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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선 신부의 복음의 기쁨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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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문화의 도전

 

▲ 교황은 ‘하느님은 도시에 살고 계신다’는 제목의 문헌을 통해 “하느님을 진심으로 찾는 이들에게는 당신을 숨기지 않으신다”고 강조한다. 도심 야경 속 십자가. 평화신문 자료사진

 
인간은 삶의 유용성 때문에 도시를 건축했다. 함께 모여 살면서 법과 질서의 필요성도 알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도시 국가가 출현하였고 그곳에서 정치 경제 문화 예술 등의 학문이 발전하게 되었다. 도시민 삶의 질과 안정과 풍요와 가능성 때문에 더욱 많은 사람이 도시로 몰려들었다. 국토교통부의 2014년 7월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 가운데 92가 도시에 살고 있다.

신앙의 눈으로 도시 속 하느님 찾아야

교황은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는 ‘도시’에 관심을 집중시킨다. 대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분이다. 그 관구 1300만 명의 최고 목자로 일하면서 도시 문화의 다양함을 발견하고 그 안에서 활동하시는 성령의 움직임을 일찌감치 포착하였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영적인 관상의 태도로 도시를 바라보라고 권유하고 있다. 그곳에서 삶의 애환을 나누며 치열하게 살고 있는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 속에서 하느님을 발견하도록 이끌고 있는 것이다.

도시 안의 집들과 네 거리와 광장에 살고 계시는 하느님을 식별할 수 있는 신앙의 눈을 지니라고 주문하면서 그분의 현존양식은 다음과 같이 읽혀진다고 했다. “하느님께서는 시민들 가운데에 머무르시면서 연대와 형제애를 증진해 주시고 선과 진리와 정의를 향한 열망을 북돋워 주십니다”(71항).

다시 말해 도시 사람들이 개인이든 집단이든 삶의 의미와 정신적 의지처를 찾고자 진지하게 노력할 때 그들 사이에 연대와 형제애가 증진되고 선과 진리와 정의를 향한 열망이 불타오르며 그것이 하느님 현존의 표시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표현은 2007년 「아파레시다」 문헌(514항)에 이미 나온다. ‘하느님은 도시에 살고 계신다’는 제목하에 내용을 전개하였다. “하느님의 현존은 조작되는 것이 아닙니다. 발견되고 드러나는 것입니다. 비록 더듬거리며 막연하고 무턱대고 찾는다 하더라도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진심으로 찾는 이들에게 당신을 숨기지 않으십니다”(71항).

도시 속 교회의 역할

교황은 도시와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관계와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복음화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도시 한가운데에 복음의 기쁨을 가져가 선포하여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시의 성격과 형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도시가 다문화 사회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대도시에서는 어떤 연결망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 그 안에서 새로운 인간 관계 새로운 문화 공간과 보이지 않는 도시들이 생겨납니다”(74항).

도시에는 시간과 공간과 사람 사이의 관계성으로 말미암아 도시 문화가 형성된다. 그 한가운데에서 일치와 사랑과 평화의 복음이 선포되어야 한다. 도시에는 다양한 문화적 형태들이 공존하면서도 자주 분열과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데 교회는 그들 사이의 대화의 촉진자가 되도록 부름 받는다.

도시의 착한 사마리아인

2011년 추기경 시절 교황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최된 ‘도시 사목 총회’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늘날 거대한 도시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매우 복합적인 요소들 속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민족과 역사와 문화가 서로 다른 사람들이 그 도시에서 함께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시민으로서의 권리도 서로 다릅니다. 시민권이 아예 없는 사람도 있고 반쪽 시민의 권리로 살아가는 이들도 있으며 도시의 잉여 인간들로(남아도는 사람이란 뜻으로 쓸모없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취급받는 이들도 있습니다. 배척된 이들 외국인들 체류 허가증이 없는 사람들 교육받지 못한 어린이들 사회보장 혜택을 받지 못하는 노인들과 병자들도 있습니다.”

교황은 권고 「복음의 기쁨」에서 덧붙여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리는 도시에서 마약과 인신매매 소수자에 대한 학대와 착취 노인과 병자 유기 다양한 형태의 부패와 범죄가 일어나고 있음을 지나쳐 버릴 수 없습니다”(75항).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가 연상될 만큼 교황은 지금 도시에서 상처 입고 울부짖는 사람들을 결코 외면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한다. 신앙인들은 착한 사마리아 사람처럼 그들의 참된 이웃이 되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부정적인 상황이 노정된 도시 안에서 복음 선포자는 인간 생명의 존엄을 회복시키는 자가 되어야 함을 교황은 강조한다. 국가가 국민들의 재산과 생명을 보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만든 법과 제도가 그 누구의 근원적인 인간 생명의 보존과 유지와 완성의 권리를 제한하고 강탈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생명은 하느님께서 주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복음 선포는 인간 생명의 존엄을 회복시키는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도시에 넘치도록 생명을 부어주고자 하시기 때문입니다”(75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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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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