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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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추기경 10주기] 김 추기경의 사랑과 영성 ‘우리 삶에서 이어가자’ 다짐

김수환 추기경 10주기 추모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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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 10주기 추모 미사가 16일 명동대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거행되고 있다. 이날 미사에는 성직자, 수도자와 정관계 인사, 신자 등 3000여 명이 참석해 바보 김수환처럼, 그리스도인답게 살기로 다짐했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 김수환 추기경 10주기 추모 미사 후 가수 바다씨가 (재)바보의나눔이 마련한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불의에 맞서 모든 이를 품었던 김수환 추기경의 ‘사랑의 성지’. 그리고 10년 전, 40만여 명의 추모객이 김수환 추기경을 하늘나라로 배웅했던 그 자리. 꼭 10년 후인 지난 16일 서울 명동대성당 일대는 김 추기경의 영성과 정신을 되새기고자 모인 이들로 꽉 찼다. 이날 봉헌된 ‘김수환 추기경 10주기 추모 미사’는 김 추기경을 함께 기리고, 추기경이 남긴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라는 말씀에 따라 살겠다고 새롭게 다짐하는 자리였다.



‘바보야’ 자화상 앞에서 소박·경건한 미사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주례하고 주교단, 사제단이 공동 집전한 추모 미사에는 3000여 명이 참여해 성당 안팎을 메웠다. 오전 10시부터 성당을 찾은 신자들은 추기경 선종 10주년을 맞아 가톨릭평화방송이 제작한 다큐 ‘우리 안의 바보, 김수환’을 시청했다. 신자들은 브라운관을 통해 김 추기경의 생전 모습과 목소리가 나오는 동안 이따금 눈물을 훔쳤다.

김수환 추기경의 사랑과 나눔의 영성을 이어받은 서울대교구 옹기장학회,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재)바보의나눔 등 단체들은 성당 마당 한편에서 김 추기경 정신을 알리고, 안내를 도왔다.

영하의 날씨에도 성당 뒤편 성모 동산에 자리한 신자들은 핫팩으로 손을 녹이며 미사에 참여했다. 어린아이를 품에 안고 온 젊은 부부를 비롯해 손자녀를 데리고 온 조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오후 2시 추모 미사가 거행된 명동대성당 제대 앞에는 대표 영정 대신 추기경이 그린 자화상 ‘바보야’가 놓였다. 특별히 김 추기경과 함께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 봉사한 이들이 초대됐다. 이날 미사에는 국내 언론사 취재진들이 몰려 추모 열기를 보도했다.



바보 김수환처럼, 그리스도인답게

“내 나이 85.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영성체 후 김 추기경이 남긴 마지막 인터뷰 영상이 흘러나오자 성당은 숙연해졌다. 오로지 ‘사랑’ 하나로 격동의 시기를 보내온 추기경의 음성을 들으며 그 정신을 되새기는 시간이 됐다.

서울대교구 총대리 손희송 주교는 추모식을 마무리하며 “기도를 통해 하느님의 빛 안에 머물면서 자기 자리에서 나름대로 빛을 뿌리는 것, 그것이 바로 김수환 추기경을 올바로 기억하고 추모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추모 물결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가르침을 본받아 우리 삶에서 드러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사에 참여한 김 추기경의 외증손자 김도훈(마티아, 중1) 군과 친증손자 김선우(미카엘, 중1) 군은 “추기경 할아버지가 어릴 때 돌아가셔서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저희 세례명도 지어주시고 돌잔치에도 와 주셨다”며 “할아버지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걸 보면서 저희도 착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조경원(프란치스코, 인천교구 서창동본당)ㆍ정정실(프란체스카)씨 부부는 “우리 모두의 모범이신 추기경님의 정신을 새로 느끼고 싶어 미사에 참여하게 됐다”며 “정말 많은 사랑을 주셔서 추기경님께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사랑ㆍ나눔 실천으로 추모 열기 이어가길

미사 후 신자들은 1898 지하광장에 마련된 김수환 추기경 선종 10주년 추모 영상사진전과 갤러리 1898에서 열린 추모 전시회를 관람했다.

한편 서울대교구 불광동본당 주임 백성호 신부와 신자 120명도 이날 김수환 추기경이 영면한 용인 성직자 묘역을 찾아 추기경 묘소에 참배하고, 추모 미사를 봉헌했다.

서울대교구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 선종 10주년 기념위원회는 추기경 선종 10주년을 맞아 △가정 성화를 위한 노력(주일 미사, 월 1회 가족 미사, 성시간 참여) △생명 존중 나눔(장기ㆍ사후 각막ㆍ 조혈모세포 기증, 헌혈) △이웃을 위한 나눔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한반도 평화와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 9시)를 실천할 것을 제안했다.

백영민·이지혜·이정훈 기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강론)


김 추기경님은 인간의 마음 깊은 속에 있는 사랑과 나눔의 고귀한 정신을 일깨워주셨습니다. 가난하고 억울한 사람, 어려운 사람에 대한 배려가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김수환 추기경의 삶을 통해 되새겨야겠습니다. 이것이 바로 김 추기경님을 통해 보여주신 하느님의 뜻이라 생각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며, 인간 생명의 가치를 그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셨던 추기경님의 뜻이 우리 안에 자라나기를 희망합니다.

교회가 먼저 김 추기경님의 유지를 본받아 가난하고 상처받은 이들을 치유하신 예수님의 모습과 생명을 존중하고 가난하고 상처받은 이들을 치유하고 끌어안는 교회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도 부르심 받을 때까지 서로 용서하고 더 많이 사랑하고 또 나눠야겠습니다.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김 추기경님이 보편 교회와 이 땅의 민주화 역사에 영혼의 참된 목자로서 기여하신 특별한 역할을 상기하셨습니다.

김 추기경님은 당신에게 맡겨진 양 떼를 충실히 돌보셨던 진정한 목자셨습니다. 역사적으로 암울했던 시기에 김 추기경님은 사제로서 가난한 이들, 병들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 연약한 이들을 특별히 배려하고, 지역 교회 신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좋은 표양으로 헌신하신 용감한 사람 낚는 어부이셨습니다. 김 추기경님께서 남겨주신 영적ㆍ사회적 유산은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고 한국 교회의 사명을 지속적으로 밝혀줄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문화체육관광부 김용삼 제1차관 대독)

추기경님은 1969년 대한민국 최초로 추기경 서임을 받으신 후 변함없이 약하고 고통받는 자들을 품고, 기도하셨습니다. 인권과 정의를 지킨 최후의 불꽃이었습니다. 이제 대통령으로서 “사람이 곧 국가이지, 국민이 국가 아래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라는 추기경님의 말씀을 늘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추기경님께서 언제나 그러하셨듯, 우리도 ‘너희와 또한 모든 이를 위하여’ 더욱 사랑하겠습니다. 추기경님, 그립습니다.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우리가 살던 시대에 김수환 추기경님을 모시고 살았다는 것은 우리나라와 한국 교회의 커다란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람이 먼저라는 철학을 가치관의 중심으로 “나는 가난한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다. 정치도 경제도 모든 사람이 행복하기 위해서다. 언제나 사람이 앞서야 한다”고 강조하신 추기경님, 하늘나라에서 우리 한반도의 평화와 한국 교회를 위하여 하느님 곁에 더욱 가까이 가셔서 기도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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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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