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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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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현장에서] 고해소의 여인




요새는 그렇지 않지만, 과거 신부들이 적었던 시절에는 자정이 되도록 판공 성사를 주는 일이 흔했다. 고해소는 일반적으로 세 개의 방으로 돼 있다. 가운데 방에는 신부가 있고, 신자들은 양쪽 방을 사용한다. 신부는 내부에서 양쪽으로 나 있는 작은 미닫이창을 열고 닫으면서 성사를 준다. 신자가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 하도록 창문은 흰 천으로 가려 놓는다.

판공성사 때마다 이름 모를 그 자매가 생각난다. 성탄 판공성사를 줄 때였는데, 어느덧 시간은 자정을 넘겼다. 문을 살짝 열어 밖을 살피니, 다른 신부들은 파장하고 나만 남았다. 거의 4시간 넘게 꼼짝 않고 성사를 주니 슬슬 피곤하고 졸리기 시작했다. 판공성사에 더 집중하려다 보니 얼굴을 흰 천에 더 가까이 대게 됐다.

그러다가 한쪽 문을 여는 순간, 화장을 곱게 한 아줌마 얼굴이 내 얼굴 바로 앞에 있는 것이 아닌가! 거의 눈과 눈이 닿을 정도였다. 순간 나도 깜짝 놀라고 자매도 놀랐다. 나는 너무 놀란 나머지 할 말을 잃고서 미닫이문을 황급히 닫아버렸다. 그리고선 곧바로 폭소바닥이 됐다.

그 자매는 창을 가려놓은 흰 천을 머리에 뒤집어쓰고 얼굴을 창에 집어넣은 채로 웃고 있었다. 자매는 흰 천을 미사보로 생각했고, 그걸 뒤집어써서 성사를 보는 줄로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문이 열려 신부 얼굴이 바로 코앞에 있으니 본인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하마터면 입 맞출 뻔 했다고 아쉬워(?) 했다.

그런데 자매 얼굴이 창문에 꼭 끼었다. "에고, 신부님! 얼굴이 안 빠졈수다." 우여곡절 끝에 얼굴을 빼고 자매와 한참을 웃으며 시간을 보내니 피곤함은 사라지고 따뜻함이 찾아오더라. 하늘나라는 좁은 문이라고 했던가! 신자들은 네모난 창에 얼굴을 집어넣는데 신부인 나는?





이시우 신부

제주교구 애월본당 주임



[기사원문 보기]
[평화신문  2017.07.26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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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말씀
<지혜롭다는 자들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25-27 25 그때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26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27 “나의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주셨다. 그래서 아버지 외에는 아무도 아들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아버지를 알지 못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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