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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선 신부의 복음의 기쁨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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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에 싸움은 안 된다

▲ 피에트로 노벨리(Pietro Novelli)의 카인과 아벨.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특징은 사랑과 용서 화해와 일치 섬김과 나눔 희생과 봉사다. 우리의 스승이신 예수께서 그 가르침을 주셨고 모범을 보이셨다. 이와 같은 삶의 모습은 하나이고 거룩하며 보편적이며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가톨릭 교회의 전통 속에 그대로 살아 있다. 보잘것없는 질그릇 같은 우리를 선택하신 주님께서는 당신의 거룩함을 우리 안에 담아 놓으셨는데 그것이 우리 서로의 사랑과 용서 화해와 일치 섬김과 나눔 희생과 봉사로 표현되고 있다.

비 신앙인들도 이것을 보고 존경심을 가진다. 그곳에서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와의 첫 대면을 하게 되고 의지적 동의 과정을 거쳐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난다. 우리는 이와 같은 그리스도인의 삶의 모습을 ‘매력’으로 설명한다. 우리가 서로를 형제와 자매로 느끼고 호칭하며 사랑하고 아끼는 모습이 다른 이들에게 특별한 ‘매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그리스도의 향기를 머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교황은 이렇게 말한다. “저는 세상의 모든 공동체 안에서 특히 그리스도인들이 형제적 친교의 빛나는 매력적인 증인이 되기를 당부합니다. 여러분이 서로 얼마나 아끼는지 그리고 얼마나 서로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 함께하는지를 모든 이가 보고 존경하도록 하십시오”(99항).

교황은 이어 예수님 말씀을 인용해 간곡히 당부한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 35).

공동체 안에 벌어지는 싸움들

그럼에도 불구하며 우리는 가슴을 치지 않을 수 없다. 교황은 ‘우리들 사이에 싸움은 안 된다’며 이렇게 시작했다. “하느님의 백성 안에서 그리고 우리의 여러 공동체 안에서 얼마나 많은 싸움이 벌어지고 있습니까?…일부 그리스도인은 영적 세속성의 영향으로 권력과 특권과 쾌락과 경제적 안정을 추구하며 이에 방해되는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다툽니다. 또한 어떤 이들은 교회 공동체의 일원으로 사는 것에 더 이상 만족하지 못하여 파벌을 만들고 경쟁 의식을 키웁니다. 그들은 풍부한 다양성을 지닌 교회 전체에 소속되기보다는 스스로 다르거나 특별하다고 여기는 이런저런 집단에 소속됩니다”(98항).

교황은 하느님 백성 안에서 그리고 여러 공동체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싸움을 슬퍼하며 우리 사이에 싸움은 결코 안 된다며 이렇게 호소하였다. “일부 그리스도인 공동체와 심지어 봉헌된 사람들조차도 온갖 형태의 적대심 분열 비방 모략 중상 복수 질투 그리고 자기들 생각을 온갖 수단을 동원해 심어 주려는 욕망에 사로잡히고 실제로 마녀 사냥처럼 보이는 탄압마저 용인하는 것을 볼 때에 저는 언제나 가슴이 미어집니다. 우리가 이런 식으로 행동한다면 도대체 누구를 복음화하겠다는 것입니까?”(100항).

삶의 매력을 통해 전해지는 복음

‘복음의 기쁨’은 그리스도인의 삶의 매력을 통해 전해지는 것이다. 선교는 비 신앙인을 강제로 교회로 끌고 와 겁주어 세례를 받게 하는 것이 아니다. 매력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보물이 ‘구원의 복된 소식’이고 그리스도인들은 이 소식을 전할 사명을 지닌 이들이다. 기쁨을 옷 입듯이 온몸에 입고 서로 사랑하며 더불어 사는 사람들의 매력이 감동으로 전달될 때 새로운 하느님의 자녀들이 탄생하게 된다. 서로에 대한 존경과 사랑 그리고 희생과 배려가 짙은 향으로 공동체 밖으로까지 전달돼야 한다.

싸움은 안 된다

현재 한국 교회의 모습을 돌아본다. 교황은 우리들 모두가 서로를 아끼고 존중하며 같은 배를 타고 같은 항구로 나아가는 공동체임을 강조했다. 우리 한국 천주교회에서 성직자들끼리 혹은 하느님 백성 사이에서 서로에 대한 존경심 없이 비난과 비방을 통해 상처를 입힌 사건들을 생각해 본다. 나쁜 표양이다. 서로 생각의 차이를 수용하지 못하고 상대를 단죄하고 중상하여 교회를 분열시키고 온갖 형태의 적개심을 불러일으키는 말과 행동으로 모욕감을 주고 무례하게 상대에게 훈계하는 어조로 비난하는 모습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우리 사이에 싸움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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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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