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가톨릭 리빙]성 김대건 신부,희망을 품고조선에 첫 발 내디딘 땅

코레일과 떠나는 성지순례 <하> ? 전주교구 나바위성지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코레일과 떠나는 성지순례 <하> ? 전주교구 나바위성지

▲ 1987년 국가 사적 318호로 지정된 나바위성당은 서양식 건축양식과 한국의 전통적인 목조건축 기법이 조화를 이룬다.
 
서울 용산역에서 목포행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3시간 가까이 달려 논산 강경역에 도착했다. 40분 정도 걸리는 짧은 순례길을 따라 둑길을 걷다 보니 성 김대건(안드레아, 1821~1846) 신부가 한국 땅에 첫발을 디딘 나바위성지가 눈앞에 나타났다. 강경역에서 내릴 때는 충청남도 최남단이었지만 순례길을 따라 걸어오면서 전라북도로 넘어왔다.

나바위성지에는 나바위성당이 흐드러지게 핀 영산홍과 100년 넘은 느티나무와 함께 호젓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주말 순례객들이 빠져나간 평일 낮의 성지는 새들의 지저귐으로 평화로웠다.

‘나바위’는 나암(羅岩)의 우리말 표기로, 광장처럼 넓은 너럭바위가 화산 정상에서 강가를 따라 남서쪽으로 널려 있어 생긴 마을 이름이다. 1897년에 설립된 나바위본당(주임 김경수 신부)은 1900년대 전라북도 서북부와 충청남도 서남부의 공소 32개를 관할하며 주일 미사 신자 수가 3000여 명이 넘어, 한때 전국에서 교세가 가장 컸던 본당이기도 하다.
 

한국인 첫 사제인 김대건 신부는 15살에 마카오로 가 사제수업을 받으며 3차례 입국한다. 1845년 선교사를 데려올 목선을 구입해 11명의 교우와 중국으로 돌아가 그해 8월 17일 상해 김가항성당에서 사제품을 받는다. 김 신부는 제3대 조선대목구장 페레올 주교와 다블뤼 신부(제5대 조선대목구장 주교), 교우 11명과 다시 배편으로 귀국길에 올라, 1845년 10월 12일 밤 8시 강경의 ‘황산포 나바위 화산’ 인근에 닻을 내린다.

 
▲ 1955년 나바위성당 신자들이 직접 돌을 옮겨 쌓은 김대건 신부 순교 기념비.
 

김경수 신부의 안내로 화산에 올랐다. 가파른 화산 정상의 너럭바위에는 1955년 본당 신자들이 큰 암석을 깨서 직접 옮겨 세운 ‘김대건 신부 순교 기념비’가 있었다. 김대건 신부의 입국 110주년을 기념해 세운 기념비는 김 신부의 일행이 타고 온 라파엘호를 본따 제작했다. 김경수 신부는 당시 신자들이 바위 위에서 무거운 돌덩이를 옮기는 빛바랜 흑백사진을 보여줬다. 신자들에게 김대건 신부의 존재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김 신부의 안내로, 바닷길이었던 화산 뒤편으로 가니 오랜 세월 풍화와 침식으로 생긴 ‘십자 바위’가 나타났다. 지난해 김 신부가 잡목 제거 작업으로 산을 정비하다가 발견한 십자 모양 바위다.

나바위성당은 서양식 건축양식과 한국의 전통적인 목조건축 기법이 조화를 이룬 건축물로,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87년 ‘국가 사적 318호’로 지정됐다. 나바위성당은 1906년 처음 건립됐을 때는 한옥 목조 건물에 기와를 얹은 형태였다. 1917년 흙벽을 양식 벽돌로 바꾸고, 용마루 부분의 종탑을 헐었다. 마루는 회랑으로 꾸몄다.  
 
▲ 나바위성당에는 옛 모습 그대로 남녀 신자석을 구분해 놓은 칸막이 기둥이 보존돼 있다.
 

성전에 들어서자, 낡고 오래된 마룻바닥에서 세월의 무게가 느껴진다.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마룻바닥에는 신앙 선조들과 그 후손이 하느님을 경배하고 성전을 오갔던 발걸음이 켜켜이 쌓여 있다. 제대와 세례대 등은 성전 건축 당시 중국 남경의 성 라자로 수도원에서 제작한 것이다. 또 남녀 신자 석을 구분해 놓은 칸막이 기둥도 있다.
 

제단 오른편에는 김대건 신부와 다블뤼 주교의 성해가 모셔져 있다. 나바위성당에는 ‘성인 유해 복사단’이 있는데, 복사단원들은 단체 순례객이 방문할 때마다 김대건 신부의 성해를 모시고, 강경역으로 마중을 나간다.


 
▶교통편 : 전국의 모든 본당에서 전세 열차를 이용해 강경역에서 하차한 후 도보 순례 길을 통해 성지까지 갈 수 있다. <지도참고> 도보 순례 길은 1시간 가까이 걸린다. 도보 순례 길은 나바위성지 누리집(www.nabawi.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세 열차 예약 문의 : 041-745-3957(강경역 역무실) ※강경역에서 시내버스(50번, 50-1번)와 좌석 버스(333번)로도 갈 수 있다.

▶주소 및 연락처 : 전북 익산시 망성면 화산리 1158

☎041-861-8182

▶인근 관광지 : 전주교구와 전라북도가 함께 마련한 ‘아름다운 순례길 3코스’에 나바위 성지와 천호성지를 잇는 구간(26.5㎞)이 포함돼 있다. 익산시 관광지로는 미륵산 남쪽 자락에 있는 미륵사지와 고택과 돌담이 있는 함라마을, 4000여 개의 장독대가 있는 전통 장 마을 ‘고스락’이 있다.  

 
 
▨강경역 인근 추어탕 집 ‘조선식당’

현인옥(로사)씨가 20년째 운영하고 있는 식당으로, 추어탕과 참게탕, 쏘가리탕이 유명하다. 살아 있는 미꾸라지를 갈아 신선한 시래기와 채소 등을 넣고 끓인 추어탕이 얼큰하고 시원하다. 강경에는 젓갈이 유명해 밑반찬으로 원하는 젓갈을 주문해 먹을 수 있다. 직접 재배한 상추와 고추를 비롯해 표고버섯과 양파, 두부, 율무 등 건강식으로 만든 된장이 구수하다. 나바위성지 순례자들에게 소문난 집으로, 단체 100명까지 예약할 수 있다. 강경역에서 3분 거리.  

▶충남 논산시 강경읍 대흥로 11번길 ☎041-745-4484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6-04-28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19

1코린 13장 5절
자기가 믿음 안에 살고 있는지 여러분 스스로 따져 보십시오. 스스로 시험해 보십시오. 예수 그리스도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합니까? 깨닫지 못한다면 여러분은 실격자입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