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파리가톨릭대 신학 교류 협약 기념 학술 발표회
▲ 수원가톨릭대와 파리가톨릭대가 15일 개최한 학문 교류 협약 기념 학술 발표회에서 장 루이 술르티 신부(왼쪽)의 발표를 곽진상 신부가 통역해 주고 있다. 이정훈 기자 |
파리가톨릭대 총장 필립 보르덴 몬시뇰은 ‘양심과 식별 : 세계주교대의원회의
후속 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에 나타난 윤리적 인간학과 성사 규정’이란 주제
발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랑의 기쁨」을 통해 재혼한 이들이 고해와 성체성사의
도움을 받도록 인도할 수 있음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교황은 재혼 신자들 또한
삶에서 ‘사랑의 길’을 찾길 권하신다”고 문헌의 의미를 전했다.
그러면서 보르덴 몬시뇰은 「사랑의 기쁨」 에는 “윤리적 양심과 자유의 존엄성을
설파한 폴 리쾨르(Paul Ricoeur, 프랑스 철학자)적 개념과, 성장을 위해 현실과 가능성
사이에서 갈등하고 반목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에 주목한 로마노 과르디니(Romano
Guardini, 독일 가톨릭 신학자)의 비전이 공존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황은 인간의 한계성과 그들이 지닌 양심의 능력을 신뢰함으로써 교회의
절대적 윤리 규정만큼 중요한 재혼 신자들에 대한 자비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처럼 교황이 고려하는 인격적이며 사목적인 식별은 재혼 신자들을 진실로 결합시키는
사랑을 인식하고, 그 사랑의 길에서 성장하고 기쁘게 살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보르덴 몬시뇰은 “두 번째 결합이 새로운 죄가 된다면, 교회는 그들을 평생 결합시킬
수 없을 것”이라며 “교회는 화해의 직무와 은총의 활동에 충실함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결합을 풀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의태(수원가톨릭대 교수) 신부는 ‘「사랑의 기쁨」에서 제시한 혼인 문제에
관한 사목적 접근과 한국 교회의 수용 가능성’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사랑의
기쁨」은 재혼 신자들이 처한 현실과 약함에 주목하며 그들과 함께 가려는 ‘동반의
자세’를 보여 주고 있다”며 “권고에서 제시한 ‘동감-동반-식별-통합’의 원리는
혼인 현실에 대한 무관심, 윤리적 규범의 엄격한 교회 잣대를 성찰하도록
이끈다”고 설명했다.
김 신부는 “한국 교회에는 약혼 단계에 있거나, 부부가 된 이들을 위한 사목
프로그램은 많지만 별거자나 이혼자, 이혼자 자녀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기구는 없는
게 현실”이라며 “교회의 이상주의가 만들어낸 배척과 무관심, 판단에서 나아가
그들의 약함을 공감하고 보듬는 자비의 실천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장 루이 술르티(파리가톨릭대 교수) 신부는 ‘그리스도론의 다원주의와 예수의
개별성’ 주제 발표를 통해 “오늘날 제시되고 있는 그리스도론의 형태는 존재론적
관점을 취하는 스콜라 신학의 유산과, 19~20세기 복잡한 형태로 발전한 역사적 비판의
유산 사이의 긴장 속에 있다”며 △구원론적 관점 △설화적 관점 △조직적 관점 등
현대 그리스도론의 세 유형을 소개했다.
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축사에서 “활발한 인적ㆍ학문적 교류를 지속해오고 있는
두 대학의 협약 체결은 한국 교회 신학 발전에서 나아가 세계 보편 교회와의 일치와
나눔을 실현하는 데 굳건한 토대를 마련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글·사진=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