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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호 소장의 식별력과 책임의 성교육] (18) 읽고, 생각하고, 쓰게 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성교육②

간이고 쓸개고 다 떼줄 것 같더니… 책임 물으니 줄행랑




읽어야 생기는 책임의 가치관

다음은 중2 여학생이 한 학기 동안의 미디어 리터러시 성교육 수업을 듣고, 책을 읽은 후 쓴 독후감이다. 이 글은 청소년들이 TV, 인터넷, 스마트폰을 주로 볼 때 가지게 되는 성적 가치관과 책을 읽을 때 새롭게 생기는 성적 가치관이 어떻게 다른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나는 이 책(「사랑과 책임의 성교육 편지」)을 읽기 전까지 잘못된 지식을 가지고 살았다는 것을 알았다. 바로 피임에 대한 것이다. 나는 콘돔이나 피임약으로 100% 임신을 막을 수 있을 줄 알았다. 이 책을 보기 전에는 사실 피임만 제대로 하면 되니까 '성관계를 해봐도 되려나!'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큰일 날 뻔했다. 100% 피임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니 말이다. 책임! 평생 힘들게 살 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은 내용 중에 스킨십에 관한 것이 있었다. 대중매체가 행동을 통제한다는 것, 그리고 저런 것에 나의 연애가 맡겨져 있다는 것. 참 무섭기도 하고 내가 한심해 보이기까지 했다. 좀 충격이었다. '연애할 때 듣는 노래가 내 얘기 같은 이유가 무엇일까?'의 답이 작사가가 우리 마음을 잘 알기 때문이 아니고, 우리가 대중문화에서 심어준 방식 그대로 연애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도 이렇게 느낀 적이 있었는데, '대중문화에서 가르쳐준 대로 한 것이었구나!'라는 생각에 당황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것이 바로 '성관계 책임 서약서'다. 여자가 임신하면 책임지지 않는 남자들이 많은데, 이 서약서는 법적 효력이 있어서 귀찮더라도 꼭 써야 한다고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말처럼 성적 책임의 회피를 막아야만 한다.

책에 대학 입시를 코앞에 둔 고3 언니가 나온다. 수능이 7개월 남았고 집에서 아침 7시에 나와 밤 12시에 들어오는 것이 일상인데, 이런 와중 임신을 했다. 이 언니는 혼자 애를 키울지 말지 고민했고, 임신했다는 이유로 퇴학을 당할지는 몰랐다고 한다. 이것이 강제적 낙태가 아닐까 싶다. 성관계는 생명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책임이 반드시 따른다는 것을 알고 행동해야 한다.

이 책을 보면서 나한테 실망하기도 하고 내 미래가 걱정되기도 했다. 그런데 책을 읽었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느꼈다. 사실 이 책을 좋은 계기로 읽은 것은 아니지만, 귀찮아서 안 읽고 있었는데 감상문을 쓰지 않으면 혼날까봐 가방에서 꺼내 보았다. 앞으로 내 생각, 가치관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더 깊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학교에서나 학교 밖에서나 달라진 모습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이 여학생은 학교에서 성적인 문제를 일으켜서 보건교사와 상담한 후, 일종의 벌칙으로 독후감 과제를 받았는데, 교사의 섬세한 지도가 단순한 벌점 부과로는 전혀 기대할 수 없는 효과를 거두었다. 중2 여학생이 '성관계는 재미있는 놀이(sex=game)' 그리고 '콘돔, 피임약으로 임신은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라는 이 시대에 팽배한 가치관에 자기도 모르게 젖어 있다가, 독서를 통해서 책임의 세계에 눈을 뜨고 그리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성관계 책임 서약서란?

성관계를 하면서도 늘 임신일까 아닐까 불안에 시달리는 여대생들을 면담하면서 필자가 만든 문서가 '성관계 책임 서약서'다. '미혼부책임법'이 있는 OECD 선진국에는 이런 문서가 전혀 필요 없다. 결혼과 상관없이 여성이 임신하면, 국가가 나서서 양육비를 지원하고, 남성에게 모두 받아내기 때문이다. 선진 사회는 개인의 성적 자유를 인정하지만 그 책임을 철저하게 묻기 때문에 그 사회의 남성은 책임을 피할 방법이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성적 자유만 있고, 그 책임을 묻는 법이 없기 때문에 남친에게 이 서약서라도 받아놓아야만 최소한의 안전망이 확보된다.



성관계 책임 서약서

나 ○○○은 ○○○과 성관계를 가지면서 아래 사항을 엄숙하게 약속합니다.



1. 나는 이 성관계로 말미암아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사태를 ○○○과 함께 끝까지 책임질 것을 약속합니다.

2. 피임법을 실천한다 하더라도, 나는 이 성관계로 인해서 나와 ○○○ 사이에 임신이 가능함을 충분히 인지합니다.

3. 나는 성관계로 인해서 ○○○이 임신할 경우, 절대로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습니다. 절교를 선언한다든가 연락을 끊으며 잠적하는 행위, 낙태를 강요하며 욕설과 폭언을 일삼는 행위를 일절 하지 않겠습니다.

4. 나는 성관계로 인해서 ○○○이 임신할 경우, 아기는 태어날 권리를 가지며 ○○○은 출산할 권리와 나로부터 경제적인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인정합니다.

5. 나는 성관계로 인해서 ○○○이 임신할 경우, 나는 아기와 아기 엄마인 ○○○에게 부양의 의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을 약속합니다.



년 월 일

서약자: (서명 )



(남자가 본 서약서를 2부 작성하고, 남녀가 1부씩 분리 보관한다. 첨부 : 신분증 사본 또는 주민등록초본)



서약 회피 남성과는 결별해야

여자친구에게 이 문서를 받아든 상당수의 남자친구들은 매우 거북해 하면서, 작성을 거부했다고 한다. 어떻게든 성관계는 하려고 하지만, 그에 따르는 책임은 피하려 하는 남성들의 이중적 모습이 확인된다. 이런 일을 겪은 여성은 깊은 실망감에 결별을 선택하기도 하는데 임신 후 도망쳐버린 남친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낙태로 등떠밀리는 것보다는 헤어지는 편이 훨씬 더 좋은 선택이다.



교육자는 진실의 빛을 전해줘야

중2 여학생은 독서를 통해서 책임의 세계를 정확히 알게 되었다. 또한 선진국에는 법과 제도가 실시하는 책임의 성교육이 있기 때문에 피임은 성교육의 극히 일부이고, 책임이 훨씬 더 큰 성교육이라는 사실까지 인식했다. 또 글을 쓰면서 책임의 삶을 살겠다는 마음도 먹었다. 교사 한 사람이 빛을 받으면 그 학교 수백 명의 청소년들에게 진실이 전달된다. 미혼부 책임법이 없는 우리 상황에서 책임의 성교육이 전파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교사 재교육이다.

덴마크에서 시행되는 '히트 앤드 런 방지법'(생부에게 양육비를 강제하는 제도)의 도입을 요청하는 청와대 청원이 최근 20만 명이 넘게 동의했다.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해 정부가 내놓은 첫째 대책이 청소년 피임교육의 체계화였는데, 이번에는 무슨 답을 내놓을지 무척 궁금하다.

<사랑과 책임 연구소 소장>







[기사원문 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8.04.05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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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말씀
<저자가 상속자다. 자, 저자를 죽여 버리자.>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33-43.45-46 그때에 예수님께서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에게 말씀하셨다. 33 “다른 비유를 들어 보아라. 어떤 밭 임자가 ‘포도밭을 일구어 울타리를 둘러치고 포도 확을 파고 탑을 세웠다.’ 그리고 소작인들에게 내주고 멀리 떠났다. 34 포도 철이 가까워지자 그는 자기 몫의 소출을 받아 오라고 소작인들에게 종들을 보냈다. 35 그런데 소작인들은 그들을 붙잡아 하나는 매질하고 하나는 죽이고 하나는 돌을 던져 죽이기까지 하였다. 36 주인이 다시 처음보다 더 많은 종을 보냈지만, 소작인들은 그들에게도 같은 짓을 하였다. 37 주인은 마침내 ‘내 아들이야 존중해 주겠지.’ 하며 그들에게 아들을 보냈다. 38 그러나 소작인들은 아들을 보자, ‘저자가 상속자다. 자, 저자를 죽여 버리고 우리가 그의 상속 재산을 차지하자.’ 하고 저희끼리 말하면서, 39 그를 붙잡아 포도밭 밖으로 던져 죽여 버렸다. 40 그러니 포도밭 주인이 와서 그 소작인들을 어떻게 하겠느냐?” 41 “그렇게 악한 자들은 가차 없이 없애 버리고, 제때에 소출을 바치는 다른 소작인들에게 포도밭을 내줄 것입니다.” 하고 그들이 대답하자, 42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성경에서 이 말씀을 읽어 본 적이 없느냐? ‘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네. 이는 주님께서 이루신 일, 우리 눈에 놀랍기만 하네.’ 43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너희에게서 하느님의 나라를 빼앗아, 그 소출을 내는 민족에게 주실 것이다.” 45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은 이 비유들을 듣고서 자기들을 두고 하신 말씀인 것을 알아차리고, 46 그분을 붙잡으려고 하였으나 군중이 두려웠다. 군중이 예수님을 예언자로 여겼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오늘의 성인
 니콜라오 오언(Nicholas Owen)
성녀  다레르카(Darerca)
 데오그라시아(Deogratias)
성녀  레아(Lea)
성녀  바실리사(Basilissa)
 바실리오(Basil)
 바오로(Paul)
 벤베누토 스코티볼리(Benvenuto Scotivoli)
 사투르니노(Saturninus)
 에바프로디도(Epaphroditus)
 옥타비아노(Octavian)
복자  이스나르도(Isnard)
성녀  칼리니카(Callin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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