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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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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으로 콩 한쪽도 나눈 교우촌 정신… 되새겨야

호남 교우촌 공소 순례

▲ 한강 이남 최초 성단건축물 되재공소에 129번째 가을이 왔다. 공소회장 송인환씨와 전주교구 사회사목국장 김봉술 신부가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

▲ 천호(다리실)공소는 1839년 기해박해 이후 형성된 천호공동체의 시작점으로 호남의 첫 본당사목지다. 2011년 고산본당 소속에서 준본당으로 승격됐다.

▲ 내장산 인근 교우촌 신자들의 신앙 못자리였던 정읍 신성공소.

▲ 고창 한센인촌에서 일평생 봉헌한 강칼라 수녀.

▲ 신앙 선조들은 박해를 피해 궁벽한 산지로 숨어 신앙 생활을 이어갔고 천호성지에서 여산성지로 이어지는 길에는 피의 역사가 잠들어 있다.





10월의 마지막 날, 단풍으로 붉게 물든 시골 길을 달려 전라북도 정읍시 신성공소에 도착했다. 찾아올 손님이 없다는 듯 가을볕 아래 말려둔 볍씨가 대문 앞에 펼쳐져 있다. 무거운 나무 대문을 밀어젖히자 마당을 지키는 성모상 너머 낡은 종탑과 한 채짜리 기와집 공소가 손님을 맞이한다. 공소는 1893년부터 이 자리를 지켰다. 한적한 지금 모습으론 상상하기 어렵지만 박해 시절 관군의 기습에 대비해 견고한 담장을 쌓아올렸던 '치열한' 과거를 간직하고 있다.



평신도희년 폐막을 앞두고 '평신도가 세운 한국 교회'의 뿌리를 찾아 호남 교우촌과 공소를 순례했다. 한국 천주교회는 공소에서 시작했다. 신앙 공동체만 있고 성직자가 없던 시절 공소에서 신앙이 꽃폈다. 1890년대 전라북도 천호산 기슭에만 7개 공소가 있었고 인근 고산 지방까지 57개 공소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산수골, 어름골, 미사골, 성체골…' 완주군 비봉면 내원리 천호산은 깊은 골짜기에서 골짜기로 이어진다. 신앙 선조들은 박해를 피해 궁벽한 산지로 숨어들었다. 천호성지에서 여산성지로 이어지는 길에는 피의 역사가 잠들어 있다. 천호성지에는 병인박해(1866년) 순교 성인 4위(손선지, 정문호, 한재권, 이명서)와 무명 순교자들이 모셔져 있고, 되재공소 뒷산에는 공소 순회를 위해 험한 산길을 헤매다 병을 얻어 20~30대 이른 나이에 선종한 파리외방전교회 사제들이 묻혀 있다. 익산시 여산성지에서는 수장형, 참수형, 백지사형(손과 발을 발을 결박한 죄수에게 물묻은 창호지를 얼굴에 덮어 숨을 못쉬게 해 처형) 등 잔인한 방법으로 천주교인들을 처형했던 순교지를 만날 수 있다.

처형당한 천주교인은 묻혀서도 하늘을 볼 수 없도록 뒤집어 묻게 했다. 박해는 가혹했다. 하지만 '박해의 폭풍이 오히려 복음의 씨를 더 멀리 날렸다.'(파리외방전교회 샤를 달레 신부 기록 中) 1791년 신해박해 이후 형성된 교우촌은 박해가 거듭될수록 오히려 확산됐다.

31년째 완주군 천호마을을 지키고 있는 김진소 신부(호남교회사연구소 명예소장)는 "교우촌은 사랑과 섬김, 나눔을 통해 예수의 삶을 그대로 실천에 옮겼던 공간"이라고 소개한다.

"프랑스에서 온 보드네 신부가 1899년 장수군 양학공소를 방문한 뒤 고국에 편지를 씁니다. '주교님 저는 놀라운 것을 체험하고 있습니다. 여기 신자들은 양반도 없고 상놈도 없고 모두가 한 형제자매로 콩 한 쪽도 나눠 가지고 있습니다. 사도 시대 공동생활이 지금 조선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신자들은 삽을 한번 찌르면 바로 돌이 나올 정도로 험한 땅에서 손톱이 뽑혀가며 화전을 일구면서도 기도하고 사랑하며 서로 돕고 살았습니다."

박해 이후 100여 년의 시간 속에서 공소는 함께 모여 기도하는 공간 그 이상이 됐다. 공소는 교우촌 공동체의 중심으로 교육, 복지, 자선의 역할까지 담당하며 세상 가장 낮은 이들 곁에 기꺼이 머물렀다. 1952년 고창군 호암마을에 세워진 동해원공소는 한센인들과 신앙공동체를 이루고 치료와 교육에 앞장섰다. 호암마을에서 일평생을 봉헌한 이탈리아 출신 강칼라(달로네 리디아, 작은 자매 관상선교회) 수녀는 작은 후회와 큰 기쁨으로 지난 50년을 기억한다. 강 수녀는 "아무리 배워도 어려웠던 한국어, 전기가 없어 호롱불을 밝혔던 시절은 힘들었지만, 이 보배로운 곳에서 가족 같은 이들을 만났다"며 "큰 상처를 가진 이들 옆에 있어 주는 것, 서로 받아들이고 노력하면서 함께 걸어가는 것 그 자체가 하느님을 따르는 길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추억했다.

완주군 고산 교우촌에서 5대째 살고 있다는 송인환(루카, 되재공소 회장)씨는 마을의 기도처이자 사랑방, 놀이터, 공부방으로 분주했던 공소를 기억한다.

"마을에 학교가 생기기 전에도 천주교 신자라면 한글을 다 알았어요. 청년들이 마을 사람들을 모아놓고 야학을 열었으니까. 신앙 교육도 엄격했습니다. 어릴 때 「천주교 요리문답」 320개 조목을 못 외워 쫓겨난 기억이 지금도 선합니다."

도시가 커지고 골짜기마다 길이 닦이면서 공소의 삼종 소리는 멈췄다. 종을 칠 사람도 없다. 72세 송인환씨는 공소 레지오 마리애 단원 막내다. 주일이면 본당으로 나가기 때문에 공소 문은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 미사 때를 빼고는 닫혀 있다. 전주교구 내 공소는 74개만 남았다.

성체골 교우촌 출신 김선태 주교(전주교구장)는 "안타깝지만, 시골의 공소 공동체가 줄어드는 것은 교회가 막을 수 없는 큰 흐름"이라며 "다만 사랑, 섬김, 베풂 등 교우촌의 아름다운 정신을 우리 안에 되살려 도시 본당 안에서 이어나갈 방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한다.

"최근 30년 동안 교회가 양적 성장에 급급했습니다. 위기, 정체 국면에 접어든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우리 교회의 시작은 공소입니다. 최근 공소 신앙과 교우촌 믿음 사례를 발굴하고 피정과 순례 공간으로 탈바꿈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우리의 정신을 되새기는 것이 첫걸음이 되어야 합니다." 유은재 기자 you@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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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11.07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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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말씀
<빵을 떼실 때에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4,13-35 주간 첫날 바로 그날 예수님의 13 제자들 가운데 두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예순 스타디온 떨어진 엠마오라는 마을로 가고 있었다. 14 그들은 그동안 일어난 모든 일에 관하여 서로 이야기하였다. 15 그렇게 이야기하고 토론하는데, 바로 예수님께서 가까이 가시어 그들과 함께 걸으셨다. 16 그들은 눈이 가리어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17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걸어가면서 무슨 말을 서로 주고받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은 침통한 표정을 한 채 멈추어 섰다. 18 그들 가운데 한 사람, 클레오파스라는 이가 예수님께, “예루살렘에 머물렀으면서 이 며칠 동안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혼자만 모른다는 말입니까?” 하고 말하였다. 19 예수님께서 “무슨 일이냐?” 하시자 그들이 그분께 말하였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에 관한 일입니다. 그분은 하느님과 온 백성 앞에서, 행동과 말씀에 힘이 있는 예언자셨습니다. 20 그런데 우리의 수석 사제들과 지도자들이 그분을 넘겨, 사형 선고를 받아 십자가에 못 박히시게 하였습니다. 21 우리는 그분이야말로 이스라엘을 해방하실 분이라고 기대하였습니다. 그 일이 일어난 지도 벌써 사흘째가 됩니다. 22 그런데 우리 가운데 몇몇 여자가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였습니다. 그들이 새벽에 무덤으로 갔다가, 23 그분의 시신을 찾지 못하고 돌아와서 하는 말이, 천사들의 발현까지 보았는데 그분께서 살아 계시다고 천사들이 일러 주더랍니다. 24 그래서 우리 동료 몇 사람이 무덤에 가서 보니 그 여자들이 말한 그대로였고, 그분은 보지 못하였습니다.” 25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아, 어리석은 자들아! 예언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믿는 데에 마음이 어찌 이리 굼뜨냐? 26 그리스도는 그러한 고난을 겪고서 자기의 영광 속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 27 그리고 이어서 모세와 모든 예언자로부터 시작하여 성경 전체에 걸쳐 당신에 관한 기록들을 그들에게 설명해 주셨다. 28 그들이 찾아가던 마을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 예수님께서는 더 멀리 가려고 하시는 듯하였다. 29 그러자 그들은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저녁때가 되어 가고 날도 이미 저물었습니다.” 하며 그분을 붙들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묵으시려고 그 집에 들어가셨다. 30 그들과 함께 식탁에 앉으셨을 때,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31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그들에게서 사라지셨다. 32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 33 그들이 곧바로 일어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보니 열한 제자와 동료들이 모여, 34 “정녕 주님께서 되살아나시어 시몬에게 나타나셨다.” 하고 말하고 있었다. 35 그들도 길에서 겪은 일과 빵을 떼실 때에 그분을 알아보게 된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오늘의 성인
 그레고리오(Gregory)
 네온(Neon)
 데오다토(Deodatus)
성녀  도다(Doda)
 레온시오(Leontius)
 론지노(Longinus)
성녀  마리아 에우프라시아 펠레티에(Mary Euphrasia Pelletier)
 멜리토(Mellitus)
 베네딕토 멘니(Benedict Menni)
성녀  보바(Bova)
 빌리암 피르마토(William Firmatus)
 사바(Sabas)
 알렉산데르(Alexander)
 에그베르토(Egbert)
 에우세비오(Eusebius)
 이보(Ivo)
복녀  코로나(Corona)
복자  프란치스코 콜메나리오(Francis Colmenario)
 피델리스(Fidelis)
 호노리오(Honori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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