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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하고 소탈한 ‘열린 주교’… 평신도 사도직에 애정

제5대 부산교구장 손삼석 요셉 주교의 삶과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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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삼석 주교(왼쪽)가 1982년 2월 6일 사제 수품 후 당시 부산교구장 고 이갑수 주교와 유일한 동기인 김두완 (부산평화방송 사장) 신부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손삼석(맨 왼쪽) 주교와 교구 사회복지법인 로사리오 카리타스 산하 단체 신빈회 회원들이 2014년 12월 부산진역 앞 광장에서 노숙자와 홀몸노인에게 무료 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부산교구 홍보국 제공

▲ 2015년 한국 주교단 사도좌 정기방문에서 손삼석 주교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 2010년 7월 9일 부산교구 남천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된 보좌 주교 서품식에서 부산교구장 황철수 주교가 손삼석 주교에게 안수하고 있다.

▲ 손삼석 주교가 보좌 주교 서품식에서 교구 쇄신과 복음화에 더욱 힘쓸 것을 다짐하며 기도하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주교님은 정말 소탈하세요. 모든 사람과 격의 없이 마주하며 이야기 들어주시는 분이에요.”

손삼석 주교를 향해 부산교구 사제와 신자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다. 가까운 이들은 “어떤 때엔 ‘이웃 아저씨’ 같은 느낌마저 들 정도”라며 ‘친근한 주교님’으로 여기고 있었다.

손 주교는 1980년대 전포본당 주임 신부 시절에는 예비신자들까지 사제관으로 초대해 챙겼고, 오랫동안 부산가톨릭대에서 후학을 양성할 때에도 신학생들에게 겸손과 성실을 강조한 ‘따뜻한 은사’로 통했다. 주교가 된 뒤 바쁜 사목 일정 속에서도 한번 만난 신자들의 얼굴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변함없이 소통을 이어왔다.



당연히 여겨졌던 사제의 길

손 주교는 손복남(베드로)ㆍ정선(마르타)씨의 3남 3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유아세례를 받고 부산 사상공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어릴 때부터 교리공부를 좋아했고, 형제들과 신부ㆍ수녀 역할을 나눠 맡으며 ‘성당놀이’를 즐겼다. 손 주교가 신학교에 갈 뜻을 처음 내비쳤을 때 가족과 주변 반응은 “당연히 사제의 길을 갈 줄 알았다”였다.

신학생 시절 그는 방학 때마다 공소 청소년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했다. 본당 행사가 있을 때면 적극 도왔다. 성가와 가요를 넘나들며 마이크 잡고 노래를 선보인 것도 그였다.

손 주교와 45년 지기 한승호(로베르토, 부산교구 망미본당)씨는 “당시 공소에는 청소년들이 많지 않았는데, 주교님이 방학 때 오시면 학생 수가 많이 늘었다”며 “어디서든 활기를 불어넣어 주시는 주교님의 성품은 이때부터 발휘된 것 같다”고 했다.



평소엔 소탈형, 사목엔 심사숙고 겸비

‘소탈함’과 ‘신중함’. 두 단어가 어찌 어우러질 수 있을까 싶지만, 손 주교의 소탈함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이어져 사제와 평신도로 하여금 ‘열린 주교’로 받아들이게 했다. 손 주교가 비결을 슬쩍 들려줬다. “사제로 살아오면서 사실 교우들과 마음 상한 일이 한 번도 없었네요. 저도 교우들이 무척 좋고, 교우들이 좋아하는 것을 하려고 노력해왔을 뿐이죠.”

그는 사목적인 결정을 내릴 때는 누구보다 신중을 기하는 스타일이다. 돌다리도 여러 번 두들겨보고서 건널 만큼 심사숙고형으로 알려져 있다. 교구 선교사목국장 이장환 신부는 “평소엔 사람들에게 ‘친절 모드’로 일관하시다가도, 큼직한 과제를 마주하실 때엔 누구보다 고민을 많이 하고 폭넓게 숙고하신다”며 “보좌 주교와 교구장 서리를 지내셔서 교구 사정을 잘 아시기에 앞으로 본격적으로 당신이 그리는 사목을 펼치시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알뜰함과 절제는 주교님의 전매특허

자기관리와 검소함에 있어서는 전임 교구장 황철수 주교와 손 주교가 쌍둥이처럼 똑 닮았다. 황 주교와 손 주교는 사목방문을 할 때 직접 차를 몰고 신자들을 찾아다녔다. 사소한 일이라도 직접 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사람을 굳이 시키지 않는다는 게 그들의 공통된 모습이었다.

손 주교와 사제 수품 동기인 김두완(부산평화방송 사장) 신부는 “자기 절제와 검소함에는 두 분 주교님을 따라갈 사람이 없다”며 “교구장이 되셔서도 교구 사목을 위해 계속 공부하고, 신중함을 이어나가실 분”이라고 귀띔했다.

손 주교는 “보좌 주교 시절, 교구장 황 주교님의 뜻을 내 생각과 다르게 여긴 일이 없었다”고 했다. 심지어 좋아하는 음식이 있어도 황 주교의 식단에 꼭 맞추는 것이 손 주교의 모습이었다.

교구 관리국장 김정렬 신부는 “두 분 주교님은 일치의 모습으로 동반 사목의 모범을 보여주셨다”며 “이젠 교구 사제들과 더욱 넓게 동반하고 하나 되실 것”이라고 했다.

손 주교는 “저는 황 주교님 뜻이 마음속으로라도 싫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협력사목을 하는 신부들에게 ‘황 주교님과 나처럼 사목하면 된다’고 일러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평신도들에 대한 각별한 사랑

손 주교의 꿈은 교우들을 위해 성실한 본당 사제가 되는 것이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성실히 신자들에게 하느님 은총을 따뜻하게 전하는 사제 말이다. 그러나 사목 반경만 크게 넓어졌지, 그 마음은 꼭 지키고 있다. 특히 신자들을 좋아하고, 평신도 사도직을 중요하게 여겨온 손 주교는 주교가 된 뒤 직접 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담당을 맡아 왔다. 주교가 교구 평협을 담당하는 곳은 부산교구가 유일하다. 손 주교는 교구 평협의 모든 교육과 피정, 연수 때마다 끝까지 함께해왔고, 때마다 직접 강연도 해줬다.

부산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도용희(토마스 아퀴나스) 회장은 “평신도들이 기획한 일은 무엇이든 힘을 실어주는 든든한 후원자가 돼주셨다”며 “신자들과 늘 함께하시는 주교님으로 평신도 사도직 활성화에 더욱 힘을 실어주실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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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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