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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이야기] (35) 성전 (2)

솔로몬 성전, 하느님께 바친 첫 성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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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자손들이 이집트 땅에서 나온 지 480년, 솔로몬이 이스라엘을 다스린 지 4년째 되던 해 지우 달, 곧 둘째 달(이야르 달, 4월 중순~5월 중순)에 솔로몬은 주님의 집을 짓기 시작하였다”(1열왕 6,1).

솔로몬 성전은 오늘날 예루살렘 구시가 동쪽 ‘하람 에슈 셰리프’ 지역에 터를 잡았다. 이후 즈루빠벨과 헤로데가 지은 성전도 이 솔로몬 성전 터 위에 재건됐다. 고고학자들은 솔로몬 성전 터가 오늘날 ‘황금 돔’으로 유명한 이슬람 엘 악사 모스크 자리이며 안에 있는 너른 바위 위에 계약의 궤를 모신 지성소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원전 968년 하느님의 성전을 짓기 시작한 솔로몬은 7년 6개월 만에 완공했다(1열왕 6,37-38). 아이러니하게 솔로몬은 자신의 화려한 궁전을 짓는 데는 성전 공사 기간의 거의 두 배가 되는 13년이란 긴 시간을 쏟았다.

솔로몬은 성전을 짓기 위해 티로의 히람 임금과 평화조약을 맺고 건축 자재로 쓸 레바논의 향백나무와 방백나무를 수입했다. 또 히람의 건축 기술자와 그발의 석공들을 데려왔다. 솔로몬은 성전 건축 재료를 마련하기 위해 아도니람을 감독으로 한 부역꾼 3만 명과 짐꾼 7만 명, 채석장에서 돌을 떠내는 일꾼 8만 명, 감독 관리 3300명을 레바논에 보냈다(1열왕 5,15-32).

솔로몬 성전의 모습과 규모는 열왕기 상권 6─7장과 역대기 하권 3─4장, 에제키엘서 40─43장을 통해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솔로몬 성전은 기본적으로 가나안 신전 양식을 따라 지어졌다. 아마도 성전 건축에 고용됐던 티로인 건축공들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솔로몬 성전은 동에서 서로 장방형으로 길게 지어졌는데 길이 60암마(1암마, 팔꿈치에서 가운뎃손가락 끝까지 길이, 통상 46~54㎝)로 약 28~32m, 너비 20암마(약 9~11m), 높이 30암마(약 13.5~16m) 규모였다.

성전은 채석장에서 미리 다듬어 온 돌로 지어졌다. 그래서 성전 터에는 망치나 정이나 그 어떤 쇠 연장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성전 외벽은 향백나무 널빤지로 덮고, 높이 5암마(약 2~2.7m) 되는 곁채를 붙여 지었다.

성전은 안뜰과 바깥뜰로 나누어져 있고 안뜰에는 너비 20암마, 높이 10암마(약 4.5~5.5m) 크기의 네모난 청동 제단이 있었다. 성전의 모든 청동물은 티로 사람으로 납탈리 지파의 과부 아들인 히람의 작품이었다. 이 청동 제단과 성전 현관 사이에는 사제들의 몸을 씻을 정결례용 물을 담아놓는 지름 10암마, 높이 5암마, 둘레 30암마가 되는 바다 모형의 청동제 물통이 있었다. 이 바다 모형 물통은 3마리가 한 그룹이 된 청동 황소 12마리가 각각 동서남북 네 방향에서 받치고 있었다. 이 바다 물통은 3000밧(약 6만8100ℓ)의 물을 저장할 수 있었다. 이 황소 받침대는 이스라엘이 남북으로 갈라지면서 유다 아하스 왕이 떼어내 버렸다. 사제들은 피를 묻힌 채 성전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 율법에 따라 반드시 이 바다의 물로 몸을 정결하게 씻어야만 했다(2역대 4,1-10).

안뜰에서 성소 현관으로 들어가는 계단 입구 양편에는 35암마(약 16~19m) 높이의 청동 기둥이 서 있고 그 꼭대기에는 5암마 되는 기둥머리를 얹었다. 기둥 꼭대기에는 목걸이 모양의 사슬이 둘러쳐져 있고, 석류 장식 100개가 달려 있었다. 솔로몬은 성소 오른쪽 기둥을 ‘야킨’, 왼쪽 기둥을 ‘보아즈’라 불렀다(2역대 3,15-17).

성소 현관은 정방향으로 좌우 길이와 너비가 똑같이 20암마였고, 현관의 깊이는 10암마였다. 성소는 40암마(약 18~21m) 크기로 네모난 격자창이 있고 사방에 성물과 제구들을 보관하는 곁채가 꾸며져 있었다. 성소 천장은 향백나무 널빤지로, 바닥은 방백나무 널빤지로 장식됐고, 10개의 등잔대와 향을 피우는 금 제단, 제사 빵을 위한 제사상이 놓여 있었다.

성소 가장 깊숙한 안쪽에는 계약궤를 모신 지성소가 자리했다. 지성소는 너비, 길이, 높이가 똑같이 20암마로 향백나무에 순금을 입혀 지었다. 지성소 안의 향백나무 제단과 올리브 나무로 만든 10암마 높이의 두 커룹도 모두 순금을 입혔다.

지성소 입구 양쪽 문은 순금을 입힌 올리브 나무로 만들어졌고, 상인방과 문설주가 오각형을 이루었다. 두 올리브 나무문에는 커룹과 야자나무와 활짝 핀 꽃이 장식돼 있었다 (1열왕 6,14-36).

이렇게 성전이 완공되자 솔로몬은 계약 궤를 시온의 다윗성에서 모셔와 이스라엘의 원로들과 12지파의 대표들이 모인 가운데 에타님 달(티쉬리 달, 9월 초~10월 중순) 축제 때 지성소 안 커룹들의 날개 아래에 안치했다. 솔로몬은 제단에서 하느님께 기도하고 백성을 축복한 다음 번제물과 곡식 제물, 친교 제물을 바치면서 성전 봉헌을 축하하는 축제를 14일간 벌였다(1열왕 8장).

솔로몬의 성전은 기원전 587년 바빌로니아 군대가 예루살렘을 함락할 때 남김없이 파괴됐다.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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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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