숙사도 윤 신부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윤 신부는 “신학생들을 위한 기숙사가 따로 있고 이곳에서 공동으로 생활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신자들이 성소자에 대해 더욱 관심을 두게 되는 것 같다”며 “일반 신자들이 성소자에 대해 잘 인식하고, 자신의 성소를 깨닫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성소 발굴하려는 분위기 조성해야

윤 신부는 교구 성소국에서 노력하는 만큼 본당 차원에서도 성소자 양성을 위해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소자를 양성하기 위해선 우선 곁에 있는 신부님들이 잘살고 모범이 돼야겠죠. 또 신자들에게 특별한 부르심에 대해 끊임없이 강조하고 얘기해 성소를 발굴하려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제적 지원보다도 주님의 부르심을 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을 잘 돌보는 것, 그것이 성소를 키워나가는 자양분이 되지 않을까요.” 백슬기 기자



▲ 양천본당 출신 첫 사제 빅민호 신부가 지난해 사제서품식 후 복사단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양천본당 제공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6-04-14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4

1코린 1장 30절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 살게 해 주셨습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