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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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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준 신부의 가톨릭 영성을 찾아서] (42) 11세기 ② - 그레고리오 개혁 운동

세속 권력으로부터 독립과 사제 생활의 쇄신을 이끈 교황들

▲ 그레고리오 개혁 운동을 이끈 교황들. 왼쪽부터 교황 파스칼리스 2세, 교황 칼리스투스 2세, 교황 그레고리오 7세, 교황 니콜라우스 2세, 교황 알렉산더 2세, 교황 우르바누스 2세, 교황 레오 9세. 그래픽=문채현



이탈리아 귀족들의 간섭에서 벗어나려고 962년 오토 1세(Otto I, 황제 제위 962~974)를 신성 로마 제국 황제로 임명했던 그리스도교는 오히려 황제의 간섭에 직면하면서 영적인 모습을 갖추기도 어려웠고, 영적인 가르침을 제대로 펼칠 수도 없었습니다. 따라서 11세기에 교회는 황제의 통제에서 벗어나고 교황권을 회복하여 그리스도의 지상 대리자로서 영적인 역할을 다하고자 개혁 운동을 전개했습니다.



성직 매매 금지와 사제 독신 권장

교회 역사가들은 이 운동을 '그레고리오 개혁'(Gregorian Reform)이라고 지칭합니다. 그레고리오 개혁은 넓은 의미에서 교황 레오 9세(Leo PP. IX, 재임 1049~1054)부터 교황 칼리스투스 2세(Callistus PP. II, 재임 1119~1124)까지 이뤄진 개혁 운동이었으며, 좁은 의미에서 가장 핵심 인물이었던 교황 그레고리우스 7세(Gregorius PP. VII, 재임 1073~1085)의 이름을 붙인 개혁 운동이었습니다.

신성 로마 제국 황제 하인리히 3세(Heinrich III, 황제 재위 1046~1056)가 1048년 레오 9세를 교황으로 임명했으나, 레오 9세는 로마 교구 성직자들과 교구민들의 선출로 교황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1049년 로마에 도착해 로마 교회의 환대로 교황직에 오른 레오 9세는 교황권을 강조하면서 교회 개혁을 선언했습니다. 로마 교회 회의를 소집한 레오 9세는 '성직 매매'를 통해 주교가 된 이들을 파면시키고, 그들에게서 서품받은 사제들도 정직시켰습니다. 아울러 레오 9세는 주교와 수도원장 임명은 해당 지역 성직자들과 신자들이 선출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교황 빅토르 2세(Victor PP. II, 재임 1055~1057)도 황제 하인리히 3세에 의해 교황으로 임명되어 로마에서 즉위식을 치렀습니다. 빅토르 2세는 곧바로 황제 하인리히 3세와 피렌체 교회 회의를 소집해서 성직 매매를 단죄했으며, 사제 독신 생활을 명령했습니다.

교황 스테파누스 9세(Stephanus PP. IX, 재임 1057~1058)는 황제 임명이나 승인 없이 로마 교구 성직자들과 교구민들의 선출로 교황에 즉위했습니다. 이미 스테파누스 9세는 레오 9세의 개혁 정신을 계승했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개혁가들을 고위 성직자로 임명하고, 개혁 그룹들을 발굴했습니다.

추기경들의 지지를 받아 즉위한 교황 니콜라우스 2세(Nicolaus PP. II, 재임 1058~1061)는 1059년 로마 교회 회의에서 성직 매매와 사제 결혼 금지를 언급했으며, 문란한 사제들의 성무 활동을 금지하고 사제들의 올바른 생활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니콜라우스 2세는 교황 선출법을 제정했는데, 황제는 추기경들이 선출한 교황을 형식적으로 승인하는 권한만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로써 교황권이 세속권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선거로 즉위한 교황 알렉산더 2세(Alexander PP. II, 재임 1061~1073)도 성직 매매를 금지하고 사제 독신을 장려했습니다. 알렉산더 2세는 성직 매매를 통한 주교를 면직시키고 문란하고 무지한 사제들의 생활을 개혁시키면서, 특히 잉글랜드 교회를 정화하는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평신도 성직 서임권 금지와 교황권 강화

교황 그레고리우스 7세가 그레고리오 개혁의 대표적인 중심인물이었던 것은 레오 9세부터 알렉산더 2세까지 힐데브란두스(Hildebrandus, 그레고리오 7세의 세속명)가 선임 교황들과 함께하며 개혁 운동에 큰 도움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알렉산더 2세 장례 미사에서 교구민들은 힐데브란두스를 차기 교황으로 추천했고, 추기경들의 선출과 로마 교구 성직자들의 재청으로 1073년 힐데브란두스는 교황에 즉위했습니다.

그레고리우스 7세는 1074년 로마 교회 회의에서 선임 교황들의 개혁 정신을 따라서 성직 매매를 금지하고 문란한 성직자의 성무 집행을 무효화시켰으며, 사제 독신 생활을 강조하면서 사제들의 생활을 쇄신시키고자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유럽에 대부분 성직자들이 교황의 조치에 반발했습니다.

1075년에 그레고리우스 7세는 다시 로마 교회 회의에서 27개 항으로 구성된 '교황 훈령'(Dictatus Papae)을 반포했습니다. 이 훈령의 특징은 교황의 서임권을 강조한 것이었습니다. 교황만이 주교의 서임과 해임 및 이동을 지시할 수 있는 권한이 있으며, 평신도에 의해 이루어진 주교 서임은 무효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외에도 교회를 운영하는 통상적인 권한은 교황이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교황권을 황제권 위에 올려놓고 교회를 거룩하게 이끌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평신도 군주에게 충성 서약 금지와 교황청 직제 개편

교황 우르바누스 2세(Urbanus PP. II, 재임 1088~1099)는 그레고리우스 7세의 개혁 정신을 철저하게 따랐습니다. 재임 기간 중 여러 차례 교회 회의를 소집했던 우르바누스 2세는 성직 매매와 평신도 성직 서임을 철저하게 금지했으며, 성직자가 평신도 군주에게 충성 서약을 하는 것을 금지했고, 교황청 직제를 중앙 집권적인 세속 군주 제도를 따라 개편함으로써 세속으로부터 교회의 독립을 확고히 했습니다. 물론 우르바누스 2세도 사제 독신을 강조하며 사제 생활을 쇄신하고자 했습니다.

교황 파스칼리스 2세(Paschalis PP. II, 재임 1099~1118)는 황제 하인리히 4세(Heinrich IV, 제위 1084~1105) 및 잉글랜드 왕 헨리 1세(Henry I, 제위 1100~1135)와 평신도 성직 서임권 문제로 심한 갈등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평신도 성직 서임권을 철저하게 금지했던 파스칼리스 2세는 황제 하인리히 5세(Heinrich V, 제위 1111~1125)의 강압에 잠시 황제 서임 특권을 승인하기도 했습니다. 파스칼리스 2세 역시 그레고리우스 7세의 개혁 정신을 계승했지만 가시적인 효과는 미미했습니다.

교황 칼리스투스 2세는 1122년 황제 하인리히 5세와 보름스(Worms) 정교 조약을 맺고 평신도 성직 서임권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즉, 황제는 서임권을 포기하는 대신 교황은 황제에게 주교 선출 중에 참관하여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황제에게 재산과 권리를 받은 주교는 황제에게 봉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1123년 제1차 라테란 공의회는 이 조약을 추인했습니다. 물론 칼리스투스 2세 역시 몇 차례 교회 회의에서 성직 매매 금지와 사제 독신을 강조했습니다.



그레고리오 개혁의 핵심은 세속 권력으로부터 교회를 독립시키려는 것과 사제 생활을 쇄신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개혁 교황들은 그리스도의 지상 대리자로서 교회 운영에 책임을 갖고 있는 성직자가 세속 권력의 간섭 없이 오로지 그리스도를 본받고 따라야만 교회의 영적 양식을 그리스도인에게 오롯이 나누어 줄 수 있다고 성찰했던 것이었습니다.



[기사원문 보기]
[평화신문  2017.09.13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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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말씀
<하느님께서는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부르짖으면,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실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8,1-8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는 뜻으로 제자들에게 비유를 말씀하셨다. 2 “어떤 고을에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한 재판관이 있었다. 3 또 그 고을에는 과부가 한 사람 있었는데 그는 줄곧 그 재판관에게 가서, ‘저와 저의 적대자 사이에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십시오.’ 하고 졸랐다. 4 재판관은 한동안 들어주려고 하지 않다가 마침내 속으로 말하였다. ‘나는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5 저 과부가 나를 이토록 귀찮게 하니 그에게는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어야겠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끝까지 찾아와서 나를 괴롭힐 것이다.’” 6 주님께서 다시 이르셨다. “이 불의한 재판관이 하는 말을 새겨들어라. 7 하느님께서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밤낮으로 부르짖는데 그들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지 않으신 채, 그들을 두고 미적거리시겠느냐? 8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지체 없이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실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오늘의 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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