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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주일 특집] 자녀와 하루에 얼마나 대화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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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국내 초ㆍ중ㆍ고교생 57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아동행복생활시간’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하루 평균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단 13분에 불과했다. 가족끼리 대화를 나누거나 같이 보내는 시간이 하루 중 0.9밖에 안 된 반면 학원ㆍ숙제 등 학교 밖 공부 시간은 190분, TVㆍ스마트폰 등 각종 미디어 이용 시간은 84분으로 훨씬 많았다. ‘거의 매일 자녀와 대화하는 부모’의 비율은 53.7로 OECD 국가 평균이 70인 것과 비교해 한참 낮은 수준으로 밝혀졌다.

중학생 박모(14)양의 하루 일정은 등교를 위해 일어나는 오전 7시부터 잠자리에 드는 자정까지 빡빡하게 짜여져 있다. 이른 아침 학교로 등교한 박양은 수업이 끝나면 곧장 학원으로 향한다. 학원은 보통 2곳 이상을 연달아 가고 집으로 돌아오면 해가 진 저녁 시간이 된다. 늦은 저녁을 먹은 뒤에는 잠시 TV를 보거나 인터넷 방송 등을 시청하고 다시 숙제를 하러 방으로 들어간다.

박양이 부모와 대화하는 시간은 밥을 먹거나 TV를 시청하는 동안이 전부다. 대화가 이뤄지는 와중에도 각자의 손에는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다.

박양뿐 아니라 오늘날 대다수 청소년이 이러한 상황에 놓여 있다. 통계청이 2009년과 2014년 발표한 ‘생활시간조사’에서 초·중·고·대학생의 ‘가족과 함께하는 생활시간량’을 살펴보면 2009년 59분에서 2014년 29분으로 급격하게 줄었다.

이처럼 대화 시간이 줄고 대화 자체도 온전해지지 못하면서 부모와 자녀의 사이가 점차 멀어지는 가정이 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모는 자녀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섣부르게 대화를 시도하거나 행동해선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양천구립 신월청소년문화센터 관장 윤명희 수녀(살레시오 수녀회)는 먼저 자녀의 상태를 이해하고, 더불어 부모 자신을 알고 공부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윤 수녀는 “청소년기는 자기 스스로도 이유를 잘 모른 채 힘든 상황이 벌어지는 ‘어려운 시기’이자 부모보다는 친구가 더 중요해지는 ‘결별하는 시기’라는 것을 먼저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수녀는 자녀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한 세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첫째는 ‘자녀와 무조건 친해질 것’, 둘째는 ‘가정이 민주적일 것’, 마지막은 ‘자녀와 대화 중 화가 나면 일단 멈출 것’이다.

윤 수녀는 “감정적인 대응은 훗날 더 크게 감당해야 하는 일들을 만들 수 있는 만큼 절대 아이를 혼내지 않겠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자녀가 대화조차 거부하는 상황이라면 재촉하고 다그치기보다는 기다려주고 그리스도인으로서 기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신앙심 안에서 자녀를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부모와 함께한 신앙은 아이에게 큰 안정감을 주고 이것은 인성과도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부모는 자녀와의 관계를 회복하기에 앞서 부부의 관계가 어떤지 돌아보고, 어머니뿐만 아니라 아버지도 함께 가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권고 「사랑의 기쁨」 176항에서 “아버지들은 자주 자기 자신과 자신의 일, 그리고 때때로 자신의 성취에 사로 잡혀 가정에 소홀하다”고 지적하며 “아이가 아버지 없이 자라게 돼서 때가 채 이르기도 전에 어린 아이로 살아가는 것을 단념해 버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또한 참된 가정을 위해선 “부부는 신뢰와 대화를 증진하기 위한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박수환 신부(서울대교구 가정사목부)는 “청소년들은 부모의 말투나 행동을 모방하게 된다”면서 “부부가 서로 소통하고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자녀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본보기가 되고, 가정을 만드는 데에도 기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녀와의 관계는 어린 시절부터 대화나 부탁, 사랑 표현 등을 통해 차근차근 쌓아가야 하는 만큼 청소년기 이전에 노력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박 신부는 “가정을 위해 특정한 기도를 할 수도 있지만 형식과 예식을 떠나 자녀와 함께 오늘 하루 어땠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훌륭하게 봉헌하는 기도가 아닐까 싶다”고 조언했다.


■ 윤명희 수녀 추천 자녀 이해 돕는 책

「돈 보스코처럼 교육합시다」
카를로 데 암브로지오 지음/살레시오여자수도회 옮김/263쪽/1만 원/가톨릭출판사

‘교육은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사랑의 행위’라는 인식 아래 청소년 교육을 실시한 돈 보스코 성인의 교육 이념과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너는 늦게 피는 꽃이다」
김인숙 수녀/271쪽/1만3000원/휴

이 책에서는 현대에 불거지는 청소년과 교육 위기 등의 문제를 ‘돈보스코 예방교육’을 통해 해결할 실마리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김인숙 수녀(살레시오 수녀회)는 살레시오회에서 운영하는 학교 등에서 직접 찾아낸 24개 사례를 모아 소개했다.

「너는 젊다는 이유 하나로 사랑받기에 충분하다」
김인숙 수녀/280쪽/1만2000원/휴

김인숙 수녀는 형편상 돌봐줄 어른들이 곁에 없는 아이들, 학교 부적응 아이들, 법의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아이들이 머물며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마자렐로 센터’에서 만난 아이들과의 사랑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청소년 감정코칭」
최성애·조벽 지음/420쪽/1만6500원/해냄

이 책은 인성교육이 무너진 교실과 대화가 사라진 가정에서 아파하는 우리나라 청소년들, 교사와 부모들이 아이들과 진정으로 공감하고 사랑으로 키워갈 수 있는 ‘감정코칭’의 방법을 알려준다.




최유주 기자 yuju@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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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8-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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