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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이야기]<14> 이스라엘 도량형

짧은 길이는 인체 일부분을 표준으로 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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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님 시대에는 밀이나 보리의 양을 재기 위해 토기나 나무 그릇 등을 사용했다. 사진은 도량형으로 사용했던 토기들. 리길재 기자
 
 성경 속 유다인이 사용한 도량형은 대단히 복잡하다. 길이와 부피의 단위가 지방에 따라 달랐다. 또 전통 이스라엘 도량형에 바빌론 유배 후 도입된 바빌로니아 계량법과 알렉산더와 로마의 지배로 헬라와 로마식 도량형이 혼용됐다.

 유다인들은 헬라(그리스)와 로마인처럼 비교적 짧은 길이를 재는 데는 인체 일부분을 표준으로 삼았다. 길이의 기본 단위인 `암마`(한 자, 창세 6,15; 탈출 25,10)는 팔꿈치에서 가운뎃손가락 끝까지 길이로 통상 46~54㎝ 정도였다. 1암마는 `2제레스`(두 뼘)로, 1제레스는 잔뜩 벌린 손의 엄지손가락 끝에서 새끼손가락 끝까지의 길이로 평균 약 23㎝이다. 그리고 1제레스는 `3토파`(tofah)로, 1토파는 네 손가락 너비 즉 네 손가락을 합친 것(예레 52,21)을 가리켰다. 또 하느님께 바치는 제사상을 만들 때 사용된 `손바닥 너비`(탈출 25,25)는 약 7.5㎝이다.  

 긴 길이를 잴 땐 유다인들은 일상의 오랜 경험에서 얻은 방법,즉 `화살 한바탕 거리`(화살 사정거리, 창세 21,16)나 `하룻길`(민수 11,31; 1열왕 19,4; 루카 2,44), `안식일에 걸어갈 수 있는 거리`(사도 1,12, 약 1㎞)로 단위를 계산했다. 긴 길이를 잴 때 기준이 되는 `한 걸음`(2사무 6,13; 마태 5,41)은 약 90㎝이다.  

 알렉산더 대왕의 팔레스티나 점령 후 `스타디온`(루카 24,13; 요한 6,19. 11,18; 사도 14,20 등)이란 길이 단위가 도입됐다. 1스타디온은 600보 정도로 400암마 약 185m이다. 랍비들은 `안식일에 걸어갈 수 있는 거리를 6스타디온`이라 규정했다. 또 로마인들의 상용단위인 `밀레`도 예수 시대 때 사용됐는데 1밀레는 1000걸음 약 1478m였다.

 물 깊이를 재는 데는 주로 `오르귀아`(한 길, 약 1.85m) 단위를 사용했다. 사도행전 27장 28절에는 로마로 압송 중이던 바오로 사도가 탄 배의 선원이 물의 깊이를 재는데 `스무 길``열다섯 길`이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헬라어 본문에는 `20오르귀아` `15오르귀아`로 나온다.

 면적을 재는 방법은 오늘날 우리가 `평방미터`(㎡), `평방 킬로미터`(㎢)를 말할 때와 같은 방법으로 쟀다. 작은 면적을 재는 데는 `까네`(에제 40,3)라는 측량 장대를 사용했다. 까네는 3m보다 좀 더 길었으므로 잰 단위 면적은 약 10㎡이다.  

 이보다 넓은 면적을 측량할 때는 `아마 줄`을 사용했다. 이 때문에 유다인들은 일반적으로 토지를 말할 때 `측량줄`(시편 15,6)이라고 했다. 보통 농부들이 토지 면적을 말할 때 두 마리의 황소가 하루에 경작할 수 있는 면적을 단위로 썼다.

 고대 유다인들은 고체와 액체의 용량을 재는 방법은 전혀 몰랐다. 제일 흔히 쓰는 계량 단위는 복음서에서 `함지`(「공동번역」은 `됫박`. 마태 5,15; 마르 4,21)라 번역되고 있는 단위다. 이는 헬라인과 로마인이 사용한 `모디오스`를 말하며, 1모디오스는 약 8.65리터다. `세스테스`는 1모디오스의 6분의 1로 1세스테스는 약 1.4리터다. 또 `섹스타리온`은 우리 말 `되`를 뜻하며, 1섹스타리온은 약 1.1리터다. 또 예수님 시대에는 밀이나 보리의 양을 재기 위해 토기나 나무 그릇, 놋그릇 등을 사용했는데 이를 `세아`라 불렀다. 1세아는 13리터가 넘었다. 카나의 혼인 잔치 때 예수께서 첫 기적을 행하실 때 독 크기는 `두세 동이`였다(요한 2,6). `동이`는 헬라인들이 사용한 `메트레타스`로, 1메트레타스는 약 400리터다. 로마인이 사용한 1 우르네(urnae)는 130리터다.

 예수님 시대엔 중량 단위도 유다인과 이방인의 것이 혼용됐다. 마리아가 예수님의 발에 바르기 위해 향유 한 리트라를(요한 12,3), 니코데모가 예수님의 시신에 바르기 위해 향유 100리트라(요한 19,39)를 가져왔다. 이 `리트라`(라틴어 `리브라`)는 로마인이 사용한 단위로 1리트라는 약 327.5g 또는 327.5리터다.

 성경에는 `탈렌트`(탈출 25,39; 마태 18,24; 묵시 16,25), `미나`(1열왕 10,17; 느헤 7,70; 루카 19,11), `세켈`(창세 23,15; 탈출 30,13) 등이 자주 나온다. 이것들은 바빌로니아 단위로 1탈렌트(약 34㎏)는 60미나(약 570g)고, 1미나는 60세켈(11.4g)이다. 1미나는 4~5리트라와 비례했다. 예수님 시대 때 `탈렌트`는 중량 단위로 사용하지 않고 은이나 금의 액수를 계산하는 데 사용했다.

 유다인들은 동물 모양을 나타내는 것은 율법으로 금했기에 무게를 다는 저울추(잠언 16,11)는 단단한 돌이나 청동, 납덩어리로 사용했다. 이 추에는 검인이 찍혀 있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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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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